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소말리아어 순차 번역…첫 재판 내달 중순께 전망
삼호주얼리호를 납치해 석해균 선장에게 총을 난사해 살해하려 한 혐의(해상강도 살인미수) 등으로 구속기소된 마호메드 아라이 등 소말리아 해적 5명을 위해 부산지법이 극히 이례적으로 공소장을 소말리아어로 번역하는 작업을 진행하기로 해 주목된다.

부산지법 관계자는 10일 국문으로 된 해적 공소장을 영어와 소말리아어로 순차 번역하는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외국인 피고인을 위해 법원이 공소장을 번역해주는 것은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게 법조계 인사들은 입을 모았다. 민사소송의 경우 관련 규칙에 따라 소장이나 증거자료를 국문으로 번역해 재판부에 제출하게 돼 있지만, 형사소송의 경우 외국인 피고인을 위해 해당 언어로 번역해주는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변호인 접견이나 공판과정에 통역요원을 배치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국내 첫 소말리아 해적사건 재판의 경우 국제적인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데다 피고인들이 글자를 읽거나 쓸 수 없는 문맹 수준이라는 점 등의 현실을 고려해 번역이 불가피하다고 부산지법은 설명했다. 게다가 국내에서 확보할 수 있는 소말리아 통역요원이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수준이 못되는데다 공소장의 법률용어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단어가 아닌 경우가 많다는 점도 고려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지법은 이에 따라 오는 14일께 영어 및 소말리아어 번역담당을 불러 `법과 양심에 따라 번역하겠다`는 선서를 받은 뒤 업무를 본격적으로 맡길 계획이다. 이 때문에 번역 작업을 끝내는 데 최소 2주가량 소요되고, 변호인 선임과 공소장 부분송달, 변호인 접견, 국민참여재판 진행여부 등을 확인하는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에 첫 재판은 당초 예상보다 늦은 4월 중순께나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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