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 원로들 한목소리… 과기부 부활과 별도 논의해야 과기정책 미래방향 토론회
"국과위 기능 강화안과 과학기술부 부활은 다른 얘기다. 시기를 달리 하더라도 병행 추진할 수 있다. 국과위 안이 지금 통과돼서 2년이라도 빨리 과학기술이 제몫을 하도록 해야 한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국과위) 기능 강화안에 대해 야당 등이 '과기부 부활이 낫다' '2년 후 다음 정권에 맡겨야 한다' 등 반대 목소리를 내놓고 있는 가운데 과학기술계 원로들은 국과위 기능 강화는 과기부 부활과 별도로 국가 과기 컨트롤타워 정립을 위해 시급하게 추진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7일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호텔에서 전임출연기관장협의회 주최로 열린 '과기정책의 미래방향' 토론회에 참석한 전직 장ㆍ차관, 출연연구기관 기관장 10여명은 이번이야말로 과기 컨트롤타워 실체를 제대로 세움으로써 현장의 연구자들이 안정성을 보장받으면서 창의적인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기회라며 법안 통과에 힘을 모으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원로들의 목소리를 정리했다.

◇채영복(전 과기부 장관)=하루라도 빨리 과기 거버넌스가 도입돼야 한다는 게 과기계의 소망이다. 야당과 여당 및 정부측의 첨예한 대립을 절충할 수 있는 안이 필요할 것 같다. 또 예비타당성 조사 사업이 매우 중요한데 개선안에서는 국과위가 새로운 R&D 프로그램을 기획하면 기재부가 취사선택해서 추진하도록 돼 있다. 이 부분은 보완돼야 한다.

◇박호군(전 과기부 장관)=각 부처를 총괄하려면 국과위가 가진 그릇의 크기를 키워야 한다. 또 국과위 시스템 하에서 지식경제부의 R&D 조직과 교과부의 한국연구재단 등도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수 있는 체계가 만들어져야 한다. 이와 함께 출연연뿐만 아니라 산학연 전체의 연구를 어떻게 가져갈 지를 고민해야 한다.

◇최석식(전 과기부 차관)=국과위 위상을 더 강화하려면 대통령이 관계장관과 과기 관련 정책 결정을 하기 위한 메커니즘을 하나 더 만들어야 한다. 행정부 내는 파워게임이다. 국과위 외에 국가과학기술회의 같은 엄브렐러를 하나 더 만들지 않으면 격상이 아니라 격하다. 기재부 등 부처를 총괄하려면 대통령에 버금가는 강력한 위원장을 두지 않으면 작동하지 못한다. 또 예산권 조정 내용을 국가재정법에 넣지 않으면 기재부가 안 움직일 수 있다. 기재부 소관법인 국가재정법 예산편성 절차에 넣어야 한다.

◇권오갑(전 과기부 차관)=지경부는 R&D 기획단에서 100여명이 일을 하고 있다. 그 기획단과의 기능을 어떻게 할 것인지 조정해야 한다. 또 장관급이 국과위 위원장이 되면서 부위원장이 없어졌는데 둬야 한다. 한국연구재단은 이사장이 공석이 되면서 비상근 이사가 이사장 역할을 하던데, 그래서는 안 된다.

◇박원훈(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원장)=국과위 기능 강화안과 과기부 부활은 시기만 다를 뿐 병행할 수 있다고 본다. 국과위 안이 지금 통과돼야지, 5년 후에 하려면 그동안 또 병폐가 쌓이고 힘들어진다. 출연연 개편은 국과위 설치 후에 하자는 게 정부안인데, 내년 상반기 국과위가 설치된 후 출연연 개편논의를 시작하면 내년 연말에도 개편이 힘들 것이다. 일단 출연연 소속을 국과위로 넣어두고 다음 방안을 찾아야 한다.

◇금동화(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원장)=설령 국과위가 앞으로 2년간 자리를 못 잡는다고 해도 맞는 방향이라면 가야 한다. 또 출연연 개편은 출연연뿐만 아니라 250여개 국공립 연구소 전체를 보고 안을 만들어야 한다. 먼저 국과위부터 통과시킨 후 출연연 개편을 별도로 추진해야 한다고 본다. 출연연 중에는 정말 국가가 걱정해야 할 이슈를 다루는 연구소는 국과위에 둬야 한다고 본다.

◇박승덕(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원장)=컨트롤타워 강화는 결국 국가 전체 R&D 예산을 국과위에서 집행하는 권한을 갖는 것이다. 강화된 국과위에서 의결이 돼야 각 부처의 R&D 예산이 집행되도록 해야 한다. 또 각 부처를 컨트롤하려면 각 부처 장관에 지시해야 하는데 위원회에 위원회에 각 부처 장관이 다 빠져있는 것은 문제다.

◇신재인(전 국가핵융합연구소 소장)=국가가 수행하는 연구의 목적이 분명히 정의돼야 한다. 대기업은 연구비가 국가보다 훨씬 많은데 거기와 똑같은 내용을 해서는 안 된다. 국민을 위한 연구, 국가를 위한 연구가 지금보다 훨씬 보강돼야 한다. 또 원자력, 우주항공, 해양 등 거대과학 분야는 일하는 방식, 계획 세우는 방식도 다른데 애매모호하게 기초연구도 아니고 산업연구도 아니게 위치해 있는데 제대로 정립해야 한다. 또 톱다운 연구와 종합조정 기능은 국과위가 책임지고, 나머지는 집행부처에 넘기는 유연성이 필요하다.

안경애기자 naturean@

◇ 사진설명 :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상 강화를 주제로 한 '과학기술 정책의 미래방향' 토론회에서 전직 과기부 장ㆍ차관, 연구기관 기관장 등이 의견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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