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4명과 교수 1명의 잇따른 자살로 촉발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서남표 총장과 교수협의회의 갈등이 2라운드에 돌입할 태세다.

22일 KAIST에 따르면 교수협의회는 이날 낮 12시 운영위원회를 열고 총회 일정과 안건 등을 논의키로 했다.

이는 지난 4월 구성된 혁신비상위원회가 두달여 동안 도출한 26개 의결사항 가 운데 하나인 교수평의회 구성이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교수협이 총장의 조치를 요구했으나 아무런 답변이 없는 데 따른 것이다.

교수협은 21일 자정까지 평의회원 10명을 지명하고 나머지 15명을 구성하기 위한 전체교수회의를 소집하지 않을 경우 약속 불이행에 따른 총체적 책임을 묻기 위한 교수협 총회를 소집하겠다고 지난 8일 총장에게 알렸다.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가운데 열리는 총회에서는 총장에 대한 강도 높은 비난이 쏟아질 전망이며 퇴진요구 운동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혁신위가 꾸려지기 전에 열린 교수협 총회에서도 `총장 퇴진을 즉각 요구하자`는 의견이 제기된 바 있다.

경종민 교수협의회장은 "총장이 `혁신위가 학교 전반에 관한 모든 사항을 논의 하고 혁신위 결정을 총장은 반드시 수용하고 즉시 실행해야 한다`고 합의한 정신을 임의로 해석하고 수정해 실행하려 하고 있다"며 "이처럼 약속을 위반하고 서로 존중하지 않는 분위기 속에서 어떻게 학교가 발전하고 창의적인 연구성과가 나오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 회장은 "총회에서 어떤 의견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교수들의 뜻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며 "식물의 병이 깊으면 그 뿌리를 뽑아내야 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교수협은 앞서 혁신위 활동이 마무리된 직후인 지난 5월 31일에도 총회를 열고 총장이 혁신위 의결사항 실행시기를 `이사회 보고 후`로 밝힌 데 대해 "혁신위 출발당시의 합의정신을 정면으로 거부하는 것으로 의결사항을 즉각 실행하지 않을 경우 발생하는 모든 문제에 대해서는 총장이 책임져야 한다"는 성명을 채택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총장측은 합의정신 위배가 아니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혁신위 의결사항 중 23건에 대해서는 절차에 따라 학내 소관위원회에서 세부 실행방안을 마련하는 대로 시행할 것이고 나머지 교수평의회 구성, 명예박사 학위 수여기준 제정, 이사 선임절차 개선 등 3건도 지난달 열린 이사회에서 재논의키로 결정된 만큼 총장의 약속 불이행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달 이사회에서 이사들은 대학평의회가 의결기구화하는 것이 규정에 배치될 수 있다는 등 의견에 따라 충분한 시간을 갖고 검토키로 했다.

총장측 한 관계자는 "혁신위 구성에 관해 총장과 교수협의회장 사이에 이뤄진 합의는 총장의 권한범위 내에서 위원회의 결정을 수용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총장의 권한을 벗어나 이사회나 학내 소관위원회의 권한을 침해한다는 뜻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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