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OOK -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1997년 IMF, 2008년 세계 금융 위기를 거치며, 사람들에게 '경제'는 막연하지만 왠지 가장 중요한 무언가가 되어 왔다. 경제가 중요하다고는 하는데,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은 보통 사람들로서는 경제 문제에 대해 논하기가 쉽지 않다.

정확한 답을 찾으려면 수많은 기술적인 문제들에 대한 지식이 필요한데, 이런 지식은 복잡할 뿐더러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경우가 많다. 부실 자산 구제 조치의 효과, G20의 필요성, 은행 국영화의 장단점, 경영진에 대한 적합한 보수 수준 등을 넘어 아프리카 빈곤 문제, WTO 업무, 국제결제은행이 요구하는 자기자본 비율 등 아득하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개념들이다.

세계적인 석학으로 인정받는 장하준 캠브리지대 교수는 이 중에서도 시민의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23가지'를 추렸다. 어려운 주제들도 아니다. 장 교수는 "경제학의 95%는 상식을 복잡하게 만든 것이며, 나머지 5퍼센트도 아주 전문적인 부분까지는 아니지만 거기에 숨은 근본 논리는 쉬운 말로 설명 가능하다"고 말한다. 따라서 일상에서 '이게 아닌데' 싶으면서도 경제 지식 부족으로 제대로 말도 못하는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알짜배기 경제 '지식iN'의 역할을 추구한다.

저자가 경제의 대중화를 통해 이루고자하는 목표는 간단하다. 시민들이 경제 지식을 알고 자신들의 권리를 찾아가는 가운데, 현재의 '시장 만능 자본주의' 보다 더 나은 자본주의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믿음이다.

정책 결정권자들이 내리는 결정들이 확고한 증거와 제대로 된 논리에 근거한 것들인지를 상식에 비춰 따져 봐야 한다. 그런 후에야 기업, 정부, 국제기구 등에도 올바르게 행동하라고 요구할 수 있다.

결정을 내릴 힘을 가진 사람들은 상황이 아무리 불행하고 불공평해도 "그렇게 된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고, 따라서 변화를 가져올 방법도 없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진실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일단은 제대로 알고, 따져보고, 경제 시민으로서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장하준 지음/부키 펴냄/368쪽/1만4800원

박지성기자 jspa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