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쇼크 계기 회원사 징계수위 상향조정 검토"
김봉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27일 세계 대형 거래소 간 인수ㆍ합병(M&A)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한국거래소의 기업공개(IPO)는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취임 1주년을 맞아 출입기자단과 인터뷰에서 "3~4년내에 이뤄질 세계자본시장의 새로운 경쟁구도에서 소외 안 되려면 덩치를 키워야 한다. 한국거래소도 IPO를 해야 한다. 지금도 시점이 늦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거래소가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이후 IPO 문제에 말을 아꼈다. 하지만 김 이사장은 이번에 작심한 듯 IPO와 공공기관 지정해제 필요성을 거론했다.

한국거래소 설립 53년 만에 그는 민간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작년 1월 이사장이 됐다.

김 이사장은 "국외 주요 경쟁 거래소는 대부분 IPO를 완료했고, 일본 증권거래소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 한국거래소만 세계적인 추세를 못 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계 거래소들은 M&A를 하면서 덩치를 키운다. 한국거래소가 덩치를 키우지 못하면 조그만 아시아 지역 거래소로 전락하고 만다. IPO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는 M&A나 다른 거래소와 지분 교환, 교차ㆍ연계거래를 하려면 할 때마다 기업가치를 평가받아야 하는데, 몇 개월씩 소요돼 적시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뉴욕거래소와 독일거래소가 합병협상 타결을 공식 선언하는 등 주요 국가의 증권거래소가 경쟁적으로 짝짓기에 나선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다. 미국과 유럽지역의 증권거래소 간 M&A가 완료되면 다음 단계로 아시아지역 증권거래소와의 M&A가 본격 추진돼 3~4년 내에 세계 자본시장이 4~5개의 글로벌 증권거래소 간 경쟁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김 이사장은 내다봤다. M&A를 하려면 지분 제휴가 필요한데 한국거래소는 상장이 돼 있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IPO를 한국거래소만의 문제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우리 자본시장 전체의 글로 벌 경쟁력이 달린 만큼 정부, 회원사가 같이 한국거래소 IPO를 본격적으로 고민해야한다"며 정부에 한국거래소 IPO 화두를 던졌다. 한국거래소는 현재 28개 증권사 등이 주주인 100% 민간 주식회사다.

2003년부터 추진됐던 한국거래소 IPO는 2009년 한국거래소가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서 사실상 물 건너갔다. 공공기관이라고 해서 IPO를 못 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각종 규제가 주가 할인요소로 작용해 상장 효과가 반감된다. 김 이사장은 "공공기관이어서 IPO를 하지 못하란 법은 없다. 그렇지만 IPO를 하면서 공공기관 지정이라는 할인요인을 안고 가야 하는지 생각해 볼 필요는 있다"며 공공기관 지정해제를 거래소의 성공적인 IPO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거래소는 (공공기관 지정 여부에 관계없이) 공익성을 확보하고 정부에 협조할 생각이 있다. 오히려 정부에 공공기관을 유지할 필요가 있는가 질문하고 싶다"고도 말했다.

김 이사장은 공공기관 해제의 근거가 될 수 있는 복수거래소, 대체거래소도 받아들일 의사가 있음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자본시장법 개정에 필요하다면 경쟁요인을 도입하는 데 반대할 의향이 없다. 복수거래소나 대체거래소를 만들어 경쟁하면서 발전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도이치증권 옵션쇼크를 계기로 "앞으로 중차대한 문제를 일으키는 회원에 대해 징계수위를 더 가중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며 시장 불공정거래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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