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방 협상 김종규씨
"해군 청해부대의 `아덴만 여명작전` 이후 금미305호 선원들은 협상이 중단돼 큰 어려움을 겪었고 해적들의 감시가 강화되면서 납치된 다른 나라 선원들에 대한 구타가 심해지고 일부는 사살되기도 했다." 금미호 인질 석방 협상을 담당해온 케냐 한국선박대리점 김종규(58ㆍ사진) 대표는 10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금미호 석방 협상의 긴박했던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김씨는 30년 동안 케냐 몸바사와 서울을 오가며 식당과 선박사업 등을 해왔다. 예전에 납치됐던 동원호, 마부노호의 한국대리점을 맡아 협상해왔다.

―석방금을 주고 풀려났나.

"한 푼도 주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부 돈을 줬다는 보도는 와전된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석방됐나.

"소말리아 해적들이 몸값을 받지 않고 석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적적인 일이다. 여러가지 행운이 따랐다.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납치된 케냐 선원들 중 14명의 종교가 무슬림인 것이 큰 역할을 했다. 케냐 무슬림종교단체가 친분이 많은 소말리아 종교 단체와 연결해 현지 해적들에게 "같은 형제들이니 빨리 풀어달라"고 부탁을 해왔다. 케냐와 소말리아에서 동시에 호텔사업 등을 하는 바레씨가 개인적으로 인도적 차원에서 많은 노력을 했다. 바레씨는 현지에서 여러 국적의 사람들과 친분이 있다."

―해적들이 돈을 받기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도 석방에 이유가 됐다는 분석이 있다.

"금미호의 선주가 이미 부도났고 돈이 없다는 것을 해적들이 잘 알고 있다. 기름과 부식도 떨어진 상태에서 김대근(55) 선장, 김용현(68)씨 등의 건강까지 안 좋아 더이상 이용가치가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 배 냉동창고에는 어획 수산물인 대게 40t(2억원 가량)이 있지만 아프리카인은 비늘이 없는 어류는 먹지 않아 돈이 안 된다."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이 석방협상에 도움이 됐나.

"정반대다. 오히려 엄청난 공포에 시달렸다. 보통 1주일에 한번은 해적들과 연락이 됐는데 지난 1월18일 1차 작전 이후 2월6일까지 20일가량 전혀 연락이 안 돼 정말 힘들었다. 7일 선장 및 해적과 겨우 통화가 됐다. 분위기가 좋아졌다는 얘기를 들었고 8일 석방이 임박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납치범하고는 몸값 협상을 하지 않는다는 정부의 원칙은 이해하지만 외교부하고는 어제 한 차례 석방사실에 대한 확인 전화만 했을 뿐이다."

―구출작전 성공 이후 어떤 일이 벌어졌나.

"현재 소말리아 전체에 30여척의 선박이 납치돼 있다. 작전 이전까지 인질들은 주로 자신들이 타고 온 선상에 있고 필요하면 육상을 오가며 자유롭게 감시하는 정도였다. 그런데 작전 이후 감시와 구타가 심해졌다. 대부분 육상으로 끌고 가 협상이 지연되는데 욕설을 하며 본국 선사에 연락하라고 구타를 일삼았다. 갑자기 난폭해진 해적들 때문에 선원들이 반항하다 독일과 스리랑카 선원 3명이 해적들에게 사살됐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선원들의 몸상태는.

"선장이 몸이 좋지 않아 중국동포 출신의 항해사에게 항해를 맡기고 누워 있으며 기관장은 말라리아에 걸려 고생했는데 지금은 많이 좋아진 상태다."

문화일보=부산 = 김기현기자 ant735@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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