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의 국회 통과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한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지난 15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야당의 강력한 반발 등으로 부결될 때 핵심 쟁점은 축산농가에 대한 지원 문제였다.

야당은 한ㆍEU FTA 발효 후 가격 및 품질 경쟁력이 뛰어난 유럽산 축산물 수입이 확대되면 국내 축산업이 가장 큰 피해산업이 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입장이었다.

구체적으로는 한ㆍEU FTA 발효 후 경영이 어려워져 폐업할 수 있는 소규모 축산농가에 대한 양도소득세 감면을 가장 강력하게 요구했다.

정부는 지금껏 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었으나, 한ㆍEU FTA 비준동의안의 국회 통과를 위해 보다 긍정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여당 안팎에서 흘러나왔었다.

정부와 한나라당이 23일 저녁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연 당정청 9인 회의도 이 같은 대책 등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막상 이날 회의 결과는 다소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여당에서 축산농가에 대한 세제 혜택을 강력하게 요구했지만, 정부 측에서 세수부족과 세제 혜택을 요구하는 다른 분야 등과의 형평성 등을 내세워 이를 거부해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에 세금감면을 해주면 갈등 사안마다 조세를 풀어줘야 하는데 그게 올바른 것이냐"고 밝힌 반면, 김 원내대표는 "FTA 문제를 푸는 게 더 중요한데 이 문제로 망칠 셈이냐"고 언급해 한참 동안 언쟁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8년 이상 자경농지에 대한 양도세 감면 혜택을 축산농가에 똑같이 적용하기가 쉽지 않은데다 어떤 축산농가를 적용대상으로 할 지 등을 정하는 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점 등을 들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이에 따라 한ㆍEU FTA 비준동의안의 4월 국회 처리는 낙관하기만은 어려운 상황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이 여야 합의를 위한 기본 조건으로 제시했던 축산농가 세제 혜택 문제가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므로, 야당이 한ㆍEU FTA 보완대책을 요구하며 4월 처리의 반대목소리를 더욱 높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8~29일에 외교통상통일위 전체회의를 열어 한ㆍEU FTA 비준동의안을 통과시키고 국회 본회의 가결까지 마쳐야 하지만, 그 이전에 야당과의 합의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25일 당정이 다시 한번 이 문제를 협의하기로 했으므로 아직 낙관론을 완전히 접기는 이른 것으로 보인다.

외교통상부 최석영 FTA교섭대표는 "외교통상위 전체회의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으므로 그 전에 정부의 다른 대책이 나올 수도 있다"며 "EU 측과 약속한 7월 잠정발효를 위해 4월 국회에서 한ㆍEU FTA 비준동의안이 처리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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