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미 우리투자증권 HNW전략팀 과장
환경이 바뀌고 있는 것인지, 사람들이 바뀌고 있는 것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분명 재테크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는 것만은 사실인 듯하다.

얼마 전 결혼을 앞둔 30대 초반의 거래처 직원이 2억8000만원이나 들여 전세를 구한다고 하기에 이왕이면 집을 사서 시작하는 것이 어떠냐고 권유해 보았다. 맞벌이를 몇 년간 할 계획이 있다기에 당연히 귀를 기울여 들을 줄 알았는데 돌아온 대답은 싫다는 것이었다. 보다 안정적으로 돈을 모을 수 있는 기회도 얻고 현재 집값이 전세가 대비 크게 비싼 것도 아니라 일부 대출을 받아 내 집 마련을 하면 저축보다 높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설득해도 전혀 반응이 없다.

왜 그럴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요즘 젊은 세대들은 '돈'이라는 자체보다 돈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즐거움'에 보다 더 가치를 두기 때문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을 사면 대출을 받아야 하고 대출을 받으면 그만큼 소비를 줄이고 대출에 신경을 써야 하니 집 값이 오른다고 해도 무리해서 집을 사는 것이 싫은 것이다. 또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고 결혼관이 많이 달라진 것도 이유로 볼 수 있다. 결혼과 동시에 수입은 늘어나지만 일정 금액을 내서 함께 사용하되 각자의 재산을 따로 관리하는 형태로 변하다 보니 집을 위해 자금을 모으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여기에 기성세대와 달리 집이 없어 당했던 설움을 느낄 기회가 없던 세대라 집에 대한 애착이 크지 않은 점도 작용하는 것 같다.

물론 이들의 생각은 다른 것일 뿐 틀린 것은 아니다. 사실 월급쟁이 신분으로 모으기 어려운 10억원을 모아도 부자대열에 낄 수 없는 현실을 감안하면 현재의 '행복'에 초점을 맞춰 스트레스를 덜 받으면 살아가는 것도 웰빙 차원에서 나쁘지 않다. 그러나 이것 하나만은 분명하다. 평균 수명이 점점 높아지는 현대 고령화 사회에서 생각보다 인생은 길다는 것으로 노후 대비가 중요한 재테크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선택은 자유이지만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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