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최근 잇따른 자살 사건과 관련, 고인들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이들을 대상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치료를 지원하기로 했다.

KAIST 이승섭 학생처장은 14일 연합뉴스와 만나 "고인의 유가족과 선.후배, 친구들에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가 나타날 수 있어 이들의 정신 건강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기로 했다"면서 "열흘 전 정신건강특위를 발족해 운영하고 있다"고밝혔다. PTSD(Post-Traumatic Stress Disorder)는 큰 사고나 자연재해, 전쟁 등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한 사람에게 일어나는 악몽, 환각, 불면 등의 정신질환을 말한다.

KAIST 정신건강특위는 한국자살방지협의회와 함께 TF팀을 꾸려 전날부터 KAIST에서 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인의 주변 인물들을 대상으로 정신상담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처장은 "이번 자살 사건으로 학생들이 두려움에 갇히거나 또다른 비극이 일어나지 않을까 염려됐다"면서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특위는 앞서 학생들의 정신적 치유를 위해 교내 자연과학동 등 6곳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박 교수와 학생들을 추모하는 분향소를 설치했다.

이 처장은 "학생들은 국화꽃을 놓으면서 두려움도 같이 내려놓는 효과가 있다"면서 "TF팀과 상의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학생들의 정신건강을 위한 강좌나 코스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KAIST 상담센터에서는 지난 8일 이번 사태로 인해 충격과 슬픔,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카이스트인들을 위해 `소그룹 지지상담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잇따른 학우들의 자살로 충격에 빠져 있는 학생과 교수들의 후유증을 고치기 위한 PTSD 치료 프로그램이다. 상담에는 학생 뿐만 아니라 교수들도 참여할 수 있으며 이달 한달동안 매주 월요일 오후 6시~7시30분까지 태울관 3115호 카이스트상담센터 집단상담실에서 이뤄진다. 프로그램을 통해 지지적인 환경에서 서로의 감정과 고통을 나누고 감정에 대처하는 법을 배우게 되며, 이것이 본인 혼자만의 고통이 아니고 나의 반응, 생각, 감정이 비정상적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고 안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꾸며진다고 상담센터는 설명했다.

센터 관계자는 "비록 나도 힘들지만 비슷한 경험을 가진 다른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어 도움을 주는 것 그 자체로 치유 효과가 있다"면서 "자살, 슬픔, 우울에 대해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그룹이 끝난 뒤에는 필요에 따라 일대일 사후상담도 제공되며 신청을 원하는 카이스트인은 상담센터 홈페이지(kcc.kaist.ac.kr) 메인화면에서 `상담 및 심리검사온라인 신청하기`를 클릭하면 된다. 센터는 앞으로 상담 인력을 4명에서 6명으로 늘리고, 9월부터 학생들에 대한 정기건강검진 시 인성검사를 추가로 실시하는 한편 학생 인성검사와 정신건강 케어프로그램 등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KAIST 클리닉센터에서도 지난해 11월부터 스트레스 클리닉 프로그램을 개설, 전문의 2명이 화,수,목 오전에 심층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이 처장은 "학생들의 협동심과 사회성 함양을 위한 운동 프로그램, 봉사활동 등을 마련하고 올해 가을학기부터는 1학년을 대상으로 KAIST 김장담그기 대회도 열 예정"이라면서 "학생들이 공부만 잘 하는 엘리트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이해와사회적 책임감도 갖춘 리더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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