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불리ㆍ재송신 비용 연 1730억 예상 타격
지상파 새 협상카드 가능 … 방통위도 나설듯

케이블업계가 `배수진'을 쳤다.

지상파방송사가 재송신 유료화 방침을 철회하지 않는 한, 디지털은 물론 아날로그까지 1500만 모든 케이블TV 가입자에 대한 지상파방송 재전송을 중단하기로 결의했다.

케이블업계가 자칫 시청자를 볼모로 한 `실력행사`라는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이같은 초강경책을 들고 나선 것은 그만큼 케이블업계의 상황이 절박하기 때문이다. 항소를 해도 1심 판결을 뒤엎을 가능성은 거의 없는 데다, 케이블업계의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상황이다. 협상에 나설 경우 자칫 지상파방송사들의 의지대로 끌려갈 가능성까지 높다고 본 것이다.

다소 부담스럽더라도 초강수를 둠으로써 그동안 난시청 해소 등에 기여해 온 케이블TV의 수신보조행위를 제대로 확인ㆍ인정받겠다는 전략도 깔려있다. 또 설령 재전송을 실제 중단하지 않더라도 사회문제, 나아가 국가적 비상사태로 확대시킴으로써 향후 지상파방송사 협상에서 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지상파방송사는 디지털 방송만을 대상으로 가입자당 320원의 저작권료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연간 37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케이블업계는 이번에 지상파 재송신 대가를 주면, 아날로그 방송 등 전 가입자를 대상으로 유료화 요구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연간 지상파 재송신에 1730억원의 비용이 들어간다는 계산이다.

당장 케이블TV가 지상파방송 재전송을 하지 않을 경우 사태는 심각해진다. 현재 지상파방송 직접수신이 가능한 가구는 지역별로 차이가 크지만 10%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1900만 시청세대 중 190만 세대만이 케이블TV 등 유료방송에 의존하지 않고, 지상파방송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전체 유료방송 가입세대 중 케이블TV는 1500만으로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즉, 케이블TV가 재전송을 중단할 경우 직접수신이 가능한 190만 세대와 위성방송 및 IPTV 가입세대를 제외한 1000만 세대 이상이 방송법상 의무전송 대상인 KBS1과 EBS를 제외하고 KBS2, MBC, SBS 등의 지상파방송의 시청이 불가능해진다.

물론, 아직 협상 여지는 있다. 가능성은 적지만 지상파방송사가 파격적인 협상카드를 제시할 수도 있고,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가 직접 중재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실제 지상파 재송신 중단은 케이블업계 보다는 지상파방송사에 더 부담이다. 방송이 중단되면 그야말로 난시청 현황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플랫폼 사업자로 난시청 환경에 대한 책임론이 본격적으로 불거질 수밖에 없다.

방통위도 최악의 사태는 막아야 할 상황이다. 방통위는 우선 케이블업계가 지상파 방송을 중단하기 위해서는 약관변경 신고와 시설변경 허가를 받아야하기 때문에 이런 절차 없이 방송을 중단할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시청자들의 불편함을 초래하는 사태는 막아야한다"며 "두 진영이 협상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방통위는 지상파방송사에게는 SO에 대한 형사소송을 취하하고, SO에게는 협상에 응할 것을 각각 요구할 계획이다.

한민옥기자 mo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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