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이달 개선안 발표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이하 한예진) 이사장이 300억원에 가까운 교육비를 횡령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학점인정 평생교육시설에 대한 회계감독을 한층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12일 교육과학기술부는 학점은행제에 따라 학점이 인정되는 방송예술 계열 평생교육시설 10여곳에 대해 부실운영 여부를 점검하는 한편 학점은행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안을 마련해 이르면 이달 중 발표한다고 밝혔다.

교과부는 한예진의 횡령과 비슷한 사례가 다른 교육기관에도 있을 것으로 보고 교과부 산하 평생교육진흥원을 통해 실사에 착수했다. 평생교육진흥원 관계자는 "일단 1차 조사는 1주일 정도 진행되지만 실사 결과에 따라 추가 조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중점적으로 들여다 볼 부분은 학점인정 과목에 대한 부실운영 여부다. 이사장이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한예진처럼 교육기관의 회계문제로 학점인정 과목이 부실하게 운영되는 사례가 또 있는지 직접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과장 광고와 공식명칭 사용 여부도 점검 대상이다. 한예진이 신고한 정식명칭은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 평생교육시설'이지만 학생을 모집할 때는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 `한국방송예술진흥원' 등으로 사용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에게 마치 평생교육시설이 아닌 것처럼 혼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교과부의 판단이다.

이와 함께 교과부는 학점은행제 전반에 대한 개선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이번 한예진 사건은 근본적으로 기관 인허가와 회계감독 등 관리 업무는 교육청과 노동부가, 학점인정 과정 인증과 사후관리 등은 평생교육진흥원이 맡는 이원화된 구조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평생교육진흥원이 실사 과정에서 회계상의 문제점을 발견했다고 해도 이는 법에 규정된 학사관리의 범위를 벗어나기 때문에 조치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

이에 따라 학점은행제 개선안에는 평생교육진흥원이 학사관리 이외에 회계감독까지 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교과부 평생학습정책과 관계자는 "최종 확정되지 않았지만 학점은행제 평생교육기관에 대한 회계 감독이 가능하도록 실질적인 수단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 회계감독 권한은 기존 교육청과 노동부 등으로 분산돼 있던 것이어서 이를 조율하는 과정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또 회계감독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일정 주기 단위로 정기적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과도한 규제라는 의견과 투명성을 높이는 실효성 있는 대안이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학점은행 과정을 운영하는 평생교육기관이 550여개에 달한다. 교과부 관계자는 "평생교육은 새싹같은 제도여서 아직은 규모를 키우고 지원해야 할 영역이라는 것이 기본적인 입장"이라며 "이번 개선안에는 교육의 질 관리 측면이 강조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양적 성장과 질 관리를 동시에 추구하는 정책 방향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훈기자 nanu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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