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형 우 판도라TV 대표
2011년 미디어 업계의 뜨거운 이슈 중 하나가 종합편성채널의 개국이었다는 사실은 모두가 이해할 것이다. 하지만 PP(Program Provider)로 자처하는 방송국이 300여 개에 이르는 다채널 멀티 디바이스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에서 브로드 캐스팅을 기반 한 종편 4개가 더 생겨났다는 것이 뭐 그리 대수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미디어를 뒷받침할 한정된 광고 시장의 여건에서 거대 신문사를 배경으로 하는 종편은 가뜩이나 경영난에 시달리는 중소형 미디어사에겐 반가울 리가 없을 것이다. 종편을 살리기 위해 제공된 각종 혜택들은 두고두고 중립적이어야 할 미디어 시장에 대한 정부의 개입을 남긴 사례이기에 비판의 목소리 또한 당연할 수 있다.

하지만 미디어 사용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4개의 종편에 대해 현재 보여주는 낮은 시청률을 논하지 않더라도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 소비 패턴으로 바뀌어 가는 현재의 디지털 미디어 사용자들에게 주는 의미는 찻잔 속의 태풍 정도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는 사실도 주목해야 할 관점이 아닐까 한다.

과거의 미디어라 하면 공중파 방송국이나 거대 신문을 떠올리기가 쉬울 것이다. 하지만 근래에 들어 우리의 동영상 사용 패턴과 뉴스 소비 패턴을 보면 더 이상 미디어가 유통을 독과점하는 일부 콘텐츠 생산자들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누구나 이해할 것이다. 케이블 방송, 위성 방송 나아가 IPTV가 등장하면서 새로운 미디어 유통망이 생겨나고 또 그들의 영향력이 커져 가면서 절대적 파워를 누리던 대형 미디어사들이 미디어 유통 회사들과 타협을 할 수밖에 없는 역학 관계가 나타나고 있고 아예 중소형 미디어 회사들은 그런 유통 회사들의 눈치를 살피며 채널 유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뿐인가. 포털이 등장하면서 페이퍼로 된 신문 구독자가 2010년 29%로 떨어졌고 2025년에는 제로가 될 것이라는 언론학 전문가가 발표한 자료를 들지 않더라도 뉴스는 포털을 통해 보는 사용자가 더 많아졌으며 대형 포털사 뉴스 섹션에 뉴스를 공급하지 않으면 신문사도 아니라고 할 정도로 유통사들의 권한이 막강해져 있다.

또 아이폰으로 대별되는 스마트폰 시대에 핸드폰이 게임기이자 뮤직 플레이어이자 뉴스를 보는 도구가 된 현실에서 콘텐츠 생산자의 브랜드 네임보다는 멀티 디바이스에 대한 앱 지원의 편리성과 멀티미디어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앱 미디어로 더 많은 사용자들이 몰리는 것은 과거의 미디어 영향력을 기반 한 수익모델로는 더 이상 발전이 없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따라서 종편이든 심지어는 지상파 방송국이든 새로운 미디어 유통과 새로운 미디어 소비에 적응하지 못하고서는 어느 누구도 생존을 장담하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이해해야만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의 미디어 생존 전략을 논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멀티 디바이스의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에 있어서 미디어는 어떠한 전략적 경쟁력을 견지하여야 할 것인가.

먼저 독점적이고 제한된 주파수나 지면 위주의 사업 모델을 혁신해야만 한다. 미디어를 콘텐츠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이를 사용자들이 필요로 하는 TPO(Time/Place/Occasion)에 맞게 가공함으로서 좀더 다양하고 지속적인 콘텐츠 소비가 일어날수 있도록 콘텐츠 소비의 방법을 전환하여야 한다. 영국의 BBC가 다양한 테마 콘텐츠를 유투브 등을 통해 전 세계에 알리고 이를 기반으로 프리미엄급 VOD의 유통이나 포맷의 수출을 도모하는 것은 좋은 참조가 될 것이다.

두번째는 한정된 대형 광고주들의 광고 캠페인 집행 매체군에 한자리 끼어 들어 광고를 수주하려는 전통적인 영업 전략을 바꾸어야만 한다. 물론 그러한 시장을 완전히 버리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매체의 특성에 맞는 중소형 광고주에 대한 영업 채널 구축과 네트워크 광고의 활용 나아가 디바이스 특성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BM)의 지속적인 개발을 통해 생존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의 대형 포털들이 중소형 사업체들을 기반 한 검색 광고 시장을 통해 자본을 모으고 미디어 영향력을 키워냈다는 사실은 좋은 참조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정된 국내 시장에만 안주할 것이 아니라 앞선 한국의 IT 인프라 기술과 한류를 기반한 문화 콘텐츠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해외 시장을 공략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한정된 한국의 사용자와 한정된 광고 시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디어는 한국 시장을 벗어 날 수 없다는 고정 관념을 버리고 더 넓은 시장으로 나아가지 않고서는 한국의 미디어는 제로섬의 싸움에서 헤얼 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그러기 위해선 정부의 정책적 배려도 중요하고 외국 시장을 도전하기 위한 미디어간의 전략적 제휴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런 시장을 이해하고 뻗어 나가려는 노력과 도전이 중요할 것이다. 본인이 대표로 있는 판도라TV도 한정된 한국 시장을 벗어나 5년 전부터 일본어 서비스를 개시하였고 올해는 한국에서의 매출보다 더 많은 매출을 일본에서 만들어 나가고 있다는 점은 비슷한 규모의 미디어사에게 좋은 연구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제 미디어도 벤처다.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 과거 지향적 발상을 벗어나지 않고서는 미디어의 미래는 없다. 그것이 지상파이든 종편이든 나아가 대형 인터넷 포털이든. 모바일ㆍ스마트 그리고 컨버전스가 지배하는 미래의 미디어 환경에서의 생존 전략은 결국 비즈니스 혁신 속에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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