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2일 오전 발표한 새로운 `애플TV`의 개념은 방송사 및 영화 등의 콘텐츠에 대한 스트리밍 비디오 대여점이다.

아이튠스를 통해 동영상을 일정 시간 대여해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시청 가능한 콘텐츠는 폭스TV와 ABC 등의 방송사 프로그램 및 비디오 대여 사이트인 넷플릭스의 영화 등이다. 방송 프로그램은 99센트, 신작 영화는 4.99달러다.

셋톱박스 형태인 애플TV의 가격도 저렴하다. 기존 애플TV가 299달러인데 비해 99달러를 대폭 낮췄다. 가격하락에는 저장공간을 대폭 줄인 점이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스트리밍 방식이다 보니 콘텐츠를 구입해 저장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이는 장기적으로는 클라우드 컴퓨팅에 기반을 두고 콘텐츠를 시간과 장소, 단말기에 관계없이 스트리밍으로 볼 수 있게 하겠다는 애플의 3스크린 전략이라고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앞으로 방송사 및 콘텐츠 사업자들과의 제휴를 확대하면서 클라우드에 기반으로 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겠다는 것이다. 애플이 현재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짓는 만큼, 콘텐츠 사업자들의 참여가 확산될 경우에도 충분히 클라우드로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동영상 콘텐츠뿐만 아니라 음악 역시 클라우드에 기반한 스트리밍 방식으로 서비스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사이트인 `라라`를 인수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애플TV 전략은 구글TV와는 일부 차별화된다.

구글은 소니 등 TV 제조사와의 제휴를 통해 인터넷 기반의 TV를 공급하는 전략을 우선으로 추구하고 있다. TV자체로 인터넷을 자유자재로 이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방송 프로그램 등 동영상 콘텐츠를 쌍방향으로 마음껏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구글의 전략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한 오픈 전략을 추구하는 만큼, 제조사와의 관계가 원활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러나 단일 플랫폼 전략을 추구해온 애플은 제조사와의 협력이 원활치 않다. TV 자체를 제조하는 대신 셋톱박스 형태의 단말기를 내놓은 이유 중의 하나도 이 같은 사정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또 콘텐츠 사업자들의 저작권을 우선적으로 보장해주는 정책을 사용하고 있다. 아이튠스에 음악 저작권자들이 초기부터 속속 참여한 데도 이 같은 배경이 깔려있다.

애플TV에서 저장이 아닌 아이튠스라는 단일 창구로 스트리밍 방식을 선택한 이 유에도 저작권 보호를 통해 콘텐츠 사업자들의 경계심을 풀겠다는 의도도 숨어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과 같은 스트리밍 방식을 채택한 구글이 폭스TV, ABC, NBC, CBS 등과 접촉하고 있지만, 이들이 수익을 잠식당할 우려를 표시하는데다 구글TV에 제공된 콘텐츠들이 인터넷상에 불법 유통될 것에 대한 염려로 제휴를 꺼려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정지훈 우리들병원 생명과학연구소장은 "콘텐츠 사업자로서는 동영상이 저장되는 방식은 불법 업로드 및 다운로드 등 저작권 침해에 대한 우려를 낳을 수 있다"면서 "그러나 스트리밍 방식은 콘텐츠 사업자들이 이 같은 우려 없이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애플TV에 참여할 수 있는 동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애플TV의 영향력은 당분간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애플이 국내 방송사 및 콘텐츠 사업자와의 대규모 제휴를 하지 않는 한 애플TV는 유용성이 떨어진다. 저작권 문제로 미국 방송사의 콘텐츠를 소비하기도 어려울 전망이다.

TV외에 별도로 애플TV를 구매해야 하는 점도 소비자들에게는 부담일 수 있다. 구글TV가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TV를 구매하면 되는 것과는 다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애플TV가 확산될 경우 제도적인 측면에서도 여러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강정수 연세대 박사는 "애플TV와 구글TV는 시차를 두고 스트리밍으로 방송 프로 그램 등을 소비할 수 있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방송법에 대한 재편을 요구할 것"이라며 "이미 유럽에서는 이 같은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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