외국위성 발사 `첫 손님` 韓 아리랑 3호, 상반기 발사 예정
한국과 일본의 기술력 차이를 `5∼10년 정도`라고 평가하는 이들이 많지만, 우주개발 분야만큼은 격차가 30년 이상 벌어져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한국이 2021년께 국내 기술로 만든 첫 `한국형 발사체(KSLV-2)`를 완성한다는 목표를 세운 반면, 일본은 1994년에 이미 100% 자국 기술로 만든 H-2 로켓 발사에 성공했으니 `30년 격차`가 과장이 아니라 현실이다.

대부분의 일본 로켓을 만드는 곳이 바로 나고야(名古屋)항 바로 옆에 있는 미쓰비시(三菱)중공업 도비시마(飛島) 공장이다.

정문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100×300m 크기의 제1공장은 비행기를 만드는 곳이고, 그 옆에 있는 30×100m 크기의 제2공장이 로켓을 만드는 곳이다. 일본 전역에 흩어진 공장에서 엔진 등 부품을 만든 뒤 이곳으로 가져와 조립한다고 한다. 20일 한국 취재진이 찾아간 도비시마 제2공장 중앙에는 조립이 끝난 `H-2A 21호기`의 1단과 2단 로켓이 놓여 있었다. 여기에 인공위성을 넣을 3단 로켓만 얹으면 언제든지 우주로 날려보낼 수 있다. 미쓰비시중공업은 2001년부터 H-2 로켓의 개량형인 H-2A 로켓을 20번 발사해 6호기만 실패했고, 나머지 19번은 성공했다. 성공률 95%다. 처음에는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주문한 로켓을 만드는데 그쳤지만, 2007년 13호기부터는 직접 위성을 우주로 실어나르고 있다. 올해부터는 외국 위성까지 대신 발사하는데, 첫 손님이 바로 한국이다. 길이 57m, 지름 4m인 H-2A 21호기가 올 상반기에 일본 다네가시마(種子島) 우주센터에서 과학 위성 아리랑 3호를 우주로 쏘아 올릴 로켓이다. 1t 무게인 한국 위성 1개만 실어나르는 게 아니라 2t짜리 일본 위성 `시즈쿠`와50㎏과 6㎏짜리 소형 위성도 탑재해 타산을 맞춘다고 한다. 사실 미쓰비시중공업은 지난해 10월 발사를 검토했다가 여러 위성의 준비 상황을 고려하느라 발사 시점을 올 상반기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취재진과동행한 국제정치 전문가 김경민 한양대 교수는 "우리 위성을 우리 로켓에 싣지 못하고, 다른 나라 로켓의 한 귀퉁이를 빌려쓰다 보니 벌어진 일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공장을 방문한 이날 마침 H-2A 로켓 21호기의 출하 전 심사회(PSR)가 열리고 있었다. 미쓰비시중공업과 JAXA 등 전문가들이 모여 완성된 1, 2단 로켓을 평가하는 이 자리에도 한국 측 관계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 과정이 끝나면 4월 초 배로 1박2일간 걸려 다네가시마로 로켓을 수송하며, 발사 전에 두차례 더 심사회를 연다고 했다.

이미 일본은 한국 위성을 대신 쏘아 올리는 데 만족하지 않고, 추가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도비시마 공장의 H-2A 21호기 양옆에는 H-2A 로켓 22호기와 지름이 5m로 커지고더 강해진 최신형 H-2B 로켓도 놓여 있었다. 스즈키 시게히로(鈴木茂裕) 미쓰비시중공업 우주영업부 H-2A/H-2B 담당 부장은 "한국 외에 서너 곳과 위성 발사를 타진하고 있다"며 "아리랑 3호 발사에 성공하면 비즈니스 기회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덩치는 줄이고, 효율은 더 큰 새로운 로켓 개발을 검토중이고, 후루카와 모토히사(古川元久) 우주개발담당상은 "화성에 일본인을 보내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뒤늦게 뛰어든 한국이 조금이라도 시간을 단축할 방법은 무엇일까. 아사다 쇼이치로(淺田正一郞) 미쓰비시중공업 우주사업부장은 "(일본처럼) 해외위성 발사까지 생각한다면 (세계 시장에 대한) 마케팅 조사부터 철저히 해야 할 것이고, 국내용이라면 그런 과정이 필요 없을 것"이라며 우선 한국이 원하는 미래상을 분명히 그릴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그는 또 "한국처럼 지금부터 로켓을 개발하려고 하는 다른 국가와 힘을 합칠 필요도 있다"라는 조언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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