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첫 악역…힘있는 아빠로 기억되고 싶어 '모험'
토크쇼ㆍ뮤지컬 등 도전의 연속…아이들 보며 욕심 커져

'나는 아빠다' 김승우

[AM7] 배우 김승우(42)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는 '도전'과 '모험'이다. 마흔이 넘은 나이에 처음으로 뮤지컬('드림걸즈')에 출연하며 무대 연기를 경험했고, 토크쇼(KBS 2TV '승승장구') MC로도 활약하고 있는 그가 연기인생 20년만에 처음으로 '악역'에 도전했다.

14일 개봉하는 영화 '나는 아빠다'(감독 전만배)는 딸을 살리기 위해 어떤 악행도 서슴지 않는 형사 종식(김승우)과 그에게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긴 상만(손병호)의 치열한 대결을 그렸다. 종식은 심장병에 걸린 딸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뒷돈을 받고 살인사건을 은폐해주고, 애꿎은 사람에게 누명을 씌우는 등 온갖 비리를 저지른다.

김승우는 일말의 가책도 없이 나쁜 짓을 일삼지만 딸 앞에서는 한없이 약해지는 이중적인 캐릭터를 인상적으로 표현해냈다.

지난 5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AM7과 만난 김승우는 "두 아이의 아빠가 된 후 모험을 꿈꾸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제가 겉으로는 '하하'거리고 통큰 것처럼 보이지만 무척 소심해요. 과감한 선택도 못하고요. 근데 아이들을 생각하니 그냥 편안하게만 살 수는 없더라고요. 아이들이 아빠를 날개 꺾인 배우로 기억하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들에게 무대 중앙에서 멋진 옷을 입고 화려한 연기를 펼치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뮤지컬을 선택했어요. 아이들을 공연장으로 초대했는데 전혀 관심이 없더라고요. 억울했어요(웃음).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도전을 하면서 제 열정을 보여주면 아이들이 아빠를 힘있는 사람으로 기억할 거예요."

그는 이번 영화 시나리오를 보고 바로 출연을 결정했다. 그 이유로 두 가지를 들었다.

"범법행위를 하는 역할은 한번도 못해봤는데 이 영화 시나리오를 받고 정말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동안 여러 편의 시나리오가 들어왔지만 대부분 전에 했던 역할과 비슷한 것들이어서 하고 싶지 않았어요. 사람들에게 조금도 동정받지 못하는 캐릭터에 끌렸죠. 또 한가지는 아빠가 딸아이를 위해 뭐든지 한다는 설정이 마음에 들었어요. 그 감정은 잘 알기 때문에 쉽게 배역에 몰입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암담한 상황에 처한 인물을 연기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또 몸으로 부딪혀야하는 장면이 힘에 부쳤다.

"촬영내내 캐릭터에 빠져 있는 게 정말 괴로웠어요. 촬영을 끝내고 숙소에 와서도 마음이 갑갑했어요. 그럴 때면 아이들 사진을 보면서 위안을 받았죠. 또 많이 외로웠어요. 등장인물들이 서로를 쫓는 이야기라 다른 배우들과 함께 할 기회가 없었거든요. 몸도 힘들었고요. 액션에 대한 막연한 로망이 있어서 대역 없이 거친 연기를 소화했어요. 근데 이젠 안되겠더라고요(웃음)"

하는 일마다 잘되고,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사는 김승우는 요즘 행복감에 취해있다.

"'승승장구'가 잘되는 건 정말 기적이에요(웃음). 제가 정말 운이 좋은 것 같아요. 근데 그럴수록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겸손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욕심이 없는 편인데 요즘은 욕심이 많아졌어요. 아이들이 스무살이 될 때까지 건강하게 살고 싶어요." 사진=권상효 STUDIO ATLAS

AM7=김구철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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