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여종 피규어 장식장에 빼곡
캐릭터 새겨진 물건 모두 수집
■ 마니아 & 동호회
'마징가' 마니아 신형관 CJ미디어 PD
CJ미디어의 신형관(42) PD는 로봇만화 캐릭터 '마징가' 마니아다. 신 PD는 1995년 케이블TV 개국 이래 줄곳 엠넷과(Mnet)과 티비엔(tvN)에서 '엠카운트다운', 'MKMF', 'ENEWS', '스타일 아이콘 어워즈'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콘서트를 기획ㆍ제작한 베테랑 PD다. 그는 어릴 적 TV에서 방영한 '마징가Z'에 반한 이후 수많은 종류의 마징가 피규어를 30년간 모아왔다. 그간 수집한 피규어 종류만 해도 200여종이 넘고 가격으로 환산하면 어림잡아 2000만원이 넘는다. 또 DVD, LD, 티셔츠, 포스터 등 마징가와 관련된 것이라면 모두 모은다.
그의 마징가 사랑은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9년생인 신 PD는 꿈 많은 소년시절이던 70년대 중반 우리나라에 처음 방송된 TV만화 마징가에 매료됐다. 그는 "놀거리가 많지 않던 시절 마징가는 중요한 문화적 코드 중 하나였다"며 "70년대 소년시절을 보낸 지금의 40대들에겐 너나 할 것 없이 마징가에 대한 기억과 로망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를 위해 아버지는 마징가 '포피(poppy) 초합금' 시리즈를 선물해 주었다. 이것이 컬렉션 1호가 됐다. 당시 이런 피규어들은 일본서 보따리로 들여와서 소수만 가질 수 있었던 꽤 고가의 제품이었지만 공부를 잘하거나 하면 가끔씩 사주셨다. 이때부터 자연스럽게 수집이 시작됐고 컬렉션 목록은 늘어갔다.
신 PD는 마니아라면 단순히 무작정 모으는 것이 아니라 '컬렉션의 컨셉과 가치', '인생에서 나와 코드가 맞는 것은 무엇인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어른이 돼 PD가 된 이후 본격적인 마징가 수집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신 PD에 따르면 마징가의 어원은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마귀의 마(魔)와 신의 신(神), 나의 아(我)가 결합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결국 악한 것과 선한 것(신의 기운)이 모두 내 안에 있기 때문에 조종하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악마도 될 수 있고 신도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만화 첫 장면에도 '만일 너에게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면 악을 위해 쓸 것인가, 선을 위해 쓸 것인가'를 묻는 장면이 나온다.
신 PD는 마징가를 보면서 콘텐츠를 제작할 때도 색다르고 다양한 세계관과 철학으로 접근해야겠다는 영감을 떠올린다. 또 단순하고 뻔한 로봇들의 선악대결이 아니라 곱씹어 볼만한 스토리텔링에 대해서도 주목한다. 실제로 마징가의 원작자 '나가이고'의 여러 작품들은 기존 상식을 뒤엎는 여러 작품들이 많이 있다.
신 PD는 "내게 마징가는 어떤 사물과 현상을 다르게 생각해보는 계기를 갖게 한다. 또 방 안 진열장을 볼 때마다 행복했던 소년시절이 아련히 떠올라 마음이 무척 편안해진다"며 "결국 마징가는 내 인생에 있어 휴식이자 영감을 주는 충전소와 같다"고 그 가치를 정의했다. 그는 마징가의 치명적인 매력으로 'PD로서 콘텐츠 제작에 남다른 접근을 잊지 말자'는 것을 끊임없이 자극하는 것이라며 연말 시상식 같은 큰 프로그램을 연출할 때는 중계차 안에 피규어를 하나 세워두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구입경로는 인터넷을 이용하거나 일본출장을 갈 때 오타쿠들의 본산으로 불리는 도쿄 아끼야바라(우리나라 용산 전자상가 같은 곳)에 들린다. 또 서울에서도 남부터미널 부근의 국제전자상가에 있는 전문 숍도 애용하는 편이다. 10여년 전만 해도 일본에서 7만원 하던 것이 우리나라에서 20만원 할 정도로 2~3배 가격차가 났으나 요새는 인터넷이나 동호회 카페 등의 영향으로 적정 가격선이 형성돼 있다고 한다.
200여종의 마징가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아이템은 일본 마미트사에서 나온 한정판 '대합금' 시리즈. 마징가 시리즈 중 가장 비싼 군에 속하는 대합금 시리즈는 현재 70만원 내외에서 거래가 되고 있지만 2000년대 초반 구입 당시에는 100만원 가까이 주고 산 애장품 중의 애장품이다. 신 PD는 "이사할 때 TV, 침대, 가구, 냉장고 등 고가의 물품은 모두 포장이사 해도 마징가만큼은 직접 모든 것을 손수 포장해서 내 차로 옮긴다"며 남다른 애정을 과시했다.
마징가 컬렉션의 유일무이한 단점은 실용도(?)가 떨어진다는 점. 신 PD는 한 선배가 100만원짜리 마징가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세탁기 보다 비쌀 수 있냐"며 "혹시 그 마징가가 타고 다닐 수 있는 것이냐"고 반문했던 웃지 못할 에피소드를 전했다. 하지만 아들에게는 마징가 덕분에 최고의 아빠에 등극했다. 친구들이 집에 놀러오면 진열장을 보고 입이 쩍 벌어질 정도로 10살 난 그의 아들은 친구들 사이에서 선망의 대상이다.
신 PD는 70년대 최초로 나온 시리즈인 반다이사의 '포피 초합금' 시리즈를 모두 모으는 것이 꿈이다. 또 언젠가는 수십년간 모아온 2000만원 상당의 모든 마징가 피규어 컬렉션을 아들에게 물려주기로 약속했다. 이것은 바로 꿈과 세계관을 아들에게 물려주는 것이다. 그는 초합금 시리즈 케이스에 새겨진 '소년의 꿈을 가진 어른들을 위해!'라는 문구를 소개하며 "마징가는 내 인생의 예술작품"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한민옥기자 mohan@
캐릭터 새겨진 물건 모두 수집
■ 마니아 & 동호회
'마징가' 마니아 신형관 CJ미디어 PD
CJ미디어의 신형관(42) PD는 로봇만화 캐릭터 '마징가' 마니아다. 신 PD는 1995년 케이블TV 개국 이래 줄곳 엠넷과(Mnet)과 티비엔(tvN)에서 '엠카운트다운', 'MKMF', 'ENEWS', '스타일 아이콘 어워즈'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콘서트를 기획ㆍ제작한 베테랑 PD다. 그는 어릴 적 TV에서 방영한 '마징가Z'에 반한 이후 수많은 종류의 마징가 피규어를 30년간 모아왔다. 그간 수집한 피규어 종류만 해도 200여종이 넘고 가격으로 환산하면 어림잡아 2000만원이 넘는다. 또 DVD, LD, 티셔츠, 포스터 등 마징가와 관련된 것이라면 모두 모은다.
그의 마징가 사랑은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9년생인 신 PD는 꿈 많은 소년시절이던 70년대 중반 우리나라에 처음 방송된 TV만화 마징가에 매료됐다. 그는 "놀거리가 많지 않던 시절 마징가는 중요한 문화적 코드 중 하나였다"며 "70년대 소년시절을 보낸 지금의 40대들에겐 너나 할 것 없이 마징가에 대한 기억과 로망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를 위해 아버지는 마징가 '포피(poppy) 초합금' 시리즈를 선물해 주었다. 이것이 컬렉션 1호가 됐다. 당시 이런 피규어들은 일본서 보따리로 들여와서 소수만 가질 수 있었던 꽤 고가의 제품이었지만 공부를 잘하거나 하면 가끔씩 사주셨다. 이때부터 자연스럽게 수집이 시작됐고 컬렉션 목록은 늘어갔다.
신 PD에 따르면 마징가의 어원은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마귀의 마(魔)와 신의 신(神), 나의 아(我)가 결합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결국 악한 것과 선한 것(신의 기운)이 모두 내 안에 있기 때문에 조종하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악마도 될 수 있고 신도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만화 첫 장면에도 '만일 너에게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면 악을 위해 쓸 것인가, 선을 위해 쓸 것인가'를 묻는 장면이 나온다.
신 PD는 마징가를 보면서 콘텐츠를 제작할 때도 색다르고 다양한 세계관과 철학으로 접근해야겠다는 영감을 떠올린다. 또 단순하고 뻔한 로봇들의 선악대결이 아니라 곱씹어 볼만한 스토리텔링에 대해서도 주목한다. 실제로 마징가의 원작자 '나가이고'의 여러 작품들은 기존 상식을 뒤엎는 여러 작품들이 많이 있다.
신 PD는 "내게 마징가는 어떤 사물과 현상을 다르게 생각해보는 계기를 갖게 한다. 또 방 안 진열장을 볼 때마다 행복했던 소년시절이 아련히 떠올라 마음이 무척 편안해진다"며 "결국 마징가는 내 인생에 있어 휴식이자 영감을 주는 충전소와 같다"고 그 가치를 정의했다. 그는 마징가의 치명적인 매력으로 'PD로서 콘텐츠 제작에 남다른 접근을 잊지 말자'는 것을 끊임없이 자극하는 것이라며 연말 시상식 같은 큰 프로그램을 연출할 때는 중계차 안에 피규어를 하나 세워두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구입경로는 인터넷을 이용하거나 일본출장을 갈 때 오타쿠들의 본산으로 불리는 도쿄 아끼야바라(우리나라 용산 전자상가 같은 곳)에 들린다. 또 서울에서도 남부터미널 부근의 국제전자상가에 있는 전문 숍도 애용하는 편이다. 10여년 전만 해도 일본에서 7만원 하던 것이 우리나라에서 20만원 할 정도로 2~3배 가격차가 났으나 요새는 인터넷이나 동호회 카페 등의 영향으로 적정 가격선이 형성돼 있다고 한다.
200여종의 마징가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아이템은 일본 마미트사에서 나온 한정판 '대합금' 시리즈. 마징가 시리즈 중 가장 비싼 군에 속하는 대합금 시리즈는 현재 70만원 내외에서 거래가 되고 있지만 2000년대 초반 구입 당시에는 100만원 가까이 주고 산 애장품 중의 애장품이다. 신 PD는 "이사할 때 TV, 침대, 가구, 냉장고 등 고가의 물품은 모두 포장이사 해도 마징가만큼은 직접 모든 것을 손수 포장해서 내 차로 옮긴다"며 남다른 애정을 과시했다.
마징가 컬렉션의 유일무이한 단점은 실용도(?)가 떨어진다는 점. 신 PD는 한 선배가 100만원짜리 마징가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세탁기 보다 비쌀 수 있냐"며 "혹시 그 마징가가 타고 다닐 수 있는 것이냐"고 반문했던 웃지 못할 에피소드를 전했다. 하지만 아들에게는 마징가 덕분에 최고의 아빠에 등극했다. 친구들이 집에 놀러오면 진열장을 보고 입이 쩍 벌어질 정도로 10살 난 그의 아들은 친구들 사이에서 선망의 대상이다.
신 PD는 70년대 최초로 나온 시리즈인 반다이사의 '포피 초합금' 시리즈를 모두 모으는 것이 꿈이다. 또 언젠가는 수십년간 모아온 2000만원 상당의 모든 마징가 피규어 컬렉션을 아들에게 물려주기로 약속했다. 이것은 바로 꿈과 세계관을 아들에게 물려주는 것이다. 그는 초합금 시리즈 케이스에 새겨진 '소년의 꿈을 가진 어른들을 위해!'라는 문구를 소개하며 "마징가는 내 인생의 예술작품"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한민옥기자 mohan@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실시간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