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간에 걸친 카다피 통치를 종식하고 리비아 반군의 승리로 정리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대외 군사개입을 제한하겠다는 `오바마 독트린`에 대한 평가가 다시 시도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이후부터 국내의 경제난과 재정위기가 심화되는 것을 감안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단계적으로 철군을 결정한 이후 군사적 개입 규모를 제한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동의 민주화 사태가 발생하고 카다피 정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군사적 개입이 본격화되면서 오바마 대통령도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그는 자신의 의지를 분명하게 실천으로 옮겼다. 리비아 군사작전(작전명 `오디세이 새벽`)이 개시됐지만, 그는 이를 "제한적 군사작전"(limited military action)이라고 규정했다. 작전지휘권을 나토에 일임하고 미국은 군사적 지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고, 지상군 파견을 철저하게 배제했다.

이를 놓고 보수 진영은 "전략의 목표가 모호하다"거나 "다국적군에서 맡겨놓고 미국은 뒷북이나 치고 있다"며 맹비난했고, 진보파들도 "출구전략이 마련되지 않은 채 성급하게 뛰어들었다"고 가세했다.

하지만 비판론자들의 주장이 채 확산되기도 전에 리비아 상황이 급반전됐고, 결과적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제한적 개입이 주효한 게 아니냐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

유례없는 국가신용등급 강등 사태와 디폴트 위기까지 치달았던 국가부채 문제로 미국내 상황이 엄중한 국면에서 큰 돈 들이지 않고 적절한 대응을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 국방부는 지난 22일 리비아를 상대로 4월 이후 현재까지 수행된 총 1만9천877차례의 나토 주도의 출격 가운데 27%에 해당하는 5천316회가 미군 항공기의 출동이었으며 이 가운데 1천210회가 공습임무 수행이었다고 밝혔다. 또 군사작전과 군수품, 인도적 지원을 포함해 7월 말까지 미국이 리비아 관련 작전에 투입한 비용이 모두 8억9천600만달러(약 9천700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CNN에 `파리드 자카리아 GPS`를 진행하는 유명한 칼럼니스트이자 대기자인 자카리아는 24일 `미국 외교정책의 새로운 시대(A new era in U.S. foreign policy)`라는 글을 통해 `조연 역할`에 국한됐지만 리비아 군사작전에서 미국의 역할은 없어서는 안될 중대한 변수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리비아 사례에서처럼 ▲변화를 위해 목숨 바쳐 싸울 내부 세력이 존재하고 ▲아랍 주변국가들이 미국의 개입을 요청함으로써 `개입의 정당성`이 확보되며 ▲유엔 안보리 결의를 통해 국제사회의 명분을 확보하면서 ▲영국과 프랑스와 비용을 분담하는 것이 `오바마 독트린`이 적용된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비용과 미국의 국가이익을 면밀히 계산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오바마 독트린`은 앞으로도 주요 국제분쟁에서 미국의 정책을 선택하는데 적용될 것으로 보이며, 이를 둘러싼 논쟁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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