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스헬기 등 해군 장비의 부품을 교체한 것처럼속여 거액의 부당이득을 챙긴 정비업체 관계자 6명 모두에게 법원이 7일 이례적으로 중형을 선고한 데는 부산지검 공판부(유혁 부장검사) 이종익 검사의 항공분야 전문지식이 뒷받침된 것으로 8일 알려졌다.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를 졸업하고, 병역특례로 대한항공에서 3년간 엔지니어로 근무한 이종익 검사가 전문지식을 십분 발휘, 피고인들의 주장을 압도한 것.

부산지검의 내부 인사요인으로 이 검사가 이 사건을 맡게 된 것은 변론이 모두 끝나고, 선고만 기다리던 지난달 22일이었다.

피고인들은 변론과정에서 링스헬기 등 군 장비를 신제품으로 교체하지 않고, 고장난 부품 일부를 고쳤다고 하더라도 군의 성능검사를 통과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항변한 사실을 확인한 이 검사는 지난 1일 재판부에 피고인들의 주장이 허위라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 사건 선고이전에 피고인들의 주장은 법원에서 일부 받아들여져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수차례 기각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검사는 의견서에서 "항공기 정비는 고장 난 것을 고치는 게 아니라 고장 나기 전에 고치는 것"이라며 모든 부품에 피로수명(Fatigue Life)이 있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부품에 가해지는 압력변화가 반복되면 재질이 약화돼 일정 시점이 지나면 파괴된다는 이론으로 일부 부품을 손봐서 당장은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불시에 장비에손상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던 것이다.

특히 항공기 부품은 고장 나면 곧바로 추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고장 나면 곧바로 신제품으로 교체하는 게 원칙이라는 것을 제시했다. 이 검사는 또 전문가가 장비를 완전히 해체해 모든 부품의 이상유무를 확인한 뒤 재사용하는 `창정비(Overhaul)`이라는 개념은 있으나 피고인들처럼 고장이 확인된 일부 부품만 고쳐서는 안된다는 점을 지적해 재판부를 설득했다.

이 검사는 이어 "이 사건은 단순한 국고 편취를 넘어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국방력을 좀먹는 중대범죄여서 잠재적 피의자에게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라도 피해금액의 회복이나 범행의 가담 정도를 떠나 일벌백계에 처해야 한다."라는 논리를 폈다. 덕분에 불구속 기소됐던 피고인 5명이 모두 법정구속됐고, 피고인 6명 전원에게 검찰이 구형한 것에 가까운 중형이 선고됐다.

특히 한 허위정비 업체 부사장 안모(60)씨에게는 구형량(징역 4년)보다 무거운 징역 5년이 선고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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