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현 밀레코리아 전무
컨버전스 시대가 도래하면서 다양한 디지털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근래 대표적인 것이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은 휴대전화에 인터넷 통신과 정보검색 등 컴퓨터 지원 기능을 추가해 이동 중 인터넷을 통해 교통, 날씨 등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최근에는 사용자에 맞는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다운받아 여러 가지 개인정보도 관리한다.

이렇게 제품이 발전하면서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도 똑똑해지고 있다. 제품별 '얼리어답터'의 특성을 가진 국내 소비자들이 신제품의 출시보다 한 걸음 앞서 제품을 접하고, 상품에 대해 날카로운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또 제품 구매부터 제품 AS에 이르는 과정에 스스로 참여해 '소비자 주권시대'를 이끌고 있다.

최근 주방가전의 경우에는 아예 주부 소비자들이 모여 독자적으로 다양한 제품을 비교해보는 온라인 블로그와 카페가 생겨나고 있다. 어떤 카페는 수십 명에서부터 많게는 수만 명이 넘는 소비자들이 참여해 온ㆍ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차원 높은 소비자 모임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제품 활용법 및 소비자 불만사항 등을 공동으로 처리하기 위해 온ㆍ오프라인 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제품이 똑똑해진 만큼 소비자들도 이에 뒤질세라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들은 똑똑해진 소비자들을 위해 새로운 신제품을 개발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고 콘텐츠도 예전에 비해 다양해지고 있다. 이렇게 소비자들에게 쫓기며 기술개발에 속도를 내다보면 진정 중요한 것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 그것이 바로 품질관리다.

제품의 진정한 가치가 제대로 된 성능에 있다면, 그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제품을 오래 사용 할 수 있도록 출시 전 철저한 품질관리가 선행되어야 한다. 독일 명품가전 밀레의 경우 제품을 출시하기 전에 제품에 대한 가혹하리만큼 엄격한 테스트는 물론, 20년 간 사용이 가능한 내구성 강한 부품을 사용한다. 독일을 포함한 서유럽의 경우 서비스 비용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한 후 막대한 서비스 비용으로 제품을 계속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더러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제품 출시로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제품을 선사해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때로는 소비자가 신제품보다도 기존 제품을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조건을 만들어주고 제품이 소비자에게 주는 진정한 가치를 알게 하는 것도 기업의 몫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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