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산업은행장 겸임)이 14일로 취임한 지 꼭 한 달째를 맞았다.

지난달 취임식을 한 강 회장의 한달은 `목표는 크게 가지되 몸을 낮추고 말은 아낀다'는 말로 요약될 수 있다.

그는 취임사에서 "지금의 글로벌 위기를 기회로 삼으면 선진 일류국가가 될 수 있다. 산업은행이 이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일 산업은행 창립 57주년 행사에서는 "한국금융의 대표 브랜드, 글로벌 종합금융그룹을 향해 거듭나야 한다"며 "기업금융을 발판으로 투자금융, 국제금융, 프로젝트파이낸스, 구조조정업무 등 주요 강점 분야를 세계적인 레벨로 올려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산업은행의 민영화를 포함해 이를 뒷받침하는 전략과 관련해서는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산업은행 미래의 열쇠를 쥔 금융당국 수장들이 후배들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공허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달 기자단 상견례 자리에서 메가뱅크(초대형은행)와 관련한 질문에 강 회장은 "정책당국이 정할 사안이고, 내가 말을 하면 언론에서 `후배 하는 일에 선배가 말뚝을 박았다'고 쓸 것"이라며 "당국이 결정한 사안은 생각이 있어도 말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최근 계열사 확대간부회의에서도 자신의 경영철학이 담긴 30~40쪽 분량의 리포트 `미래경영 십계명'과 직접 작성한 문건인 `위기를 넘어서 글로벌 시대로'를 가지고 한 시간씩 강의했을 뿐 민영화나 메가뱅크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배가 한참 아래인 은행장들의 각종 모임에 참석하기로 한 것 등은 `킹(king) 만수' 등 호칭을 떼어내고 자신의 위치에 걸맞은 옷을 입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취임 초 KDB생명 여자농구단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면서 선수들이 전용체육관이 없어 불편하다고 하자 "이른 시일 내에 조치해보겠다"고 나서는 등 직원들과 스킨십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취임한지 30일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직원들이 강 회장에 대해 거는 기대는 크다.

한 산업은행 관계자는 "직원들 사이에는 금융권에 인수합병(M&A) 회오리가 닥쳐도 우리 은행이 (다른 기관에 흡수되는 것이 아니라)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될 거라는 기대심리 같은 게 있다"고 전했다.

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금융권 바닥 수준으로 떨어진 임금을 정상화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노조 주도로 미래전략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직원의 뜻을 반영한 발전방안을 짜내 경영진에 건의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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