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불법대출 '수두룩'… 금융당국 수사 의뢰 방침
■ 왜곡된 금융시장 두 얼굴

최근 영업정지를 당한 7개 저축은행의 불법 대출이 생각보다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주주가 운영하는 사업장에 대출자금을 퍼주거나 고객 돈을 회사 경비로 유용하는 등 도덕적 해이가 심각해 금융당국이 이들 저축은행에 대해 수사 의뢰를 할 방침이다.

이들 저축은행은 사실상 대주주가 운영하는 사업장에 거액을 몰아주거나 차명계좌를 동원해 불법영업하다 적발됐다.

금융감독원은 경영진단을 마친 85개 저축은행에서 이같은 불법행위를 포착했다고 19일 밝혔다. 특히 토마토, 에이스, 파랑새 등 영업정지된 3개 저축은행은 사실상 대주주가 직접 운영하는 사업장에 차명 대출자를 내세워 몰래 돈을 빌려줬다가 덜미를 잡혔다.

사업장마다 불법대출은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에 달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중대형 저축은행의 경우 수도권 소재 개발 프로젝트 2곳에 빌려준 돈이 전체 자산의 70%인 64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사업장은 애초 별도의 시행사를 내세웠지만, 현재는 직영 사업장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다른 저축은행도 이와 비슷하게 여러 개 차명계좌를 통해 대출을 은폐, 축소하는 수법으로 대주주가 사실상 소유한 업체에 돈을 대준 것으로 조사됐다.

대주주 대출은 저축은행법상 5년 이하 징역형이나 5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대주주 심사 등을 강화했지만 이같은 고무줄식 불법 대출은 저축은행 업계에 만연하고 있다.

또 이들 저축은행은 대출한도를 맘껏 부풀려 부실 대출을 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대출한도란 동일인에 대한 대출 총액이 저축은행 자기자본의 20%(특수관계인을 포함하면 25%)를 넘지 못하도록 한 것을 말한다. 저축은행들이 저지른 불법 가운데 약 90%가 한도위반이다.

대주주 대출과 한도위반 대출은 손실가능성이 큰 것으로 간주해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하고, 충당금 적립액만큼 자기자본은 감소한다. 이는 영업정지된 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급전직하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에이스저축은행과 토마토저축은행은 BIS 비율이 1년 사이에 8.51%와 9.45%에서 -51.10%와 -11.47%로 약 60%포인트와 20%포인트씩 급락했다. 나머지 영업정지 저축은행들도 BIS 비율이 10%포인트 넘게 하락해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이밖에 몇몇 저축은행은 불법으로 경비를 유용한 사실이 드러나 역시 형사처벌대상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업계에선 불법이 드러나 고발될 저축은행은 10여곳에 이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해당 저축은행의 대주주들은 금감원이 최근 착수한 적격성 심사에서 퇴출당할 가능성이 크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채권이 회수되지 못하자 우회적인 방식을 통해 이 같은 부실을 감추려고 한 저축은행이 꽤 많다"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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