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에 판매하면 납품 끊겨… 재고처리 안하면 불이익도
대형 마트들이 저가 자체 브랜드(PBㆍPL, Private LabelㆍPrivate Brand) 한정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마트들은 중소기업과 손잡은 `동반성장 상품'이라고 홍보하고 있지만, 정작 중기들은 마트들이 할인 경쟁을 위해 납품업체에 경쟁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저가의 PBㆍPL 제품 제작 요구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고 토로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 마트별 PB점유율은 홈플러스가 27∼28%, 이마트가 25∼26%, 롯데마트가 24%정도다. 중기들은 PB제품 제작이 대형 마트의 판로를 뚫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나, 이런 사실을 현재 납품 중인 다른 마트에서 알게 되면 납품을 끊어버릴 수도 있어 고민이 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실제 올해 1월 삼영식품이 1㎏짜리 `통큰두부'를 롯데마트에 납품하기 시작하자 경쟁사인 이마트는 삼영식품에 판매 중단을 선언했다. 실제 기획상품인 통큰두부 판매기간이 끝나면 일반 두부를 계속 팔아야 하는 중기 입장에서 대형 판로가 끊기는 것은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이에 최춘석 롯데마트 상품본부장은 "삼영푸드의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영호남쪽에 새로운 유통망을 확대해주고 직장을 잃은 이들에게 취업 대책을 마련해줬다"고 말했다.

이마트에 납품하는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익명을 요구하며 "이마트 납품물량에 재고가 남으면 재고를 소진하지 않을 경우 추가발주를 안한다든가 신상품 내놓을 때 불이익이 있다"면서 "이는 경쟁논리라고 해도 이마트에 납품을 하고 싶으면 PB제품을 생산하라고 해 디자인을 바꿔 이마트용 PB제품을 별도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노병용 사장은 "(통큰상품) 논란의 반대편에는 소비자가 있다"고 얘기한 바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 역시 통큰상품ㆍ착한상품 등 PB제품의 저렴한 가격은 환영하지만 원산지나 영양정보를 제대로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홈플러스는 인천 간석점과 문래점 등 2곳에서 대형피자인 `더피자'를 판매하고 있지만 열량 정보조차 알 수가 없다. 한 소비자는 "피자가 워낙 커 구입은 했지만 영양보다는 양만 늘린 듯 하다"고 말했다.

반면 대기업들은 마트의 저가경쟁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다. 지난 7일부터 롯데마트가 1㎏에 1500원 하는 `손큰두부'를 내놨지만, 풀무원과 CJ제일제당 등 대기업들은 `한정상품'이어서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통큰ㆍ손큰 브랜드 자체가 중소기업 쪽에서 나오는 것이고, 수입콩으로 만들어 가격도 싸다"면서 "국산콩으로 만든 `CJ 행복한 콩' 두부는 첨가제가 들어가면서 가격만 낮게 책정한 제품과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타깃층 자체가 안전한 프리미엄 제품을 컨셉으로 해 첨가제가 전혀 안들어가고 콩과 간수로만 만들어진다고 덧붙였다.

포장두부 시장 1위 업체인 풀무원식품 측도 "손큰두부는 한정판으로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는 것 같다"면서 "소비자들이 풀무원 두부를 고집하는 게 저가두부 등 가격보다는 콩에 대한 신뢰를 우선시하기 때문으로 파악된다"라고 말했다.

심화영기자 dorothy@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