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부채 문제로 올해 전세계 금융시장을 혼동으로 몰아넣은 그리스. 채무 불이행 선언을 피하기 위해 정부지출을 줄이고 `긴축`의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그리스지만 무기 수입만큼은 예외로 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 보도했다.

신문은 `잠수함 계약이 그리스를 침몰시키는데 일조했다`는 기사를 통해 최근 그리스가 독일로부터 두 척의 잠수함을 구입하는 데 10억유로 이상을 지출했다고 전했다. 또한 6척의 프리깃함과 15대의 헬리콥터를 프랑스로부터 구입했고, 최근 몇년 동안에는 미국으로부터 20여대 이상의 F16 전투기를 구입하는 데 15억 유로 이상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그리스는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지출이 월등하게 높다. 2008년 기준으로 유로존의 평균 국방비 지출은 GDP 대비 1.8% 가량인데 반해, 그리스는 3.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키프로스나 해상 경계선 등을 둘러싸고 터키와 오랜 갈등 관계를 유지해온 인구1천100만명의 그리스는 유럽 지역에서 재래식 무기 최대 수입국이며, 세계적으로 볼때도 중국, 인도, UAE, 한국에 이어 다섯번째 무기수입국이다..

신문은 "그리스의 무기수입은 천문학적 국가부채를 누적시킨 주요 요인들 중 하나였다"고 지적했다. 그리스가 자발적으로 무기를 구입한 것인지, 아니면 독일이나, 프랑스 등의 압력으로 구매하게 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테오도르 판갈로스 부총리는 지난 5월 "우리가 필요하지도 않은 무기를 구입하도록 압력을 느끼고 있다"면서 이 같은 거래로 `국가적 수치심`을 느낀다고 말한 바있다.

또한 독일과 프랑스가 그리스에 대한 엄청난 재정지원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무기구매를 요구했다는 주장도 일부 유럽 관리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그러나 독일과 프랑스 등은 무기구매 계약은 이미 오래전에 체결된 것이며 재정지원과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일각에서는 그리스의 부패구조가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그리스 경제범죄수사국은 지난 10년간 총 160억유로에 달하는 무기구매 과정에서 웃돈 거래 또는 불필요한 무기구매 여부를 수사하고 있으며, 최근 독일 검찰은 그리스와의 잠수함 거래 과정에서 독일 군수업체가 그리스 관리들에게 수백만 유로의 뇌물을 건넨 혐의를 수사중이라고 WSJ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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