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라 엑세스커뮤니케이션스앤드컨설팅 대리
경찰이 광주 인화학원 사건을 재조사하기로 결정했다. 2005년 종결된 이 사건을 재조명 한 것은 어떤 기자의 기사도 아닌, 영화 '도가니'였다. 영화는 시작부터 끝까지 관객을 불편하게 함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성공했다. 무엇이 영화의 흥행을 이끌었을까? 또 뚜렷한 리더도 목표도 없이 월가의 1%에 대한 분노로 시작된 '월스트리트 점령(occupy wallstreet)' 시위는 전 세계에서 지지를 얻고 있다. 이에 앞서 유럽에서는 프랑스의 노(老) 레지스탕스 스테판 에셀의 책 '분노하라'에서 시작된 '분노 시위'가 들불처럼 번져갔다. 이 같은 일련의 사건들은 새로운 시대의 화두를 던지고 있다. 그 머리말을 '분노'로 이해하는 것은 절반만 옳다. 이 '분노' 확산의 속도와 방향에 주의해야 한다.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라는 새 미디어는 개인의 분노를 사회적으로 결집해 무서운 속도로 퍼뜨리고 있다.

일찍이 웹에 기반한 온라인 세상은 '악플'로 대변되는 증오의 배출구였다. 새로운 온라인 세상인 SNS는 뭐가 그리 다를까? SNS에서의 발언은 누적될 뿐 아니라, 온라인상에서 자신이 관계를 맺은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노출된다. 가상의 '사회적 관계망'은 익명의 유저에게 인격을 부여한다. 하나의 인격으로서 유저는 터무니없는 행동을 지양하고, 가치판단에 따라 옳다고 믿는 행동을 반복한다. 한 연구 결과는 웹보다 SNS에서 극단적 비방과 비난이 감소함을 밝혀냈다.

개인적 분노가 SNS를 만나 사회적 분노로 승화되는 과정이 이와 같다. 개인은 약자의 처지를 동정하고, 이내 분노한다. 타당하지 않은 분노는 사회적 관계망에서 추인(리트윗ㆍRT)되지 못 한다. 합당한 분노만이 SNS의 모세혈관을 타고 퍼진다. 옳은 방향을 찾고자 노력하고, 방향이 확정되면 급속도로 퍼진다. SNS에 희망을 갖게 되는 이유다. SNS라면 사회에 경고하고,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을 것 같다. 과대평가와 호들갑은 위험하다지만, 희망을 가져볼 수 있지 않을까? 오늘도 출퇴근 길에 습관적으로 SNS를 뒤적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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