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 엘피다 경쟁서 밀려
새해 정초부터 D램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세계 3위 D램 업체인 엘피다가 최근 심각한 자금 압박을 받으며 사실상 경쟁에서 밀려나며 세계 D램 시장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의 양강 구도속에 마이크론이 가세하는 구도가 계속될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엘피다는 도시바 등 일본 업체는 물론 미국과 대만의 주요 IT기업에 자금지원을 요청했다. 엔화 가치 상승, D램 가격 하락, 기술 경쟁력 악화 등 3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엘피다의 행방은 올해 D램 업계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엘피다가 살아나기 위해선 대만 경쟁사와의 제휴가 필수적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엘피다는 현재 거래하고 있는 미국ㆍ대만ㆍ중국의 10개 IT 기업에 총 5억 달러(약 5750억 원)를 지원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엘피다는 4월까지 상환해야 할 금액이 1조8000억원에 이르지만, 현재 그럴 여력이 없어 비상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엘피다의 경영 상황이 날로 악화하면서 최근 엘피다와 도시바 간 합병을 일본 정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가 두 회사 간 합병과 관련된 통합논의에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도시바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사사키 노리오 도시바 사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도쿄에서 열린 경제3단체 합동 신년회에서 "엘피다가 구조개혁, 경영 합리화 등을 추진해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가졌을 때 사업 파트너로서 원조가 가능하지만 아직은 그런 이야기를 할 상황이 아니다"며 "경제산업성이 구조 조정과 합리화를 제대로 할 것이라는 전제를 하지 않으면 합병을 통한 D램 생산은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엘피다를 둘러싼 각종 루머가 난무하는 가운데, 업계는 이런 루머들이 산업 구조조정의 신호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엘피다는 지난해 3분기 영업적자가 수 천억원에 이르자 4분기부터 감산에 들어가면서 더욱 경쟁력을 잃고 있다.

이제 대만, 일본 업체들 감산이 더 이상 D램 가격에 영향을 주지 않을 만큼 현재 D램 업계에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그나마 10% 초반 점유율을 유지했던 엘피다 마저 심각한 경영난에 빠지면서 D램 업계에서 한국 업체 영향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D램 시장은 공급 증가 요인은 거의 없으며, 대만 D램 업체들도 유상 증자에 나서고 있지만, 경쟁력 회복 가능성은 낮아 보여 업체 간 격차는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엘피다 자금 압박이 당장 D램 업체 구조조정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우리투자증권 박영주 연구원은 "D램 현물 가격이 반등되고 현재 업황을 고려한다면 당장 구조조정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며 "도시바가 인수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인수를 해도 생산능력이 줄지는 않기 때문에 당분간 이 체제는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강승태기자 kangst@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