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ㆍ구제역 파동 등 겹쳐 물가 마저 놓치면 벼랑끝
대학 등록금 동결ㆍ스마트폰 요금 인하 등 전방위 대처

정부가 13일 물가와 '전면전'을 선포하고 물가 잡기에 나선 것은 고유가와 얼어붙은 남북관계, 구제역, AI 파동 등 대내외적인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이뤄진 긴급 처방이다. 물가마저 잡지 못할 경우 상황이 심상치않게 돌아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번 대책은 공공요금과 대학등록금의 원칙적 동결 유도 등 동원 가능한 모든 수단을 내놓은 느낌이다. 따라서 나름 억제 효과가 있을 것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결국 풍선효과처럼 상반기 억제한 물가가 하반기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공공요금 동결…소관부처 책임 강화=이날 대책에서 핵심은 서민물가 안정을 위해 상반기에 전기와 가스 등 중앙 공공요금은 동결하고, 지방 공공요금도 물가상승률을 넘지 않도록 한 내용이다. 또 정부는 상반기 경제정책의 우선순위를 물가안정에 두기로 하고 부처별로 소관 품목에 대해 '민관합동 협의체'를 운영케 한 점도 눈에 띈다. 각 부처가 물가를 담당하는 기구로서 역할을 수행키로 한 것이다.

먼저 중앙 공공요금 동결은 전기료와 도시가스(도매), 우편료, 열차료, 시외버스료, 고속버스료, 도로통행료, 국제항공요금, 상수도(광역), 통신료, 유료방송수신료 등 11개다.

상하수도와 시내버스, 택시, 쓰레기봉투 등 지방 공공요금도 인상률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넘지 않게 관리하기로 했다. 물가관리 성공여부와 재정지원을 연동한 점도 이색적이다.

정부는 특히 버스운송사업지원금을 상반기에 집행하고, 물가관리 모범업소에 대해 지방세나 상수도료를 감면한 점과 쓰레기봉투를 지원해 지방 물가안정을 유도한 것도 주목된다.

◇소규모 주택건설에 1조원 자금 지원…국립대 등록금 동결=최근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전세난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는 도시형 생활주택과 다세대, 소형 오피스텔 등 소규모 주택건설을 늘리기 위해 주택기금에서 올해 말까지 1조원의 자금을 금리 2%에 특별 지원하기로 했다. 또 중장기 수급안정 차원에서 5년 민간건설임대주택에 대한 공공택지를 다시 공급하기로 했다. 2005년부터 10년이 지나야 분양할 수 있는 임대주택에만 공공택지를 공급하면서 민간임대주택 건설이 크게 줄었으나 이번 조치로 다시 임대주택의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현재 비어 있는 판교 순환용주택 가운데 1300가구를 임대주택으로 공급토록 계획을 바꿔 2월 초에 입주자 모집 공고에 나선다. 주택기금의 서민 전세자금대출조건 가운데 '6개월 이상 무주택 조건'을 폐지하기로 했다.

교육 물가 대책은 대학 등록금과 학원비, 유치원비에 집중됐다. 대학 등록금의 경우 국립대는 대부분 동결하고 사립대는 인상이 불가피한 경우 3% 미만으로 유도하기로 했다. 학원들이 수강료가 아닌 교재비나 보충수업비, 논술지도비, 교통비 등의 명목으로 학원비를 편법으로 올리는 사례를 막고자 학원 수익자부담경비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학원비를 공개하고 영수증 발급 의무화를 위한 학원법도 개정할 방침이다.

이어 사립유치원 납입금의 동결을 유도하기 위해 교과부와 시ㆍ도교육청에 '유치원비 안정화 점검단'을 구성하고 유치원연합회 등과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대형마트 주유소 진출 기반 마련....스마트폰 요금 인하=정부는 또 원자재가격 상승에 편승한 공산품의 부당한 가격인상에도 단호히 대처할 방침이다. 공정위는 밀가루와 음료, 과자, 김치, 두부, 치즈 등 주요 가격불안 품목별로 가격과 수급상황, 유통구조 전반을 현장 조사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또 치킨 등 가격거품 논란이 큰 제품에 대한 원재료 구입에서 제조, 도소매에 이르기까지 제품의 유통 흐름과 기업행태, 제도 등을 조사하고 정유사와 주유소간 불공정 관행도 조사해 유통구조를 개선하기로 했다.

에너지 가격과 관련, 정부는 현재 정유사가 싱가포르 현물시장의 휘발유가격에 연동해 국내 공급가격을 결정하는 체계가 합리적인지를 따져보기로 했다. 또 특별시와 광역시에 대형마트 주유소 진출기반도 갖춰 나가기로 했다.

액화석유가스(LPG)는 5㎏ 이하 소형용기 보급을 확대하고 두바이유가 배럴당 100달러가 넘으면 실내온도 제한과 경관 조명 소등조치 등 에너지사용 제한조치를 발동할 방침이다.

통신비 대책으로는 스마트폰 요금제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음성통화량을 20분 이상 늘리기로 했다. 이러면 1인당 월 2000원 이상 요금이 인하되는 효과가 예상된다.

최근 가격이 올랐거나 오를 우려가 있는 고등어와 분유, 원두, 세제 원재료 등에 대해서도 관세를 낮추고 밀가루와 타이어, 식용유 등에 대해서는 추가로 관세인하를 추진할 방침이다.

길재식기자 osolgil@

◆사진설명 : 2011년 1월 통화정책방향 관련 첫 금융통화위원회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가운데 김중수 총재가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키로 결정했다.

사진=김동욱기자 g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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