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과학수사연구원 중부분원이 수사기관이나 법원의 요청에 의해서만 이뤄지는 화재원인 감정을 업체쪽 요청을 받고 재조사, 감식결과를 번복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13일 대전시 유성구 국과수 중부분원 등에 따르면 중부분원 오모 이공학실장은 지난해 12월28일 대전시 동구 남모(57)씨의 의류상점에서 일어난 화재 원인에 대해 지난 1월17일 정수기의 온도센서에서 발화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의 감정 결과를 경찰에 보냈다. 하지만 오 실장은 3개월 가량 지난 지난달 27일께 다시 경찰에 "발화원을 특정하기 어렵고 정수기에 의한 화재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처음의 감정 결과를 번복한 소견서를 보냈다.

오 실장은 정수기업체 직원들이 국과수 중부분원을 방문, 재감정을 요청하자 상부에 보고조차 하지 않은 채 감정을 실시했으며 이 과정에서 현장조사를 다시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과수 내부규정에 따르면 검찰.경찰.법원에서 감정을 요청하면 서무과에서 접수한 뒤 주무과장이 담당자를 지정해 처리하도록 돼 있다. 오 실장의 감식 결과 번복으로 의류상점 주인 남씨는 화재 피해액을 보상받을 수 없게 됐으며 이에 남씨는 국과수 중부분원을 방문, 항의했다.

이 같은 의혹을 접수한 국과수 본원은 중부분원에 대해 진상조사를 벌여 오 실장을 감정 업무에서 배제했다.

정낙은 국과수 중부분원장은 "책임자로서 부하 직원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오 실장이 처음 감정에 오류가 있다고 판단돼 이를 정정하는 과정에서 업무 감정절차를 어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업체와 어떤 거래를 했다는 의혹은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오 실장이 국과수 감정절차를 위배한 것은 사실인 만큼 조만간 징계위원회를 열어 중징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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