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동수)는 10일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를 위한 주식취득에 대해 "시장에서의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리고, 심사결과를 금융위원회에 통보했다.

공정위가 양 은행간 인수에 사실상 문제없다는 판단을 내려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작업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공정위는 브리핑을 통해 "외환거래와 관련된 시장에서의 경쟁저해 여부가 있는지 판단하는데 목적을 두고 심사했다"며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취급상품을 중심으로 13개 관련 시장에서의 기업결합 영향을 분석했으나 각 시장에서 경쟁제한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앞서 하나금융이 론스타와 외환은행 주식 51.02%(3억2904만2672주)를 인수하기로 계약하고 금융위에 자회사 편입승인을 신청하자 금융위는 금융지주회사법 제17조에 의거, 공정위에 경쟁제한성 여부를 문의했다.

공정위는 이번 심사에서 은행시장 참가자 범위를 시중은행 7개, 지방은행 6개, 일부 특수은행 3개(농ㆍ수협, 기업은행)로 규정, 경쟁제한성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원화예금(요구불, 저축성, 시장성) 시장, 원화여신(개인, 중소기업, 대기업) 시장, 외화대출 시장은 기업결합 심사기준상 안전지대에 속해 경쟁제한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또 안전지대에 해당되지 않는 외화예금시장, 무역거래시장, 송금, 환전시장에 대해서는 관련시장의 경쟁현황, 여ㆍ수신 등 주요거래 분야에서의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지위 등을 고려했을 때 결합회사가 단독으로 또는 다른 사업자와 함께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구체적으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결합 후 시장현황은 작년 9월 기준 무역거래 38.96%(1위ㆍ상위 3사 합계 77.80%), 환전 28.55%(1위ㆍ상위 3사 합계 72.73%), 송금 41.34%(1위ㆍ상위 3사 합계 74.06%), 외화예금 40.34%(1위, 63.77%) 등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결합회사의 단독 가격 인상 행위 가능성에 대해 "주요 은행의 외환분야 업무 강화 추세로 관련 시장의 경쟁이 치열하며 결합회사의 외환 이외 분야에서의 지위를 감안할 때 단독행위에 따른 가격 인상의 유인이 없다"고 밝혔다.

또 공동 가격인상 행위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쟁은행 숫자가 16개에서 15개로 줄어들 뿐 시장참여자 수의 큰 변화가 없으며 타 은행의 외환분야 강화추세를 볼 때 점유율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돼 공동행위 가능성이 증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자산기준이 시중은행 중 4,5위였던 두 회사가 결합해 3위가 됨으로써 우리, 국민, 신한과 더욱 활발하게 경쟁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는 이번 심사는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에 대한 경쟁제한성 측면의 심사로 최종승인 결정은 아니라며 앞으로 금융위는 이번 결과를 감안해 금융관련법 규정에 따른 사항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외환은행 노조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이번 심사가 시대에 역행하는 결정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노조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은행의 대형화 리스크가 전방위적으로 드러난 바 있고, 금융 당국도 이를 규제하고 있는 추세인데 이번 공정위의 결정은 이같은 세계적 흐름을 읽지 못한 측면이 강하다"며 "무분별한 은행의 대형화 폐해는, 과거 은행간 졸속 합병으로 인한 피해를 겪었던 한국에게 제2의 부실을 안겨주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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