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장비재료 기업 키우자 - 좌담회 (2)
△사회=반도체와 LCD는 대규모 장치산업의 특성을 갖고 있다. 품질의 중요성이 더 클 수밖에 없다. 현재 국내 장비기업의 품질 수준은 어떠하며 품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박용석 사장= 글로벌 1위 기업과 국내 장비기업을 비교하면 차이가 큰 것이 사실이다. 글로벌 상위 기업은 장비 아이템도 상당히 많은데 국내 기업 매출 수준에서 따졌을 때 1∼2년치 매출을 투입해야 한가지 아이템을 갖출 수 있는 수준이라 양적으로도 따라가기 힘든 게 현실이다.
국산장비 수준이 많이 높아졌지만 수요기업이 2% 부족하다고 평가하는 것도 사실이다. LCD에서 경쟁력을 갖고 이 분위기를 OLED로도 몰고 가듯 이니셔티브를 잘 쥐고 산하기관 등과 잘 협력하며 관심을 갖는다면 차세대 시장에서도 큰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디스플레이는 11세대, 반도체는 450㎜ 공정이 숙제다. 지난 과정처럼 한다면 또 한국이 시장을 주도하지 않겠나 싶다.
△배효점 사장= 반도체든 디스플레이든 장비기업 대부분이 공정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 같다. 장비는 단순 물류장비가 아닌 융합장비다. 일본ㆍ미국의 유명 장비기업 대비 융합 기술력을 다 갖추지 못한 것 같다. 이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큰 과제다.
실제로 전방산업 인력이 공정 이해도가 가장 높다. 전ㆍ후방산업 간 협력이 필요한 이유다. 운영 노하우와 공정기반 기술이 녹아들지 않은 장비는 세계를 제패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일본의 상위 장비기업들은 백화점식 영업을 하지 않는다. 제품을 집약ㆍ집중화하면 전방산업에서 이를 밀어주는 전략을 구사한다. 특정 한 종류의 제품이라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기에 가능한 일이다. 또 재료를 모르고 장비를 만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특허를 피해가는 것도 기반기술 측면에서 생각한다면 문제가 된다. 산학연관이 연구하고 방향을 정해야 할 것이다.
△사회= 450㎜ 공정 장비와 11세대 등 차세대 장비개발 현황은 어떤가. 시장 선점에 필요한 과제는 무엇인가.
△김용태 단장= 지난 10년간 정부가 장비ㆍ재료 산업에 약 1조원을 투자했고, 그 성과가 이제 도출되고 있다. 문제는 이를 어떻게 집중 관리하느냐다. 그동안은 수요에 의해 개발했다면 이제는 전략적인 개발이 필요하다.
우선 수요ㆍ장비기업간 기술 개발 로드맵 공유를 좀 더 서두르고 정기적인 기술교류를 당부하고 싶다. 수요기업은 최소 2년 뒤를 예측하고 장비ㆍ기술 로드맵을 일정 기간마다 공유해야 한다. 한국에 글로벌 수요기업들이 있는 것은 장비기업에 대단한 경쟁력이 된다. 한국에서 통하면 외국에서도 다 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비기업들은 R&D에 대한 태도를 바꿀 필요가 있다. 사업단을 운영하다 보니 정부의 자금지원이 없으면 당장 이익이 되는 분야에만 주력하는 모습을 자주 봤다. 국내 대부분의 장비기업들이 규모가 영세해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지만, R&D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다져야 할 것이다.
차세대 장비 개발에 대한 정부의 느긋한 태도도 문제다. 300㎜ 장비는 한국이 후발주자이지만 450㎜ 시장은 언제 열릴지 누구도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수요기업들이 2015년 제품을 양산하겠다지만 R&D에만 3년이 걸린다. 당장 내년에 시작해도 양산라인에 적용하는 시점이2015년이다. 지금 시작해도 늦는데 정부가 시급성을 모르는 것 같다.
미국과 일본은 450㎜ 표준화 작업에 열심이다. 특히 미국은 이미 7월에 표준화를 완료하고 규격을 정했다. 10나노미터를 최종 기술로 예상하는 한국과 달리 미국은 25개 대학이 참여하는 거대 프로그램을 통해 6나노미터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도 미국처럼 전략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람, 펀드, 체계를 갖춘 센터를 만들 필요가 있다.
△염근영 교수= 동감한다. LCD의 경우 11세대에 대해 연구한 사람이 없는 것 같다. AM OLED를 5.5세대에서 8세대로 진화시키자는 의견도 충분한 연구를 거친 뒤 나온 결론인지 의문이 든다.
다행인 것은 지난 5월부터 차세대 LCD 장비ㆍ소재개발협의회를 통해 향후 개발장비에 대한 로드맵과 지적재산권(IP) 등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기조가 차세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로도 연결돼야 한다. 그동안 반도체는 차세대 장비 개발이 잘 돼 왔는데 디스플레이는 너무 빠르게 발전해와서 그런지 적절한 대비가 미흡했다.
디스플레이는 반도체와 달리 아시아권에서 주로 개발됐다. 유럽과 미국에도 관련 기업들이 있는데 유리기판 사업을 중지하고 LCD가 아닌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로 넘어간 기업들이 많다. 이들은 일본 등 아시아에서 특허료를 받으며 재료 등에서 많은 이익을 남기고 있다. 어찌보면 시장을 선점해놓고 플렉시블 시대가 열리기를 기다리는 입장으로 보면 맞다.
그러나 우리는 2∼3년 후의 시장만 보고 있다. 실제로는 5년 이후를 봐야 한다.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미리 투자하고 R&D를 위해 대학ㆍ연구소 등에도 투자해야 한다.
디스플레이 장비 가격은 상당히 고가여서 개발비도 많이 든다. 정부 지원금을 확대해야 한다. 차세대 장비개발을 위해 학계와 연구소에서는 요소기술개발에 투자해야 한다. 중소기업도 R&D를 위해 대학과 함께 작업할 필요가 있다.
△정만기=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장비 모두 선도기술이 필요하다. 2∼3년 후가 아닌 5년 이상을 내다봐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한다. 중장기 개발 로드맵이 필요하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에 R&D를 맡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자금을 제공해 매칭펀드 형태로 함께 기술개발에 나서야 한다. 지금까지 정부는 이 역할을 해왔지만 앞으로는 더욱 확대할 것을 다짐한다.
또 지금까지 장비산업에 대한 별도의 정부대책을 만들어왔는데 각 분야별로 특화한 발전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수요ㆍ장비기업의 공동 개발ㆍ협력이다. 그러나 수요기업을 모두 모아놓는 것은 의미없다고 본다. 삼성ㆍLGㆍ하이닉스 각각 계열별로 모여서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만들고 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해 수요ㆍ장비기업간 커뮤니케이션을 하는게 중요하다. 단순 장비개발이 아니라 전반적인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한 가지 제품에 경쟁력을 가지면 좋겠지만 아직 국내 장비기업들은 그 정도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한 기업이 여러 종류의 장비를 만들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실력을 쌓아 나간다면 각 기업 고유의 전문분야가 생길 것이다. 1∼2개 품목으로 1조원 매출을 올릴 수 있는데 그 핵심은 R&D 뿐이다. 과감히 R&D 자금을 집행해 나가겠다.
△사회= 인력ㆍ특허문제도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김호 부회장= 장비 재료 기업들이 겪는 가장 큰 문제는 인력이다. 대부분 지방에 위치하다보니 R&D 인력이 입사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서울과 가까운 지역에 공동 R&D센터를 만드는 전략을 제안하고 싶다. 인재교육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위해 중기 지원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했으면 한다.
특허전담 인력 지원도 필요하다. 해외 기업들은 플렉시블 등 신기술에 대한 특허를 준비중인데 우리는 대비책이 없다. 특허청에서 중소기업의 특허 인식을 높이기 위한 맞춤형 교육을 했으면 좋겠다. 특허무효전략 등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고 영역별 특허를 데이터베이스화할 필요도 있다. 선진기업의 특허 현황, 특허맵 등을 만들어야 한다.
△배효점= 에스에프에이는 대학 선택과목을 제외하고 전공과목만 기준으로 삼아 채용을 진행한다. 실력있는 인재를 뽑아 회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아직 우리 사회에서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은 변하지 않았다. 월급이나 회사 인지도가 낮아도 서울에서 출퇴근 가능한지 여부가 회사 선택의 첫 번째인게 현실이다.
사회적 인식도 특허 못지 않게 중요하다. 따라서 중소기업 지원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공동 R&D센터에 우수 인력을 집중 배치하면 공격적 특허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정만기= 우리나라에서 매년 IT인력이 6만명 배출된다. 미국이 7만명 수준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숫자가 많다. 양이 많다보니 질적으로 열악해진 것 같다. 질적 개선을 위한 대책을 하반기에 만들 계획이다.
기업은 문화생활 여건, 교통, 연구소 환경 등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자발적으로 해야 한다. 정부도 이 점은 등한시했었는데 앞으로 노력하겠다.
대만의 청년들은 중소기업에 입사해 CEO를 하는 것을 인생의 성공으로 여긴다고 한다. 반면 우리나라 청년들은 대기업의 부품 역할에 만족하지 않나. 언론과 함께 중소기업의 장래성이 크다는 점을 제대로 인식시켰으면 한다.
특허문제의 경우 특허만 전문적으로 사들여 산업계를 공격하는 특허전문회사(NPE) 때문에 제조업이 많은 국가들이 더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경부도 이에 대한 대응책을 준비 중이다.
또 중소기업이 글로벌 전세계 동시특허나 불확실한 정보 등에 직면했을 때 정부가 어떻게 도울지 고민하고 있다. 실태조사를 정확히 해서 중소기업이 특허분쟁에 휘말렸을 때 지원할 수 있는 정책을 찾아야 한다.
△사회= 지금까지 장비ㆍ재료산업의 현황과 경쟁력 수준을 짚어봤다. 각 산업계에서는 직면한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대안과 전략이 필요하다고 보나.
△김호= 무엇보다 수요 대기업과 협력 중소 장비기업간 동반성장 대책이 중요하다. 실질적 대중소 동반성장을 실현하려면 시장논리에 따라 대기업이 동반성장을 선도하는 중심기업으로, 중소기업은 이에 상응하는 파트너로 역할 분담을 가져가야 한다. 협회도 대중소 기업간 실질 동반성장이 이뤄질 수 있도록 중소기업 인력수급 방안, 대중소 공동 기술설명회 등 세부 실천 방안을 마련할 것이며, 지속 동반성장 추진상황을 모니터링하겠다.
△배효점= 국내 디스플레이 전방산업은 워낙 강력하다. 수요ㆍ장비기업간 유대를 강화해 대면적 LCD, OLED, 플렉서블 등 차세대 기술ㆍ장비개발에 무엇이 필요한지 빠르게 파악하고 준비해야 한다.
△황득규= 사명감을 갖고 상호 적극 협력하면 전방산업의 경쟁력뿐만 아니라 국가의 미래에도 영향이 클 것이다. 삼성전자도 사명감을 갖고 노력할 것이며 정부의 더 적극적인 지원도 요청한다. 그동안 정부와 업계가 기술력 확보를 위해 노력한 결과가 올해부터 구매로 연결되고 있다. 기술수준을 더 높이기 위해서는 수요기업이 3차 부품기업까지 육성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대응하겠다.
또 각 라인별이 아닌 기술 공정별로 나눠 끝까지 협력사를 지원하고 미리 장비를 준비하는 체계를 갖춰야겠다.
△김문환= 부품 국산화가 많이 부족하다. 장비 국산화율은 높아졌지만 부품 국산화율은 여전히 낮다. 부품 국산화 비중을 높여야 한다.
△두성규= 장비기업들은 제품을 빨리 공급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영세한 부품기업을 끌어줄 필요가 있다. 장비기업에게 받은 기술 로드맵을 부품업체와 공유하고 함께 개발에 나서야 한다. 제도적으로 미흡한 부분은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
△염근영= 원천기술 확보는 정말 중요한 과제다. 공동 R&D센터에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수요기업들이 모두 참여하면 좋을 것이다. 부품도 공동 연구한다면 더욱 효율적일 것이다.
에처장비 하나로 수 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램(RAM) 역시 처음에는 다양한 종류의 장비를 만들었다. 장기적인 기술개발로 전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제품을 확보한 것이다. 우리도 공동R&D, 산ㆍ학ㆍ연 공동 요소기술개발 등을 추진해 글로벌 1등 품목을 가져야 한다.
△정만기= 국내 수요기업의 경쟁력이 탄탄하고 국산화 의지도 높아 미래는 밝다. 중요한 것은 수요ㆍ장비기업간 유기적인 협력이다. 정부는 중간 공공기관들과 협력하고 학계와 기업에서 주요 기술을 선정하면 이의 육성을 잘 뒷받침하겠다. 5년 앞을 내다보면 국산화 이슈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기대하고 싶다.
정리=배옥진기자 withok@
사진=김민수기자 ultrartist@
△사회=반도체와 LCD는 대규모 장치산업의 특성을 갖고 있다. 품질의 중요성이 더 클 수밖에 없다. 현재 국내 장비기업의 품질 수준은 어떠하며 품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박용석 사장= 글로벌 1위 기업과 국내 장비기업을 비교하면 차이가 큰 것이 사실이다. 글로벌 상위 기업은 장비 아이템도 상당히 많은데 국내 기업 매출 수준에서 따졌을 때 1∼2년치 매출을 투입해야 한가지 아이템을 갖출 수 있는 수준이라 양적으로도 따라가기 힘든 게 현실이다.
국산장비 수준이 많이 높아졌지만 수요기업이 2% 부족하다고 평가하는 것도 사실이다. LCD에서 경쟁력을 갖고 이 분위기를 OLED로도 몰고 가듯 이니셔티브를 잘 쥐고 산하기관 등과 잘 협력하며 관심을 갖는다면 차세대 시장에서도 큰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배효점 사장= 반도체든 디스플레이든 장비기업 대부분이 공정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 같다. 장비는 단순 물류장비가 아닌 융합장비다. 일본ㆍ미국의 유명 장비기업 대비 융합 기술력을 다 갖추지 못한 것 같다. 이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큰 과제다.
실제로 전방산업 인력이 공정 이해도가 가장 높다. 전ㆍ후방산업 간 협력이 필요한 이유다. 운영 노하우와 공정기반 기술이 녹아들지 않은 장비는 세계를 제패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일본의 상위 장비기업들은 백화점식 영업을 하지 않는다. 제품을 집약ㆍ집중화하면 전방산업에서 이를 밀어주는 전략을 구사한다. 특정 한 종류의 제품이라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기에 가능한 일이다. 또 재료를 모르고 장비를 만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특허를 피해가는 것도 기반기술 측면에서 생각한다면 문제가 된다. 산학연관이 연구하고 방향을 정해야 할 것이다.
△사회= 450㎜ 공정 장비와 11세대 등 차세대 장비개발 현황은 어떤가. 시장 선점에 필요한 과제는 무엇인가.
△김용태 단장= 지난 10년간 정부가 장비ㆍ재료 산업에 약 1조원을 투자했고, 그 성과가 이제 도출되고 있다. 문제는 이를 어떻게 집중 관리하느냐다. 그동안은 수요에 의해 개발했다면 이제는 전략적인 개발이 필요하다.
우선 수요ㆍ장비기업간 기술 개발 로드맵 공유를 좀 더 서두르고 정기적인 기술교류를 당부하고 싶다. 수요기업은 최소 2년 뒤를 예측하고 장비ㆍ기술 로드맵을 일정 기간마다 공유해야 한다. 한국에 글로벌 수요기업들이 있는 것은 장비기업에 대단한 경쟁력이 된다. 한국에서 통하면 외국에서도 다 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비기업들은 R&D에 대한 태도를 바꿀 필요가 있다. 사업단을 운영하다 보니 정부의 자금지원이 없으면 당장 이익이 되는 분야에만 주력하는 모습을 자주 봤다. 국내 대부분의 장비기업들이 규모가 영세해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지만, R&D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다져야 할 것이다.
차세대 장비 개발에 대한 정부의 느긋한 태도도 문제다. 300㎜ 장비는 한국이 후발주자이지만 450㎜ 시장은 언제 열릴지 누구도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수요기업들이 2015년 제품을 양산하겠다지만 R&D에만 3년이 걸린다. 당장 내년에 시작해도 양산라인에 적용하는 시점이2015년이다. 지금 시작해도 늦는데 정부가 시급성을 모르는 것 같다.
미국과 일본은 450㎜ 표준화 작업에 열심이다. 특히 미국은 이미 7월에 표준화를 완료하고 규격을 정했다. 10나노미터를 최종 기술로 예상하는 한국과 달리 미국은 25개 대학이 참여하는 거대 프로그램을 통해 6나노미터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도 미국처럼 전략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람, 펀드, 체계를 갖춘 센터를 만들 필요가 있다.
△염근영 교수= 동감한다. LCD의 경우 11세대에 대해 연구한 사람이 없는 것 같다. AM OLED를 5.5세대에서 8세대로 진화시키자는 의견도 충분한 연구를 거친 뒤 나온 결론인지 의문이 든다.
다행인 것은 지난 5월부터 차세대 LCD 장비ㆍ소재개발협의회를 통해 향후 개발장비에 대한 로드맵과 지적재산권(IP) 등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기조가 차세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로도 연결돼야 한다. 그동안 반도체는 차세대 장비 개발이 잘 돼 왔는데 디스플레이는 너무 빠르게 발전해와서 그런지 적절한 대비가 미흡했다.
디스플레이는 반도체와 달리 아시아권에서 주로 개발됐다. 유럽과 미국에도 관련 기업들이 있는데 유리기판 사업을 중지하고 LCD가 아닌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로 넘어간 기업들이 많다. 이들은 일본 등 아시아에서 특허료를 받으며 재료 등에서 많은 이익을 남기고 있다. 어찌보면 시장을 선점해놓고 플렉시블 시대가 열리기를 기다리는 입장으로 보면 맞다.
그러나 우리는 2∼3년 후의 시장만 보고 있다. 실제로는 5년 이후를 봐야 한다.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미리 투자하고 R&D를 위해 대학ㆍ연구소 등에도 투자해야 한다.
디스플레이 장비 가격은 상당히 고가여서 개발비도 많이 든다. 정부 지원금을 확대해야 한다. 차세대 장비개발을 위해 학계와 연구소에서는 요소기술개발에 투자해야 한다. 중소기업도 R&D를 위해 대학과 함께 작업할 필요가 있다.
△정만기=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장비 모두 선도기술이 필요하다. 2∼3년 후가 아닌 5년 이상을 내다봐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한다. 중장기 개발 로드맵이 필요하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에 R&D를 맡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자금을 제공해 매칭펀드 형태로 함께 기술개발에 나서야 한다. 지금까지 정부는 이 역할을 해왔지만 앞으로는 더욱 확대할 것을 다짐한다.
또 지금까지 장비산업에 대한 별도의 정부대책을 만들어왔는데 각 분야별로 특화한 발전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수요ㆍ장비기업의 공동 개발ㆍ협력이다. 그러나 수요기업을 모두 모아놓는 것은 의미없다고 본다. 삼성ㆍLGㆍ하이닉스 각각 계열별로 모여서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만들고 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해 수요ㆍ장비기업간 커뮤니케이션을 하는게 중요하다. 단순 장비개발이 아니라 전반적인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한 가지 제품에 경쟁력을 가지면 좋겠지만 아직 국내 장비기업들은 그 정도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한 기업이 여러 종류의 장비를 만들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실력을 쌓아 나간다면 각 기업 고유의 전문분야가 생길 것이다. 1∼2개 품목으로 1조원 매출을 올릴 수 있는데 그 핵심은 R&D 뿐이다. 과감히 R&D 자금을 집행해 나가겠다.
△사회= 인력ㆍ특허문제도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김호 부회장= 장비 재료 기업들이 겪는 가장 큰 문제는 인력이다. 대부분 지방에 위치하다보니 R&D 인력이 입사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서울과 가까운 지역에 공동 R&D센터를 만드는 전략을 제안하고 싶다. 인재교육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위해 중기 지원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했으면 한다.
특허전담 인력 지원도 필요하다. 해외 기업들은 플렉시블 등 신기술에 대한 특허를 준비중인데 우리는 대비책이 없다. 특허청에서 중소기업의 특허 인식을 높이기 위한 맞춤형 교육을 했으면 좋겠다. 특허무효전략 등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고 영역별 특허를 데이터베이스화할 필요도 있다. 선진기업의 특허 현황, 특허맵 등을 만들어야 한다.
△배효점= 에스에프에이는 대학 선택과목을 제외하고 전공과목만 기준으로 삼아 채용을 진행한다. 실력있는 인재를 뽑아 회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아직 우리 사회에서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은 변하지 않았다. 월급이나 회사 인지도가 낮아도 서울에서 출퇴근 가능한지 여부가 회사 선택의 첫 번째인게 현실이다.
사회적 인식도 특허 못지 않게 중요하다. 따라서 중소기업 지원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공동 R&D센터에 우수 인력을 집중 배치하면 공격적 특허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정만기= 우리나라에서 매년 IT인력이 6만명 배출된다. 미국이 7만명 수준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숫자가 많다. 양이 많다보니 질적으로 열악해진 것 같다. 질적 개선을 위한 대책을 하반기에 만들 계획이다.
기업은 문화생활 여건, 교통, 연구소 환경 등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자발적으로 해야 한다. 정부도 이 점은 등한시했었는데 앞으로 노력하겠다.
대만의 청년들은 중소기업에 입사해 CEO를 하는 것을 인생의 성공으로 여긴다고 한다. 반면 우리나라 청년들은 대기업의 부품 역할에 만족하지 않나. 언론과 함께 중소기업의 장래성이 크다는 점을 제대로 인식시켰으면 한다.
특허문제의 경우 특허만 전문적으로 사들여 산업계를 공격하는 특허전문회사(NPE) 때문에 제조업이 많은 국가들이 더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경부도 이에 대한 대응책을 준비 중이다.
또 중소기업이 글로벌 전세계 동시특허나 불확실한 정보 등에 직면했을 때 정부가 어떻게 도울지 고민하고 있다. 실태조사를 정확히 해서 중소기업이 특허분쟁에 휘말렸을 때 지원할 수 있는 정책을 찾아야 한다.
△사회= 지금까지 장비ㆍ재료산업의 현황과 경쟁력 수준을 짚어봤다. 각 산업계에서는 직면한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대안과 전략이 필요하다고 보나.
△김호= 무엇보다 수요 대기업과 협력 중소 장비기업간 동반성장 대책이 중요하다. 실질적 대중소 동반성장을 실현하려면 시장논리에 따라 대기업이 동반성장을 선도하는 중심기업으로, 중소기업은 이에 상응하는 파트너로 역할 분담을 가져가야 한다. 협회도 대중소 기업간 실질 동반성장이 이뤄질 수 있도록 중소기업 인력수급 방안, 대중소 공동 기술설명회 등 세부 실천 방안을 마련할 것이며, 지속 동반성장 추진상황을 모니터링하겠다.
△배효점= 국내 디스플레이 전방산업은 워낙 강력하다. 수요ㆍ장비기업간 유대를 강화해 대면적 LCD, OLED, 플렉서블 등 차세대 기술ㆍ장비개발에 무엇이 필요한지 빠르게 파악하고 준비해야 한다.
△황득규= 사명감을 갖고 상호 적극 협력하면 전방산업의 경쟁력뿐만 아니라 국가의 미래에도 영향이 클 것이다. 삼성전자도 사명감을 갖고 노력할 것이며 정부의 더 적극적인 지원도 요청한다. 그동안 정부와 업계가 기술력 확보를 위해 노력한 결과가 올해부터 구매로 연결되고 있다. 기술수준을 더 높이기 위해서는 수요기업이 3차 부품기업까지 육성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대응하겠다.
또 각 라인별이 아닌 기술 공정별로 나눠 끝까지 협력사를 지원하고 미리 장비를 준비하는 체계를 갖춰야겠다.
△김문환= 부품 국산화가 많이 부족하다. 장비 국산화율은 높아졌지만 부품 국산화율은 여전히 낮다. 부품 국산화 비중을 높여야 한다.
△두성규= 장비기업들은 제품을 빨리 공급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영세한 부품기업을 끌어줄 필요가 있다. 장비기업에게 받은 기술 로드맵을 부품업체와 공유하고 함께 개발에 나서야 한다. 제도적으로 미흡한 부분은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
△염근영= 원천기술 확보는 정말 중요한 과제다. 공동 R&D센터에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수요기업들이 모두 참여하면 좋을 것이다. 부품도 공동 연구한다면 더욱 효율적일 것이다.
에처장비 하나로 수 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램(RAM) 역시 처음에는 다양한 종류의 장비를 만들었다. 장기적인 기술개발로 전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제품을 확보한 것이다. 우리도 공동R&D, 산ㆍ학ㆍ연 공동 요소기술개발 등을 추진해 글로벌 1등 품목을 가져야 한다.
△정만기= 국내 수요기업의 경쟁력이 탄탄하고 국산화 의지도 높아 미래는 밝다. 중요한 것은 수요ㆍ장비기업간 유기적인 협력이다. 정부는 중간 공공기관들과 협력하고 학계와 기업에서 주요 기술을 선정하면 이의 육성을 잘 뒷받침하겠다. 5년 앞을 내다보면 국산화 이슈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기대하고 싶다.
정리=배옥진기자 withok@
사진=김민수기자 ultr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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