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ㆍ금융권 잇단 활용… 수평적 아이디어뱅크 역할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기업의 조직 강화 수단으로 진화하고 있다. 기업들이 고객 커뮤니티 채널로 사용하던 SNS를 최고경영자와 말단 직원이 소통하는 수평적인 아이디어 뱅크로 활용하고 있다.

이는 기업 위기에 신속히 대처하는 통로로 SNS만큼 효율성이 뛰어난 채널이 없다는 전략적 판단에서다. 특히 신기술을 빠르게 흡수하는 IT 업체나 통신업체들은 물론 보수적인 금융권에서 SNS가 임직원간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활용돼 주목받고 있다.

오는 3월2일 공식 출범하는 KB국민카드의 최기의 사장은 페이스북을 사내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최 사장은 직원들과 친구 맺기를 신청해 내부 네트워크를 형성, 조직 결속력을 다지고 있다.

직원들은 회사 출범을 앞두고 준비 상황을 페이스북으로 전달받고 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본인가를 받은 지난 17일에는 최 사장이 직원들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전달해 호응을 얻었다.

현대카드 정태영 사장도 트위터, 블로그 등으로 직원들과 만난다. 사장과 직접 대면할 기회가 많지 않은 지방 소재 직원들과 소통하는데 트위터를 적극 활용한다. 지방 직원들이 정사장의 트위터에 의견이나 안부 메시지를 보내면 정 사장도 답변하며 의견을 수렴하는 것.

특히 정 사장은 점심메뉴를 소개하거나 즐겨 보는 운동경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등 친근한 모습으로 조직강화에 SNS를 활용하고 있다. 지난 25일 현재 현대카드 직원들을 포함한 정 사장의 팔로워 수는 2만39명이다. 지난해 7월 6310명이던 것에 비하면 7개월만에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사장의 트위터가 회사의 정책방향이나 타부서간의 소식을 알 수 있는 좋은 통로가 되고 있다"며 "직원들이 사장의 트위터로 의견을 제안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SNS를 사내 전용 메신저 프로그램으로 사용하는 사례도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0월부터 사내 SNS `하나트위터'를 개설, 직원들간 업무 교류를 비롯해 부서간 아이디어 조율 등 신속한 정보 교환 창구로 이용 중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하나트위터가 SNS사용에 익숙한 젊은 직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바쁜 업무에 쫓겨 교류가 많지 않은 직원들이 사내 SNS를 통해 결속력을 강화하고 있어, 업무 향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IT 대기업들도 SNS에 적극적이다. SNS를 전담하는 임직원을 배치해 고객들과 다양한 의견들을 받고 답변하는 과정에서 친밀도를 높여가고 있다.

특히 KT 개인고객부문 표현명 사장은 최고 경영진으로서 고객과 트위터 소통에 직접 나선 사례로 유명하다. 3만4000여명의 팔로어를 지닌 표 사장은 "어느 지역에 KT 기지국이 안 잡혀요" 등과 같은 질문들에도 성의 있게 답해 이용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보안업체인 신수정 인포섹 대표도 SNS로 직원들과 소통하는 대표적인 경영자로 꼽힌다. 신 대표는 공식적인 업무보고 채널로 사내 메신저를 활용하고, 직원들과 의견 공유나 사적인 대화도 트위터로 한다. 1만명이 넘는 트위터 팔로어 대부분은 보안업계 및 경영에 관심 있는 이들이다.

신 대표는 24시간 외부 공격을 모니터링하고 대비해야하는 보안업계 특성상, 수시로 직원들을 격려하고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직원들과 소통하는 방법으로 트위터를 활용한다. 최근 신 대표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RSA보안 국제 컨퍼런스에 참가해 컨퍼런스 발표 내용들과 보안 업계 트렌드 등을 실시간 트윗으로 전송, 국내 있는 직원들뿐 아니라 보안업계 종사자 및 관심 있는 이들로부터 수많은 피드백과 리트윗(RT)을 받는 등 뜨거운 호응을 받기도 했다.

신 대표는 "보안업계 특성상 24시간 긴장 상태로 지내는 경우가 많아, 트위터를 통해 직원들과 수시로 의사소통하고 서로 의지를 북돋아준다"며 "경영자와 직원의 딱딱한 관계를 벗어나 가족 같은 기업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수단으로 SNS가 적격인 것 같다"고 말했다.

강희종ㆍ박세정기자 mind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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