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의 틀` 복원 주력…`아시아로의 복귀` 분석도
냉각기 거친 뒤 北문제 기류전환 가능성
김정일-다이빙궈 면담…中 `중재외교` 주목

"미국이 중국과의 협력의 틀을 복원하기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다음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미국과 중국간 고위급 접촉에 외교가의 시선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한반도를 비롯한 북핵 현안에 정통한 서울의 한 외교소식통은 9일 "외교적 기류가 매우 복합적"이라고 말했다.

우선 미국이 오는 14∼17일 베이징 협의에 제임스 스타인버그 국무부 부장관과 제프리 베이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보좌관,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성 김 6자회담 특사 등 동북아와 한반도 담당 최고위 인사를 모두 보내기로 한 것이 시의성면에서 전문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과 중국간 관계는 올해 들어 대외적으로 대결적 측면이 심화되면서 국제사회의 긴장과 우려가 고조돼온 게 현실이다.

하지만 이미 국제사회에서 `G2(주요 2개국)`의 위상에까지 오른 중국과 계속 대결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대해 미국 조야가 최근 고심하고 있다는게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따라서 이번 베이징 미중 고위급 대화는 한편으로는 중국을 탐탁지 않게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시각을 전해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과 중국의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오바마 행정부의 의지를 전달하는 이벤트의 성격이 짙어보인다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더구나 내년 1월로 예정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를 계기로 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만큼 양국간 관계를 가급적 우호적인 기류로 포장하려는 미국 외교당국자들의 노력이 엿보인다.

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1월 초 중간선거에서 패한 뒤 재선을 고려해 외교적 성과도 신경써야 할 입장이다.

일부 외교전문가들은 2009년 취임한 오바마 대통령이 중동 문제에 방점을 두고 노력해왔으나 뚜렷한 성과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부정적 평가가 이어지자 아시아 쪽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미국내 기류르 전하고 있다. 이른바 `아시아로의 복귀`를 말한다.

특히 우라늄 농축 등 미국내에서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주제로까지 북한 핵문제가 비화되는 상황에서 더이상 북한 문제를 `전략적 인내`라는 명분으로 방치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다.

결국 미국으로서는 중국과의 협력이 중요해지는 국면이다.

이에 따라 스타인버그 부장관은 중국을 방문해 미.중간 협력을 강화하는 문제에대해 깊이있게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 문제가 주요 현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중국으로 하여금 북한이 연평도 포격, 우라늄농축 프로그램 등과 같은 도발을 자제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해달라고 요청하면서도 한반도 문제에서 양국간 시각차를 대화를 통해 조율하는 `투트랙 전술`을 구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관점에서 미국과 중국이 대북정책에 있어 일정한 냉각기를 거친 뒤 현재의 대결국면을 대화국면으로 전환하자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자연스럽게 중국이 제안한 6자 긴급협의에 관심이 쏠린다. 중국은 최근 6자 긴급협의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인 한국은 물론 일본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음에도 6자 긴급협의를 하루빨리 개최해 사태 악화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중국과의 협력을 중시하는 미국이라면 연말 연시(크리스마스 휴식기)의 자연스런 냉각기를 거쳐 6자 긴급협의의 개최를 동의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는게 외교가 일각의 분석이다.

중국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6자 긴급협의를 제안한 뒤 한동안 한.미.일의 반응을 관망하던 중국은 `특사` 다이빙궈(戴秉國) 국무위원을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달 후진타오 주석의 특사자격으로 방한했던 다이빙궈 국무위원이 9일 평양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면담한 것이다. 미중 고위급 접촉을 앞두고 미국에 제시할 중국의 카드를 점검하기 위해 필수코스를 거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다이 국무위원의 방북은 이르면 이달 1일 이뤄질 것으로 예측됐지만 계속 성사되지 않으면서 북한이 중국의 중재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특히 미국이 스타인버그 부장관의 방중 일정을 발표한 뒤 불과 하루 만에 다이 국무위원의 방북과 김정일 위원장과의 면담 사실이 공개된 것은 시의성이 절묘하다는 평가다.

다이 국무위원은 김 위원장에게 연평도 포격 도발과 같은 한반도 내 긴장조성 행위를 자제하라고 요청했을 공산이 크고 북한의 유화적 제스처도 이끌어냈을 가능성이 있다. 이는 미국이 그동안 대화의 조건으로 제시한 것들과 일맥상통한다.

다이빙궈의 평양 방문 결과가 긍정적일 경우 이를 바탕으로 중국은 미국과의 협의를 진행할 것이고, 그 후 다시 적극적인 대화 재개 행보를 이어갈 공산이 크다.

구체적으로는 6자회담 수석대표간 긴급협의 일정을 다시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 다. 대략 내년 1월 중반께를 2차 일정으로 제시할 경우 6자회담 참가국들은 다시 `선택의 기로`에 서게된다.

이미 러시아는 6자 협의에 참가할 뜻을 밝혔고, 북한은 이미 중국에 위임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면 이제 한국과 미국, 일본의 태도가 관건이다.

하지만 미국은 이미 중국과의 협의를 거친 상황에서 다소 신축적으로 대응할 가 능성이 크다면 결국은 한국의 태도가 전체 6자 프로세스의 진행을 결정하는 변수가 될 그런 상황이다.

외교소식통은 "한반도 외부의 기류는 언제든 변할 수 있는만큼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포격도발 등으로 격앙된 국내 정서를 감안하면서도 G2간 협의양상 등을 고려한 전략적 선택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면서 "북한의 도발을 강력히 응징하는 것은 당연한 대비태세이며, 이와함께 외교적 전술 구사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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