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개선안 공감 … 국과위서 예산ㆍ평가 관장 예상
정부출연연구기관 발전 민간위원회(위원장 윤종용 삼성전자 고문)가 내놓은 정부 과학기술 거버넌스 개편안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이 정책화 의지를 밝힘에 따라 과기 거버넌스 개편작업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28일 과학기술계 및 출연연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4일 청와대에서 민간위의 `과학기술 거버넌스 개편 및 출연연 구조개선안'을 보고 받은 자리에서 민간위의 과기 거버넌스 개편안에 대해 공감하고, 일부 보완한 후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이날 윤종용 위원장과 한양대 김창경 교수(민간위 간사) 등은 민간위가 지난해 연말부터 출연연과 과학기술계 의견을 수렴해 도출한 최종안을 보고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지식경제부로 이원화돼 있는 과기 출연연을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이하 국과위) 산하로 모으고, 국과위를 사무조직과 정책, 예산조정, 평가 권한을 갖는 기관으로 격상하자는 게 민간위 안의 골자다. 교과부와 지경부의 출연연 관리와 과기정책 기능의 상당 부분이 국과위로 이관되고, 기획재정부의 과기 예산 및 평가권한도 국과위로 가는 방향이다.

출연연 개편은 건설기술연구원ㆍ식품연구원ㆍ기초과학지원연구원ㆍ과학기술정보연구원 등 일부 출연연은 부처 소속으로 이관하고, 국과위 산하 출연연과 이사회는 법인을 통합하는 안이 도출됐다.

이 대통령은 보고를 받은 후 민간위가 그린 전체적인 거버넌스 개편방안에 대해 공감하는 한편 일부는 보완하고 구체화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위 소속 한 위원은 "대통령이 일부는 수용하고, 일부는 보완할 것을 지시했으며 민간위가 추가 보완작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민간위 소속 위원은 "보고는 주로 상위 거버넌스에 대해 이뤄졌으며 대통령이 상당히 많은 것을 미리 파악하고 민간위 안에 대해 동의를 해줬다"고 밝혔다.

과학기술계와 출연연 관계자들은 이번 개편이 국가 과기 R&D시스템을 발전적으로 개편하는 기회라는 점에서 꼭 정책화돼야 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특히 대부분의 출연연 기관장들은 출연연 법인 통합이라는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대승적인 차원에서 거버넌스 개편을 지지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반면 이번 개편으로 얻는 것이 없는 3개 부처가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거나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추진조직이 없을 경우 실질적인 정책화 단계에서 힘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정부조직법 개정과정에서 국회의 변수도 예상된다.

대덕특구에 위치한 한 출연연 기관장은 "현재 시스템은 출연연의 자율성이 없고, 부처ㆍ연구회ㆍ기재부 등 정책추진 과정에서 `시어머니'가 너무 많다는 게 문제"라며 "또 실질적인 R&D 예산을 받는 부처가 나눠져 있어 두 부처의 생각이 다르면 출연연은 꼼짝도 할 수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간위 안은 이 세가지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그림인 만큼 출연연 기관장들 사이에서 지지의견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출연연 기관장은 "하고 싶었던 얘기는 민간위에 다 한 만큼 이번 안이 리더십을 갖고 추진됐으면 한다"고 말하고 "변화를 위한 변화가 아니라 선의적 의도로 진행되는 것인 만큼 지지한다"고 말했다.

출연연의 다른 기관장은 "이번 개선안은 과기 홀대론과 컨트롤타워 부재 논란을 일거에 해소할 수 있는 안"이라며 "출연연 법인통합은 아쉬움이 있을 수 있지만 국가 미래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상당 부분 동의한다"고 밝혔다.

과학기술계 한 인사는 "과학기술이 향후 국가 전체적인 먹거리를 만들어 내려면 미래를 내다보는 큰 그림의 과기 거버넌스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그런 면에서 7월이 매우 중요한 달이 될 것으로 보고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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