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사법개혁특위(위원장 이주영)가 10일 난산끝에 대법관 증원과 검찰 특별수사청 신설 등을 골자로 한 법조개혁안을 내놨다.

지난해 2월10일 여야 합의로 검찰.법원.변호사 개혁 분야 등 3개 소위로 이뤄진특위가 구성, 17대 국회 때 한차례 좌절됐던 법조개혁 작업이 재점화된지 1년1개월여만이다.

여야가 사법개혁특위를 구성한데는 지난해초 MBC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재판부의 무죄 판결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한나라당은 법원의 편향판결 논란 등을 들어 대대적 법원개혁에 목소리를 높였고, 이러한 흐름이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검찰개혁에 드라이브를 걸어온 민주당 등 야당의 요구와 맞물리면서 법원, 검찰, 변호사 등 법조 3륜에 대한 전반적 개혁 논의로 수렴된 것이다.

그러나 각각 법원개혁과 검찰개혁에 방점을 둔 여야간 근본적 간극으로 사법개혁특위는 진통의 연속이었다.

비교섭단체 몫 위원의 배분 문제를 둘러싼 신경전으로 한달 뒤인 3월16일에서야늑장가동에 들어가는 등 출발부터 삐걱대기 시작했다.

이어 한나라당이 "`10년 좌파정권의 대못`을 뽑아 버리겠다"며 대법관 대폭 증원 및 경력법관제 도입 등의 법원 대수술 방안을 내놓자 민주당이 "사법부 장악 음모", "법원 길들이기"라고 강력 반발하면서 난항을 거듭했다.

반대로 민주당이 검찰개혁의 핵심과제로 제시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문제는 한나라당내 부정적 기류 등으로 인해 답보 상태가 이어졌다.

여기에 법원과 검찰 등 이해당사자들의 거센 반발과 물밑 `로비전`도 법조개혁 논의의 발목을 잡았다.

`2017년 경력법관제 도입`, `검사 퇴직 후 1년간 사건수임 제한` 등 일부 사안에서는 잠정합의가 이뤄졌지만 정작 핵심 쟁점에서는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한 채여야가 시간만 허비한 셈이다. 이처럼 몇 차례에 걸친 공청회에도 불구, 여야간 입장차로 논의가 공전하자 특위는 결국 활동시한을 당초 지난 연말에서 6개월 연장하고 효율적 협의를 위한 `6인소위`를 구성했으며, 논의 내용을 외부 보안에 부친 채 진행된 소위의 `비밀협상` 끝에 결국 개혁안을 어렵사리 도출해 내기에 이르렀다.

이날 발표된 개혁안은 여야의 안을 조정해 이뤄진 `절충안`으로 특위는 11일 전체회의를 소집, 개혁안을 올린 뒤 내달 10일까지 법안 조문화, 25일까지 축조 심사 완료를 거쳐 내달 30일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법조계와 시민사회, 정치권 등 각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최종 개혁안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쟁점별로 큰 원칙은 세워졌지만 구체적 내용을 채워가 고 조문을 다듬는 작업은 이제부터 시작인 셈이다.

그러나 당장 특위 논의 과정에서부터 법조인 출신 의원들의 일부 반발이 예상되는 데다 여야가 원내 지도부 등 각각 당내 추인을 받는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빚어질 것으로 보여 험로가 예상된다.

한나라당 내에서는 검찰 개혁안에 대한 저항이 만만치 않은 실정이고 민주당 안팎에서도 최대 과제로 내세웠던 공수처 신설이 특수수사청이라는 형태로 후퇴된 점 등을 놓고 불만이 적지 않다.

특히 검찰과 법원, 변호사 등 이해관계자들의 로비전이 극성을 부릴 것으로 보이는 데다 법조 출신 의원들이 나서 법조계의 이익을 대변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관측이다.

실제 특위 소속 한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전관예우 근절 문제만 하더라도 `판.검사 퇴직 후 변호사 개업시 1년간 수임금지 조항`을 놓고 그 대상과 적용범위를 둘러싼 법무부와 법원행정처의 알력으로 양쪽에서 시달렸다"며 "앞으로가 더머리 아프다"고 토로했다.

`6인 소위`가 지난 연말 구성된 뒤 총 5회에 걸쳐 회의를 해 오면서 외부에 진행 상황을 철저히 함구해 온 것도 외부 로비 등 안팎의 만만치 않은 저항을 차단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실제 6인 소위는 합의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여야 지도부는 물론 다른 특위 위원들에게까지 내용을 알리지 않은 채 개혁안을 밀어붙였다는 후문이다.

검찰 출신의 한나라당 주성영 간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양당 지도부가 불만족할 수 있고 각 당에서 문제제기가 있겠지만 강행했다"며 "법원과 검찰 등 기득권 세력의 저항이 대단하지만 의원직을 거는 심정으로 추진하겠다. 로비를 받아 아무것도 안된다면 사표라도 써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김동철 간사도 "개혁안이 통과된다면 이는 가히 혁명 수준"이라며 "검찰과 법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시키겠다는 소명으로 어떤 장애물이 있더라도 개혁안을 끝까지 관철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치권 안팎 곳곳에서 뇌관이 도사리면서 국민의 검찰과 법원으로 되돌려 놓겠다는 취지에서 마련된 개혁안은 자칫 `누더기안`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여기에다 4.27 재보선 등의 여파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지지 못하면서 목표기한인 4월을 넘긴 채 개혁안이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나 법조 개혁을 바라는 국민 정서 등을 감안할 때 여야가 마냥 늦추거나 `개악`시키기는 힘들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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