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사에서 처음으로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올림픽 축구대표팀과 월드컵 축구대표팀의 `더블 헤더` 평가전에서 홍명보(42) 감독은 크게 웃었고, 조광래(57) 감독은 아쉬움에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올림픽 대표팀은 7일 오후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무려 5골을 쏟아내는 `폭풍 질주` 속에 5-1 대승을 거뒀다.

하지만 올림픽 대표팀의 경기가 끝나고 나서 곧바로 바통을 이어받은 월드컵 대표팀 `형님`들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5위인 폴란드와 혈투 끝에 2골씩 나누면서 2-2로 힘겹게 비겼다.

이날 올림픽 대표팀과 월드컵 대표팀은 한국 축구사에서 처음으로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경기를 치르면서 축구팬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무엇보다 팬들은 선수 차출을 놓고 한동안 신경전을 펼쳤던 홍 감독과 조 감독의 지략을 동시에 비교해볼 좋은 기회였다.

먼저 홍 감독은 팀의 핵심인 윤빛가람(경남), 홍철(성남), 홍정호(제주)를 월드컵 대표팀에 내준 불리한 여건 속에서 첫 번째로 시험대에 올랐다.

홍 감독은 경기 전날까지 "윤빛가람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새로운 얼굴을 찾겠다"며 고심했고, 해결책으로 백성동(연세대)에게 섀도 스트라이커 역할을 맡겼다.

특히 이날 상대인 우즈베키스탄은 2012 런던 올림픽 최종 예선 1차전에서 이라크를 2-0으로 꺾고 상승세에 오른 중앙아시아의 전통 강호여서 홍 감독은 더욱 조심스럽게 경기를 준비했다.

하지만 홍 감독의 우려는 `주전 경쟁`에 바짝 군기가 든 선수들의 탄탄한 조직력 속에 전반 2분 만에 터진 김태환(서울)의 선제골로 깨끗이 씻겼다.

전반 2분에 이어 전반 16분 윤일록의 골이 이어지자 우즈베키스탄 선수들은 급격히 무너졌고,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은 폭풍골을 작렬하며 무려 5-1 승리를 거뒀다.

부담이 큰 경기에서 오히려 홍 감독은 지난 2009년 지휘봉을 잡은 이후 한 경기최다골의 기쁨까지 누리며 전술의 승리를 외쳤다.

`동생`들의 완승을 지켜보며 그라운드에 나선 `형님`들은 폴란드의 강한 압박이 이어지고 수비 불안까지 겹치면서 선제골을 허용하며 힘들게 경기를 이어갔다.

올림픽 대표팀에서 활약해온 윤빛가람, 홍철, 홍정호를 모두 선발로 앞세웠지만이재성(울산)을 오른쪽 풀백으로 옮기는 전술 실험에 조직력이 흔들리면서 위험을 자초했다.

박주영(아스널)이 후반 21분과 후반 32분에 서정진(전북)의 연속 패스를 받아 동점골과 역전골을 꽂았지만 막판 한 차례 수비 실수가 다잡은 승리에 재를 뿌렸다.

조 감독은 후반 36분 중앙 수비자원으로 오랜만에 선발한 조병국(센다이)을 투입했다.

조병국은 투입된지 2분 만에 최후방에서 볼을 차내던 순간 상대 공격수의 몸에 맞고 볼이 튀면서 결국 재동점골의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조 감독은 이날 이동국(전북)을 원톱 스트라이커로 기용했지만 한 차례 헤딩 슈팅 외에는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또 오른쪽 풀백으로 기용한 이재성(울산)은 활발한 오버래핑에 비해 위력 없는 크로스에 그치고, 오히려 본분인 수비에서는 잇달아 돌파를 허용하는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결국 계속되는 전술 실험에 조직력이 살지 못한 조 감독은 2% 부족한 경기력 속에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고, 주전급이 빠진 가운데 국내파 선수 위주로 팀을 꾸린 홍 감독은 화끈한 승리를 맛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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