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베데프 대통령 "앞으로도 퍼레이드 계속할 것" 밝혀
러시아는 2차 세계대전 승전 66주년을 맞은 9일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개방 이후 최대 규모의 병력과 첨단 무기 등을 동원한 군사 퍼레이드를 펼치는 등 승전 기념 행사를 성대하게 거행했다.

행사규모를 이처럼 확대한 것은 옛 소련 시절 강대국 지위 회복을 국정 최고 목표로 삼고 있는 현 정권의 군사력 강화 및 국가 개혁 의지를 대내외에 거듭 천명하는 것은 물론 올해 말 총선과 내년 대선을 앞두고 민심을 결집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현지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가 2차 대전 승전 기념일로 치는 9일 하루동안 러시아 전역의 23개 도시에서 군사 퍼레이드와 기념 행진이 펼쳐졌다.

모스크바에선 크렘린궁 앞 붉은광장에서 이날 오전 10시(현지시간)부터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최대 규모인 2만 명의 병력과 100여 기의 첨단 무기가 동원된 군사 퍼레이드가 시작됐다.

퍼레이드는 군최고통수권자인 메드베데프 대통령에 대한 아나톨리 세르듀코프 국방장관의 보고로 시작됐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사열에 앞서 행한 축하 연설에서 "전승 기념일은 나치즘으로부터 나라를 구한 러시아 국민의 용맹과 영광의 날"이라며 "전승으로 달성된 평화를 지키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전쟁을 겪은 사람들이 짧은 시기에 폐허에서 국가를 일으킨 것은 물론 (세계에서) 제일 먼저 우주에 진출하고 과학의 정점에 이른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오늘날 러시아도 국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데 공헌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연설을 마치며 "승리자 국민의 영광을 위하여 우라(만세)"를 외치자 광장에 도열한 군인들도 우렁찬 목소리로 "우라"라고 화답했다.

곧이어 시작된 퍼레이드에서는 정규군과 보안기관 요원, 군사학교 학생 등의 사열과 함께 BTR-80 장갑차, T-90 탱크, 신형 전술 탄도미사일 이스칸데르-M, 첨단 방공미사일 S-400,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토폴-M 등의 첨단 무기가 선보였다.

거의 3km에 이르는 육.해.공군 부대가 사열대 앞을 지날 때마다 광장에선 장중한 군가가 울려펴졌으며 참석자들은 부대의 위용에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1시간여 동안 이어진 퍼레이드는 전투수송헬기 미그(Mi)-8 여러대가 대형 러시아 국기와 육.해.공군기를 펼쳐 매단 채 붉은광장 상공 위를 비행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이날 밤 10시부턴 모스크바 시내 곳곳에선 기념 불꽃놀이 행사가 펼쳐질 예정이다. 군사 장비가 동원된 붉은광장에서의 군사 퍼레이드는 옛 소련 붕괴 이후 사라졌다가 2008년 다시 부활한 것.

당시는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로 오일달러로 인한 경제 붐과 강대국 지위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정점에 이른 시기였다. 러시아 정부는 이후 찾아온 경제 위기 기간에도 군사 퍼레이드를 중단하지 않았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승전 기념일을 앞둔 7일 큰 비용이 들어가는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폐지해야 한다는 일부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속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국민은) 퍼레이드를 보면서 러시아가 훌륭한 장비를 갖춘 효율적 군대를 갖고 있고 군대가 실전적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음을 알게 된다"며 "퍼레이드는 교훈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러시아 보안 당국은 이날 러시아 남부 도시 아스트라한에서 승전 기념 행사를 노려 테러 준비를 하던 이슬람 극단주의자 그룹을 적발해 그 가운데 1명을 사살하고 여러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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