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감독 뒷전 각종사건 연루…부패기관의 온상 '눈총'
금융시장을 감시해야할 금융감독원이 잇단 사건, 사고에 연루되면서 오히려 부패기관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전ㆍ현직 간부들이 줄줄이 구속되는가 하면, 고위 간부들이 전관예우를 통해 주요 금융사 요직으로 자리를 옮기는 등 구태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부실저축은행의 체질 개선 과정에서 금감원 전ㆍ현직 간부의 결탁과 무능한 관리 실태가 드러나며 세간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26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25일 금감원 전ㆍ현직 직원 4명이 금품비리와 관련해 형사처벌을 받았다.

부산지원 수석조사역(3급) 최모씨가 개인비리 혐의로 부산저축은행그룹을 수사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의해 구속됐다. 또 금감원 4급 선임조사역 황모(41)씨와 전 직원 조모(42)씨는 부실기업의 유상증자를 허가해주도록 청탁한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의해 구속기소됐다. 이들에게 돈을 건넨 전 금감원 직원 김모(41)씨도 함께 구속 기소됐다.

이들 직원의 혐의가 업무와 무관하거나 퇴직 후 금감원을 상대로 로비한 사례라고 하지만, 금감원 직원들의 도덕성 수준을 심각하게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또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영업 정지된 8개 저축은행 중 3개 저축은행 감사가 금감원 출신이다. 이에 따라 금감원 출신 영입이 금융감독 당국의 감시ㆍ감독을 피해가는 손쉬운 통로로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까지 일고 있다.

이번에 영업 정지된 3개의 저축은행 외에도 2009년 8월 파산한 2009년 전북저축은행도 금감원 수석조사역(3급)이 감사로 재직 중이었다. 2007년 경영개선권고(BIS비율 5%미만)를 받은 A저축은행도 지난해 5월까지 금감원 부국장조사역(2급)이 감사로 취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구조적인 문제는 결국 부산저축은행이 영업정지 전날 VIP고객에게만 대규모 돈을 불법으로 인출하는 `관리감독 부실`로 고스란히 나타났다. 금감원은 사전인출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예금자 실명확인 등의 절차에 대한 위반 가능성에 대해서는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11ㆍ11 옵션쇼크' 사건을 담당한 금감원 모국장은 사건 피의자인 도이치증권 쪽 변호를 맡은 `김앤장' 법률사무소로 이직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판 여론에 밀려 이직은 무산됐지만, 비난에 직면해야 했다.

연이은 금융당국의 안일한 대응과 부실 논란으로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권혁세 금감원장 등 전ㆍ현직 금융당국 수장들이 국회 청문회 줄줄이 불려나가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론스타 문제도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금융당국은 론스타의 대주주 자격여부에 대한 판단을 무려 8년 가까이 질질 끌어오다 지난달 `수시 적격성'이라는 애매한 신조어를 탄생시키며,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앞서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이달 말까지 결론을 내겠다던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편입승인 심사도 여전히 안개속이다. 금융위는 27일 정례회의에 사모펀드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과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승인에 대한 안건을 상정하지 않을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당초 이번 달내에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에 대한 결론을 내겠다는 방침과 달리 안건 상정을 미룬 원인에 대해 "아직 검토가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금융위가 안건 상정을 연기함에 따라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에 대한 당국의 최종 판단은 다음 달로 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길재식기자 osolg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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