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F쏘나타 주도 미국디자인센터 첫 공개…첨단 미술작업 방불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 간에 생존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디자인은 차량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어느때 보다도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글로벌 메이커는 디자인 개발에 전사적인 역량을 쏟아붓고 있으며그만큼 신차 디자인은 자동차 회사로서는 외부에 공개를 극히 꺼리는 특급 보안 사안 중의 하나다.

현대차는 이례적으로 10일(현지시간) YF쏘나타 디자인 작업을 주도한 미국디자인센터를 한국 취재진에게 공개했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중심가에서 5번 고속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80km를 달려, 얼바인(Irvine)시에 있는 현대차 미 디자인 센터를 방문했다. 작업 모습과 디자인 경쟁력 제고를 위한 일련의 과정을 살피기 위해서였다. ◇ 첨단 미술 작업 방불케한 디자인 모델링 = 우선 디자인센터의 심장부인 '모델링 스튜디오'를 둘러봤다.

현대차의 대표모델인 YF쏘나타로 보이는 차량의 1대4 스케일 모델링 시연이 진행되고 있었다.

1대4 스케일 모델링은 프로젝트 초기단계인 스케치와 렌더링 2D 작업 후 선택된 안을 가지고 3D 단계로 접근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을 통해 모델에 대한 아이디어를 다듬은 뒤 1대1 스케일 모델링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

최근 디자인 안이 2D에서 3D로 넘어가는 과정을 디지털화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디자이너들은 실제 모델의 느낌을 충분히 느껴보기 위해 스케일 모델링을 선호한다고 한다.

현대차 디자인센터에서는 1대4 스케일 모델링 작업에 'NC 가공'기법을 적용하고 있었다.

NC가공이란 'Computerized Numerical Control'(수치를 이용한 컴퓨터 가공)의 약자로 디지털화된 3D 데이터를 이용해 클레이 모델을 기계가 제작하는 과정이다.

컴퓨터상에서 제작된 디자인을 바로 NC 기계에 입력해 곧바로 클레이 모델을 제작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과 인력 효율성을 높였고 작업의 정확도가 크게 향상됐다는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스케일 모델링 기계를 지나가자 올해 초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소형 CUV 콘셉트카 '커브'(HCD-12)'의 1대1 클레이 모델이 전시돼있었다.

커브는 현대차 미국 디자인센터가 디자인한 대표작 중 하나로 현대차 특유의 '플루이딕 스컬프처'(Fluidic Sculpture)를 계승하면서 강인한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었다.

유연한 역동성을 의미하는 현대차의 새로운 디자인 콘셉트 플루이딕 스컬프처는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선율, 매끄러운 조각과 같은 느낌의 유기적인 디자인을 내세우면서 부드러움 속에 강인함의 조화를 시도한 현대차의 디자인 콘셉트다.

안드레 허드슨 디자인 매니저는 "디자인 작업을 거쳐 컨셉트카가 제작되면 모토쇼 등을 통해 선보인다"며 "여기서 시장 및 전문가들의 반응을 살펴보고 디자인 수정과 최종 양산 여부를 판단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벽면에는 인턴 사원이 제작한 미래형 제네시스를 비롯해, 영원한 삶을 누리는 뱀파이어가 시대별로 타고 다녔던 차량 디자인과 미래의 모양새를 선보인 포스터 2점이 붙어있었다.

허드슨 매니저는 "젊은 인턴들이 미래 자동차의 디자인을 제시한 것으로 LA 오토쇼 디자인 챌린지에도 출품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디자인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늘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하기 위해 인턴들도 디자인 작업에 참여토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차 미국 디자인 센터가 마지막으로 공개한 장소는 야외 품평장이었다.

열린 공간에서 자체 제작한 차량을 경쟁사 모델과 나란히 전시해 디자인 경쟁력을 가늠해 보는 곳으로 경우에 따라서는 유럽, 인도, 중국 디자인 센터의 인력들도 이곳으로 불러 비교 품평에 참여토록 하고 있다.

◇ 글로벌 공조로 디자인 완성 = 현대기아차는 미국과 유럽 디자인센터와 남양연구소 디자인센터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글로벌 신차 디자인을 개발하고 있다.

한국-미국-유럽으로 이어지는 3개의 거점에서 글로벌 디자인 정체성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로스앤젤레스시 치노에 있던 미 기술연구소를 확대 개편, 2003년 얼바인시에 '현대기아차 캘리포니아 디자인 & 테크니컬 센터'를 설립했다. 2008년에는 이곳에 현대차 디자인 센터만 남기고 기아차 디자인 센터는 기아차 미국판매 법인(KMA) 사옥 옆으로 분리 이전했다.

현지의 최신 디자인 트렌드를 반영한 콘셉트카와 모터쇼 출품은 각 디자인센터의 몫이다. 현대기아차는 모델명으로 콘셉트카의 출생지를 구분하고 있다. 'HND-00' 혹은 'KND-00'은 남양의 현대차 또는 기아차 디자인센터에서 디자인된 콘셉트카를 의미하며 'HCD-00', 'KCD-00'은 캘리포니아의 미 디자인센터에서 디자인된 콘셉트카를 뜻한다. 'HED-00', 'KED-00'은 유럽 태생의 콘셉트카다.

하지만 양산차종의 경우 디자인 센터간 협업을 통해 디자인이 완성되기도 한다.

쏘나타 YF는 한국과 미국의 협업을 통해 탄생한 디자인 합작품의 대표적인 사례다.

YF의 초기 스케치 단계부터 스케일 모델과 1대1 풀 사이즈 모델 디자인 개발은 미국 디자인센터와 남양 디자인센터 간 경쟁을 통해 진행됐다.

최종적으로 결정된 YF 디자인은 두 센터의 결과물을 합친 것으로 남양과 미국의 담당 디자이너들이 한달 여간 한국의 남양 디자인센터에서 공동 작업을 통해 만들어냈다.

허드슨 매니저는 "각 지역의 디자인센터들이 현지 전략형 차종의 디자인을 작업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YF쏘나타도 미 시장을 주요 타킷으로 삼아 개발된 차종이기 때문에 미 디자인센터에서 만든 디자인이 대거 채택된 차"라고 자부심을 내비쳤다.

그는 이어 "경우에 따라서는 협업에 나서기도 하지만 지역별로 현지에 맞는 전략형 차종 디자인을 개발해 남양연구소에서 최종 평가를 받기 때문에 현대차의 글로 벌 디자인 개발 과정은 '공조와 경쟁'구도라고 할 수 있으며 이것이 현대차 디자인 경쟁력의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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