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이성한 특파원 = 중국이 유로존의 국가 부채 위기를 기회로 삼아 유로존의 국채를 대량 매입하고 투자를 확대하는 등 유럽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당국이 정확한 통계를 내놓지 않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의 유럽 국채 보유 규모를 4천억~6천억 유로로 추정하고 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지난 14일 중국 다롄에서 열린 하계 다보스 포럼 연설에서 유럽에 대한 지원에 나설 의향이 있다고 밝혔고 실제 유로존 국채 매입과 투자 확대 등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이 유로존 구하기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무엇보다 유럽이 중국의 제1의 수출 시장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수출에서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이 22%로 미국의 17% 보다 높다.

유럽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야 중국의 수출이 유지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중국이 그동안 미국 달러화 위주로 외환을 보유해오던 것에서 탈피해 유로 , 파운드 등으로 보유 외환을 다양화하려는 취지도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유럽 진출의 뿌리를 튼튼히 하려는 포석도 깔려있다.

중국은 지난해 그리스 국채를 매입하면서 45억 유로를 투자해 피레우스 항구에 대한 35년 양도권을 확보했다. 그리스의 조선소 및 대규모 호텔, 통신망 등에도 7억 유로를 투자키로 했다.

BBC는 23일 "재정적으로 탄탄한 중국 정부와 중국의 기업들이 고질병을 앓고 있는 유럽 국가들에 투자할 경우 중국은 흥정을 매우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채 위기에 처해 있는 유로존의 정부들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기업들이 중국으로 넘어가더라도 거부감이 덜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중국은 심지어 국채매입이나 투자확대 등의 요구조건으로 특정 기술에 대한 대중국 수출 제한 완화를 내걸 수도 있다고 BBC는 전했다.

이와 함께 중국은 대유럽 투자를 확대하면서 시장 경제 지위를 인정받으려는 의 도도 숨기지 않고 있다.

원자바오 총리는 다보스 포럼에서 유럽 지원의 전제 조건으로 유럽이 중국의 시장 경제 지위를 인정하고 자구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세계무역기구 내에서 중국이 시장 경제로 인정을 받으면 반덤핑 제소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가 쉬워지고, 유럽연합이 1989년부터 금지하고 있는 중국산 무기 수입 조치를 푸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BBC는 "중국 당국은 지금의 막대한 무역흑자가 미국, 영국, 유로존의 대규모 채무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중국은 감정적으로는 미국과 유럽국가들이 그동안 너무 오랜기간 사치스런 생활을 해왔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ofcour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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