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울제부터 전기차 배터리까지 쓰임새 다양
휴대폰ㆍ항공기엔진 등에도 이용
매장량 한정 10년 내 고갈 전망
국내, 해수서 추출 상용화 노력
리튬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뜨겁습니다. 휴대폰, 노트북, 전기자동차 등에 들어가는 배터리 재료일 뿐만 아니라 미래 핵융합발전의 필수 원료로 쓰일 전망이어서 그 '몸값'은 앞으로도 높아만 질 것으로 보입니다. 미래에너지를 만들고 저장하는 데 필수 재료인 리튬은 지구상에 매우 한정된 양이 매장돼 있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 남미의 안데스산맥에 집중돼 있어 이 지역이 미래의 중동이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귀하신 몸' 리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리튬이 수소, 헬륨과 함께 우주에서 가장 처음 만들어진 원소라는 사실을 알고 계시는지요.
140억년 전 우주 탄생을 가져온 빅뱅의 순간 이후 우주는 팽창과 냉각을 거듭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우주가 시작되고 약 3분이 지났을 때 양성자와 중성자가 만들어졌고 우주 온도가 1억도 아래로 내려가자 이들이 결합해 가장 작은 원자핵들이 만들어졌습니다. 이 때까지 전자는 자유롭게 날아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우주 온도가 용광로 속보다 약간 높은 수천도 이하로 내려가자 전자들의 운동이 느려지면서 원자핵들이 전자를 낚아채 원자가 만들어졌습니다. 이때 만들어진 세가지 원소가 바로 가장 간단한 원소들인 수소, 헬륨, 리튬입니다. 각각 양성자 1개와 2개, 3개로 이뤄진 원소들입니다.
◇우주적으로 '귀한 존재'=이중 수소는 우주를 구성하는 원소의 90%를 차지하고 있고, 헬륨도 수소에 이어 우주에서 두번째로 풍부한 원소입니다. 특히 태양과 같은 별 속에서는 핵융합 반응을 통해 수소가 끊임없이 헬륨으로 바뀌기 때문에 헬륨의 양은 더 늘어납니다.
그러나 거의 동시에 만들어진 리튬의 운명은 다릅니다. 리튬은 우주 초기에 전체 원자의 0.0001% 이하만 만들어졌을 뿐만 아니라 별의 내부에서 핵융합 반응을 거쳐 계속 만들어지지 못하고 오히려 파괴됩니다. 지구뿐만 아니라 우주 전체적으로도 귀한 존재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밖에 철을 비롯한 대부분의 더 무거운 원소들은 우주 초기엔 없었지만 별 속에서 핵융합 과정을 거쳐 만들어집니다.
우주 진화를 다룬 저서 '오리진'의 저자인 닐 디그래스 타이슨과 도널드 골드스미스는 이 책에서 "우주에 있는 리튬의 양은 계속 감소해왔고 앞으로도 감소할 것이다. 만약 우리가 리튬을 원한다면 우주에 리튬이 더 줄어들기 전에 지금 사두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쓰기도 했습니다.
◇리튬 양 이용 별 나이 측정도=천체물리학자들은 리튬의 이런 특성을 이용해 별들의 나이를 측정하기도 합니다. 모든 새로운 별들이 같은 비율의 리튬을 갖고 일생을 시작하지만 양이 갈수록 줄어들기 때문에 리튬이 많을수록 젊다는 결론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리튬은 우주에서 세번째로 간단하고 세번째로 가벼우며, 금속 중 가장 가벼운 원소입니다. 은백색의 광택이 있는 금속 원소로, 비중이 0.534밖에 안 됩니다. 건조한 공기 중에서는 안정되지만 가열하면 강한 빛을 내면서 타고, 물과 작용하면 수산화물이 되면서 수소를 발생시킵니다.
인류가 그 존재를 알게 된 것은 채 200년이 안 됩니다. 1817년 스웨덴의 과학자 알페드손은 엽장석이라는 광물을 연구하던 중 광물 전체 성분을 모두 분석해 합해도 전체 질량의 96%밖에 안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는 4%를 어떤 알려지지 않은 원소가 채우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연구를 계속한 끝에 마침내 새로운 원소를 찾아냈습니다. 리튬이라는 이름은 돌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리토스'에서 따왔습니다.
지금까지 의학분야에서 항우울제의 원료로, 군사적으로 수소폭탄의 원료로 쓰였고, 항공기 엔진 소재 등에도 사용됐습니다.
◇21세기 들어 새 조명=이런 리튬이 인류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배터리 전극 소재로 독보적인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리튬의 특성상 가장 작고 가벼우면서 많은 에너지를 담은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휴대폰, 노트북 등 이동용 IT기기뿐만 아니라 최근 상용화되기 시작한 전기자동차의 이차전지 원료로도 쓰이고 있습니다. 수소가 융합해 헬륨으로 바뀌면서 엄청난 에너지를 만드는 핵융합발전의 연료인 삼중수소도 리튬으로 만듭니다. 삼중수소가 자연에 극히 적은 양만 존재하기 때문에 핵융합로 내에서 발생하는 중성자를 이용해 리튬을 삼중수소로 변환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다양한 쓰임새에도 불구하고 육상에 매장돼 상업적으로 채굴 가능한 리튬은 410만톤 정도로 향후 10년 내에 고갈될 전망입니다. 특히 세계 매장량 중 약 50%를 볼리비아가 차지하고 그 대부분이 '유유니' 염호에 집중돼 있을 정도로 지역별 편중이 심합니다. 나머지도 칠레, 중국, 아르헨티나, 호주, 미국의 사막지대 염호에 제한돼 있습니다.
그러나 바닷물에는 약 2300억톤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양이 녹아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중심이 돼 바닷물 1리터당 0.17㎎ 녹아있는 리튬을 추출하는 흡착제를 개발, 상용화 노력에 나서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달 15일에는 지질연과 포스코가 공동으로 강릉시 옥계면에 해수리튬연구센터를 준공하고, 실제 해역에서의 실증연구에 착수했습니다. 연구진은 2014년까지 연 30톤의 탄산리튬을 추출하는 플랜트를 건설해 상용화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부존자원이 부족하지만 사람과 기술은 강한 나라. 대한민국에서 미래에너지의 새 역사를 쓰기를 기대합니다.
안경애기자 naturean@
휴대폰ㆍ항공기엔진 등에도 이용
매장량 한정 10년 내 고갈 전망
국내, 해수서 추출 상용화 노력
리튬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뜨겁습니다. 휴대폰, 노트북, 전기자동차 등에 들어가는 배터리 재료일 뿐만 아니라 미래 핵융합발전의 필수 원료로 쓰일 전망이어서 그 '몸값'은 앞으로도 높아만 질 것으로 보입니다. 미래에너지를 만들고 저장하는 데 필수 재료인 리튬은 지구상에 매우 한정된 양이 매장돼 있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 남미의 안데스산맥에 집중돼 있어 이 지역이 미래의 중동이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귀하신 몸' 리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리튬이 수소, 헬륨과 함께 우주에서 가장 처음 만들어진 원소라는 사실을 알고 계시는지요.
140억년 전 우주 탄생을 가져온 빅뱅의 순간 이후 우주는 팽창과 냉각을 거듭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우주가 시작되고 약 3분이 지났을 때 양성자와 중성자가 만들어졌고 우주 온도가 1억도 아래로 내려가자 이들이 결합해 가장 작은 원자핵들이 만들어졌습니다. 이 때까지 전자는 자유롭게 날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우주적으로 '귀한 존재'=이중 수소는 우주를 구성하는 원소의 90%를 차지하고 있고, 헬륨도 수소에 이어 우주에서 두번째로 풍부한 원소입니다. 특히 태양과 같은 별 속에서는 핵융합 반응을 통해 수소가 끊임없이 헬륨으로 바뀌기 때문에 헬륨의 양은 더 늘어납니다.
그러나 거의 동시에 만들어진 리튬의 운명은 다릅니다. 리튬은 우주 초기에 전체 원자의 0.0001% 이하만 만들어졌을 뿐만 아니라 별의 내부에서 핵융합 반응을 거쳐 계속 만들어지지 못하고 오히려 파괴됩니다. 지구뿐만 아니라 우주 전체적으로도 귀한 존재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밖에 철을 비롯한 대부분의 더 무거운 원소들은 우주 초기엔 없었지만 별 속에서 핵융합 과정을 거쳐 만들어집니다.
우주 진화를 다룬 저서 '오리진'의 저자인 닐 디그래스 타이슨과 도널드 골드스미스는 이 책에서 "우주에 있는 리튬의 양은 계속 감소해왔고 앞으로도 감소할 것이다. 만약 우리가 리튬을 원한다면 우주에 리튬이 더 줄어들기 전에 지금 사두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쓰기도 했습니다.
◇리튬 양 이용 별 나이 측정도=천체물리학자들은 리튬의 이런 특성을 이용해 별들의 나이를 측정하기도 합니다. 모든 새로운 별들이 같은 비율의 리튬을 갖고 일생을 시작하지만 양이 갈수록 줄어들기 때문에 리튬이 많을수록 젊다는 결론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리튬은 우주에서 세번째로 간단하고 세번째로 가벼우며, 금속 중 가장 가벼운 원소입니다. 은백색의 광택이 있는 금속 원소로, 비중이 0.534밖에 안 됩니다. 건조한 공기 중에서는 안정되지만 가열하면 강한 빛을 내면서 타고, 물과 작용하면 수산화물이 되면서 수소를 발생시킵니다.
인류가 그 존재를 알게 된 것은 채 200년이 안 됩니다. 1817년 스웨덴의 과학자 알페드손은 엽장석이라는 광물을 연구하던 중 광물 전체 성분을 모두 분석해 합해도 전체 질량의 96%밖에 안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는 4%를 어떤 알려지지 않은 원소가 채우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연구를 계속한 끝에 마침내 새로운 원소를 찾아냈습니다. 리튬이라는 이름은 돌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리토스'에서 따왔습니다.
지금까지 의학분야에서 항우울제의 원료로, 군사적으로 수소폭탄의 원료로 쓰였고, 항공기 엔진 소재 등에도 사용됐습니다.
◇21세기 들어 새 조명=이런 리튬이 인류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배터리 전극 소재로 독보적인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리튬의 특성상 가장 작고 가벼우면서 많은 에너지를 담은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휴대폰, 노트북 등 이동용 IT기기뿐만 아니라 최근 상용화되기 시작한 전기자동차의 이차전지 원료로도 쓰이고 있습니다. 수소가 융합해 헬륨으로 바뀌면서 엄청난 에너지를 만드는 핵융합발전의 연료인 삼중수소도 리튬으로 만듭니다. 삼중수소가 자연에 극히 적은 양만 존재하기 때문에 핵융합로 내에서 발생하는 중성자를 이용해 리튬을 삼중수소로 변환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다양한 쓰임새에도 불구하고 육상에 매장돼 상업적으로 채굴 가능한 리튬은 410만톤 정도로 향후 10년 내에 고갈될 전망입니다. 특히 세계 매장량 중 약 50%를 볼리비아가 차지하고 그 대부분이 '유유니' 염호에 집중돼 있을 정도로 지역별 편중이 심합니다. 나머지도 칠레, 중국, 아르헨티나, 호주, 미국의 사막지대 염호에 제한돼 있습니다.
그러나 바닷물에는 약 2300억톤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양이 녹아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중심이 돼 바닷물 1리터당 0.17㎎ 녹아있는 리튬을 추출하는 흡착제를 개발, 상용화 노력에 나서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달 15일에는 지질연과 포스코가 공동으로 강릉시 옥계면에 해수리튬연구센터를 준공하고, 실제 해역에서의 실증연구에 착수했습니다. 연구진은 2014년까지 연 30톤의 탄산리튬을 추출하는 플랜트를 건설해 상용화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부존자원이 부족하지만 사람과 기술은 강한 나라. 대한민국에서 미래에너지의 새 역사를 쓰기를 기대합니다.
안경애기자 natu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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