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보험 출범땐 대규모 스카우트 불보듯 … 업계 인력유출 비상
대형 보호대리점(GA)에 인력을 빼앗겨 고민하고 있는 보험사들이 농협보험이라는 새로운 경쟁자를 만나 인력 유출에 비상이 걸렸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농업협동조합법 일부개정법률안'(농협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로 농협보험 설립이 본격화되면서 향후 보험설계사 이동이 크게 늘어날 수 있어 보험사의 고민이 깊다.

보험업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생산성 및 효율성 향상을 위해 회사 소속 보험설계사의 수를 줄여 왔다. 여기에 최근 몇년 새 대형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보험대리점(GA)으로 인력 유출이 본격화하면서 감소세가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해 설계사 인력 규모는 생보와 손보 관계없이 모두 감소했다. 생보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초 16만5705명(이하 생ㆍ손보 교차설계사 포함)이던 회원사 소속 설계사 인력은 지난해 말 15만330명으로 1만5000명 가량 줄었다. 손보협회가 집계한 자료에서도 같은 기간 17만384명에서 16만9540명으로 소폭 감소했다. 국내 최대 생보사인 삼성생명은 4만3397명이었던 설계사 수가 3만5599명으로 지난해에만 약 8000명이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농협보험 설립이 되면 보험설계사 인력 유출이 더욱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장은 농협보험의 사업영역이 한정돼 있어 보험설계사가 많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변액보험 등 신규사업 분야 개척에 언제든 뛰어들 수 있는 만큼 성장을 위한 인력 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특히 농협보험의 공제상담사가 1000여명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규모로 설계사 충원이 이뤄질 수밖에 없는데 이 경우 보험사 소속 경력 설계사들의 스카우트가 활발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업계에서는 설계사 인력 유출 가능성에 대대 덤덤한 모습이지만 긴장하는 모습도 엿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보험설계사 수를 줄이면서 적정한 수준에 맞춰나갔으며 농협보험이 출범한 이후에도 이러한 기조는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관계자는 "아직 농협보험의 형태가 갖춰지지 않아 뭐라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향후 농협보험의 사업 영역 등을 감안해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보험설계사들이 이직이 잦아질 경우 고객 관리 부실 및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어 보험사들이 설계사 정착률을 높이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보험소비자연맹은 최근 대리점 영업의 활성화로 보험설계사 이동이 증가하면서 보험모집 관련민원이 10년 동안 13배 이상 급증하는 등 심각한 소비자피해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보험소비자연맹 측은 "설계사의 이직으로 인해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는 보험계약, 일명 고아계약이 늘면서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면서 "설계사가 이직시 고객에게 해약을 권유해 승환계약을 유도하는 사례도 늘고 있는데 이 또한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것"고 강조했다.

한편 업계는 이미 농협보험 출범이 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분석과 이에 따른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보험 설립이 기정 사실화되면서 양 협회를 중심으로 실무임원 대책회의를 통해 업계의 공동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이홍석기자 redst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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