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회사 "입찰담합 아니다" 제재에 반발
조달청이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대표적 가 전회사들의 조달단가 담합에 대한 제재 규정을 찾지못해 뒤늦게 법리검토에 착수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26일 조달청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달 6일 삼성전자, LG전자, 캐리어 등 가전3사에 조달납품 단가를 담합한 이유로 19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으나 정작 조달청은 입찰제한 등 제재규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 공공 종합쇼핑몰인 `MAS(다수공급자계약제도)'에 납품하면서 이뤄진 물품 가격 담합을 답합 입찰로 봐야하는 지 관련 법규가 모호하기 때문이다.

현행 국가계약법(제76조 제1항)을 보면 입찰제한을 위한 부정당업자로 지정하기위해서는 가격을 미리 상의해 `입찰'에 참가해야 한다.

하지만 공공기관이 필요한 물품을 직접 사가는 쇼핑몰 형식의 MAS에서는 물품이 일정한 규격과 기준만 갖추면 납품할 수 있어 조달청이 중간에서 업체들을 대상으로 `입찰'을 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가전3사들은 "MAS에 납품하려고 가격을 서로 상의한 사실은 있지만 담합해 입찰을 하지는 않았다"며 조달청의 부정당업자 제재 방침에 반발하고 있다.

공정거래위도 이들 가전3사에 과징금을 부과하면서도 종전과는 달리 조달청에 별도의 입찰참가자격제한 요청을 하지 않았다.

국가계약법(제76조 제1항 3호)상 공정거래위가 조달청에 입찰참가자격제한 요청을 하면 입찰 여부와는 상관없이 제재가 가능하다.

사정이 이렇자 조달청은 자문 변호사 등을 통해 부랴부랴 법리 검토에 나섰지만현행 국가계약법으로 제재가 가능한 지 쉽사리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설사 부정당업자로 제재하는 쪽으로 방침이 정해지더라도 해당 가전회사들이 법적 소송으로 대응할 것이 불보듯해 이들 가전회사에 대한 제재가 공전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지난 2004년부터 연간 6조원 거래 규모의 MAS를 운영하면서 납품업체의 가 격 담합 등을 규제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데 소홀했다는 지적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해당 가전회사들도 국내 가전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이면서 법망을 교묘히 피해 제재를 회피하려 한다는 사회적 비난을 살 것으로 예상된다.

조달청 구매사업국 관계자는 "MAS의 납품 형태가 전통적인 입찰 형식과는 달라 관련 제재 규정 적용에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규정을 떠나 이들 업체의 가 격담합은 공정거래 질서를 어지럽히는 것이어서 적절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엄밀한 법리 검토를 거쳐 제재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계획"이라며 "필요하다면 국가 계약법 관련 규정 등을 손질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등 가전3사는 지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각급 학교 등 공공기관에 납품하기 위해 조달청과 `연간조달단가계약'을 맺으면서 조달단가를 최소한 유지하거나 인상하기로 합의했다가 지난해 10월 공정위에 적발됐다.

2009년 삼성전자, LG전자, 캐리어는 공공기관에 5천729억원 어치의 에어컨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1천340억원 어치의 TV를 각각 공공기관에 납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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