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이행법안 의회 제출… 당정 "이달중 국회 처리"
미국의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4년을 넘게 표류하던 한ㆍ미 FTA 비준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미국 비준이 먼저 이뤄지면 국내도 곧바로 비준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빠르면 연내에도 한ㆍ미 FTA가 발효될 전망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3일 오후(현지시간) 한ㆍ미 FTA 이행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2007년 6월말 공식 서명된 뒤 4년 반 가까이 만에 미국에서 먼저 비준 완료를 눈앞에 두게 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오늘 의회에 제출한 일련의 협정들은 한국, 콜롬비아, 파나마에서 미국 기업들이 미국 제품을 더욱 쉽게 팔 수 있도록 할 것이며 우리의 수출을 크게 신장시켜 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미국 근로자와 기업들을 위해 가능한 최고의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 이들 협정을 강화하는데 노력해 왔다"면서 "지체 없이 이들을 통과시켜 줄 것을 의회에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의회에 보낸 별도의 서한에서 한ㆍ미 FTA가 7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어 줄 것이라라고 강조했다.

이날 이행법안 제출은 백악관과 공화당 지도부간의 긴밀한 물밑 사전조율을 거쳐 이뤄진 것으로 오는 13일로 예정된 백악관 한ㆍ미정상회담 이전에 미 의회 통과 가능성이 높다. 미 의회는 행정부로부터 이행법안이 제출됨에 따라 상하 양원 상임위 심의 및 본회의 의결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야당인 공화당은 즉각 FTA 이행법안 제출을 환영했다.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성명을 통해 3개 FTA 이행법안 처리가 "하원의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면서 조속한 통과를 기대했다.

정부는 한ㆍ미 FTA가 예정대로 내년 1월 발효되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는 5.66% 늘고 연평균 5억달러 이상의 추가 무역수지 흑자를 예상하고 있다. 한ㆍ미 FTA가 발효되면 컬러TV 등 한국산 8628개 품목에 대한 관세가 사라진다. 대미 수출품목의 82%에 해당하며 수출액 기준으로는 85%가 넘는다. 우리나라는 9061개 품목(전체의 80.5%)의 관세를 철폐한다. 한국개발연구원 등 10개 국책연구기관들은 지난달 한ㆍ미 FTA 발효로 35만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분석했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4일 국무회의에서 "한ㆍ미 FTA는 정치 이념과 정권을 초월해 우리 경제의 미래를 위해 필요하며 특히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 경제 성장의 기반 강화를 위해 매우 절실하다"면서 "미국의 비준 시기에 맞춰 이번 정기국회에서 한ㆍ미 FTA가 반드시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외교통상부도 성명을 통해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상정된 한ㆍ미 FTA 비준동의안도 여야 협조하에 조속히 통과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내주 중 미 의회가 한ㆍ미 FTA 이행법안을 처리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우리 국회의 비준안 처리가 11월, 12월로 넘어가면 촉박해질 우려가 있다"면서 조속한 국회 처리를 촉구했다.

이달중 미국의 이행법안 처리가 예상되면서 우리 국회도 상대적으로 압박을 받아 절차를 곧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나라당은 4일 "미국 의회 상황에 맞춰 우리도 한ㆍ미 FTA 비준안을 처리할 것"이라며 정기국회 회기 중 처리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오는 18∼19일 외통위 처리, 28일 본회의 의결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쇠고기 협상 때처럼 미국에 선물 보따리를 바칠 게 아니라 민주당의 '10+2 재재협상안'을 중심으로 미국측과 마지막 담판을 해야 한다"며 미국과의 재재협상을 거듭 촉구했다.

채윤정기자 echo@

◆사진설명 :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법안을 3일(현지시간) 의회에 제출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오른쪽 두번째)이 워싱턴 백악관 내각 회의실에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세번째) 등과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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