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미닛(남지현, 허가윤, 전지윤, 김현아, 권소현)이 최근 1집으로 컴백하기 전 가요계에는 "포미닛이 데뷔 때처럼 독기를 품었다"는 얘기가 돌았다.
2009년 데뷔해 대표 걸그룹으로 떠올랐지만 1년간 공백기를 보내며 씨스타, 오렌지캬라멜 등의 후배 걸그룹들이 성장했고 같은 소속사(큐브엔터테인먼트) 그룹인 비스트와 가수 지나가 입지를 다지자 안팎으로 선의의 경쟁을 해야하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한 포미닛은 "녹음하며 가창력이 늘었다고 칭찬받고 춤을 습득하는 속도도 빨랐던 걸 보면 진짜 독기를 엄청 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보다 늦게 데뷔한 걸그룹들이 인기를 얻는 걸 보며 '잊혀지면 어떡하나'란 걱정을 했어요. 또 비스트와 지나도 잘돼 기뻤지만 부모님이 동생들만 예뻐할까봐 샘내듯이 소속사의 관심을 받고 싶어 이를 악 물었죠. 하하."(멤버들)
공백기 동안 일본에서 신인으로 활동했던 터라 이들이 데뷔 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현아는 "연습생용 트레이닝 복만 입고 다녀 모습이 누추할 정도였다"고, 소현은 "학교를 마치고 보컬 연습에 일본어 공부, 안무 연습을 새벽 5시까지 하고서 햇님과인사한 후 잠자리에 들었다"고 한마디씩 거들었다. 이들의 열의에 감복한 소속사는 컴백 전 이들에게 12시간의 휴가를 주기도 했다. "시간이 생기니 뭘 해야할 지 몰라 '1박2일'에서처럼 제비뽑기를 했는데 대전이 나왔어요. 대전의 한 놀이공원에 가서 사장님이 주신 회사 카드로 신나게 놀다왔죠.
"(멤버들)말 한마디 마다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지만 이들은 1집 타이틀곡 '거울아 거울아' 첫 방송부터 '암초'에 부딪혔다. '거울아 거울아'의 안무 중 바닥에 무릎을 대고 다리를 벌리는 동작이 일명 '쩍벌춤'으로 불리며 선정성 논란에 휩싸여 안무를 수정해야 했던 것. 소현은 "'거울아 거울아'의 노랫말을 살리는 포인트 춤인 손 동작에 중점을 둬 연습했는데 예상치 못한 동작이 지적을 받아 당황했다"고 했다.
또 현아는 "인터넷에서 사진 캡처와 슬로 모션 영상으로 보니 좀 야하긴 하더라"며 "내 눈빛이 특히 야하다는 지적을 받았는데 평소 나의 털털한 모습을 아는 멤버들이 그 말에 박장대소했다"고 웃었다.
멤버들은 털털한 성격대로 이 모든 과정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듯했다. 퍼포먼스 그룹인 만큼 대중의 의견을 수용해 새로운 춤 동작을 연구하는 자세가 되어있다는 것. 새로운 안무를 구상하는 과정도 꽤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했다. 멤버들은 이번에는 '센 걸그룹' 이미지를 벗고 노래 가사에 걸맞게 '예쁜 걸그룹'의 이미지를 추가하고 싶다고 했다.
그간 포미닛은 소녀시대와 카라처럼 귀여운 소녀의 모습 대신 눈에 레이저가 나올 듯 미간을 찌푸리고 파워풀한 춤으로 승부했다. 중성적인 이미지가 부각돼 멋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여성 팬들을 대거 이끌었다. "우리도 걸그룹이니 좀 예뻐보이고 싶었어요. 사실 진짜 예쁜 여성들이 '거울아거울아 누가 예쁘니'라고 하면 얄밉잖아요. 저희 같은 애들이 하면 좀 덜 밉지 않을 까요. 저희도 복고풍 치마를 입어보니 소화하는 게 신기할 정도로 꽤 괜찮더라고요.
하하하."(지현)새로운 모습에 도전한 노력 덕에 최근 포미닛은 가요 프로그램에서 1위를 했다.
이날 멤버들이 펑펑 눈물을 흘려 동료 가수들에게도 큰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아직도 갈 길은 멀다. 원더걸스 출신인 현아의 이미지가 강해 '현아 그룹'이란 꼬리표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현은 "현아는 연습생 기간도 길었고 이전에 데뷔도 했으니 관심을 받는 게 당연하고 우리 팀을 알리는데도 톡톡히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가윤도 "현아가 예능 프로그램에 혼자 출연할 때도 숙소에 돌아오면 '사랑하는 우리 멤버들 보고 싶어 죽는 줄 알았다'고 애교를 부려 시샘할 수가 없다"고 거들었다.
대신 다른 멤버들은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자 경쟁 걸그룹을 모니터링 하며 '여전히 공부 중'이라고 했다.
"걸그룹들의 신곡을 보며 안무를 따라춰봐요. 또 멤버들이 귀엽고 통통 튀는 매력이 없어 다른 걸그룹의 표정을 보고 배우는데 힘들더군요. 노력은 하는데 아무래도 우린 인간미와 건강미로 승부해야 할 것 같아요. 하하."(멤버들)
이들은 아이돌 그룹에 대한 선입견이 줄어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꺼냈다. 지윤은 "세시봉 선배님들의 음악에 그 시대를 함께 한 중장년 층이 감동받듯이 지금 세대에겐 우리들만이 할 수 있는 음악과 퍼포먼스가 매력으로 느껴질 것"이라며 "그저 상업적인 음악으로 치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가윤과 현아, 소현도 "소속사가 시키는데로 노래하고 춤 춘다고 생각하면 오해"라며 "스태프와 회의를 거쳐 함께 수록곡을 정하고 안무를 구성해 1집 작업에도 우리 의견이 많이 반영됐다. 우리는 정말 좋아서 무대에 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