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기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
역사적으로 초저금리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의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중금리 수준을 상회하여 실질금리 마이너스 상태가 5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실질금리(명목금리-물가 상승률)가 마이너스인 상태는 2000년대 들어 이번이 세 번째이다. 2003년 카드사태 이후 경기안정화 조치, 2008년 9월 리먼 브라더스 파산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몰아닥친 이후 국제적인 정책공조에 따른 금리인하의 결과 시차를 두고 잠깐씩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였던 적이 있었다.

한국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최근의 금리는 역사상 가장 낮은 상태이다. 미국은 2008년 12월 이래 사실상 제로금리를 유지하고 있고 영국과 일본 또한 0.5%, 0.1%를 기록해 역사 상 최저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저금리는 한국경제와 산업에는 축복이라 할 만하다. 한국은 자본이 집중된 제조업 중심의 경제구조로 저금리에 따른 수혜를 입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은 이제 끝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현재의 역사상 초저금리가 단지 금융위기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추세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한국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로 연속적인 금리인하가 단행되기 전인 2008년 기준금리는 최고 5.25%에 달했고 시중금리는 2004년 11%에 달했다.

역사적으로 보면 글로벌 금리는 197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그 이유는 GDP 대비 투자율이 계속 하락했기 때문인데, 1970년 세계 GDP 대비 세계 투자율은 25% 선이었던 것이 최근에는 20% 이하로 떨어졌다. 이러한 투자율의 하락은 전후 일본과 유럽의 투자 붐이 종식되고 선진국의 성장률이 둔화되었기 때문이다. 일본은 GDP 대비 투자율이 1970년대 35%에 이르렀으나 이후 20%선까지 하락했고, 독일 또한 GDP 대비 29%선에서 최근 20% 이하로 떨어졌다. 신흥국의 성장률이 꾸준히 높아졌지만 세계경제에서 선진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크기 때문에 선진국의 성장률 하락에 따라 세계 GDP 성장률도 하락했고 이에 따라 투자수요도 줄어들었다.

이러한 상황이 바뀌고 있다. 무엇보다 신흥국의 투자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세계경제에서 신흥국의 비중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결국 신흥국의 투자수요 증가와 성장률 상승은 세계경제의 투자수요를 증가시킬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멕킨지는 향후 10년 간 투자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여 세계경제 GDP 대비 투자율이 가장 높았던 1970년대에 육박하리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투자수요는 2030년대까지 지속될 것으로 멕킨지는 보고 있다. 신흥국 투자수요의 핵심은 인프라 투자다. 중국ㆍ인도 등이 경제성장과 함께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신흥 대도시의 주요 인프라 구축에 많은 투자가 진행될 예정이다. 주택투자 또한 상당할 것이고 도로와 항만건설, 수도 및 전력 시스템의 구축, 학교와 병원, 기타 공공시설의 확충을 위해 대규모 투자수요가 발생할 것이다. 반면 정부나 개인 부문의 저축률은 쉽게 올라갈 것 같지 않다.

금리는 각국의 자금수요 및 공급 상황, 경기적 요인 등에 따라 달리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G7 국가의 경우 비교적 낮은 금리가 유지되고 경제성장률이 높은 신흥국의 경우 금리가 높게 형성되는 편이다. 선진국의 금리가 낮은 이유는 자산 가격과 물가 및 환율의 안정성 때문에 투자수요가 높기 때문이다. 그러한 G7 국가의 경우에도 80년대 초반 국채 금리는 14%까지 치솟았으니 지금과는 전혀 다른 금리환경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랬던 금리가 위기 전까지 10년 이상 4%대 이하에 머물렀기 때문에 금융위기 이전 10년을 대안정기(Great Moderation)라고 까지 일컬었다.

물가와 금리가 낮았고 성장세도 꾸준하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이러한 기간은 계속되지 않는다. 경기회복에 따라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리인상이 이어질 뿐 아니라 글로벌 투자수요의 증가에 따라 꾸준히 중기적으로 금리가 인상할 것이기 때문이다. 추세적 금리상승에 대비해 기업과 정부의 대응책이 준비되어야 할 시점이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