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 사랑한다`

지난 13일(한국시간) `검은 별` 군단을 이끌고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D조 조별리그 1차전 상대 세르비아를 1-0으로 격침시킨 가나 대표팀 밀로반 라예바츠(56) 감독의 얼굴에는 희비가 교차했다.

라예바츠는 남아공 월드컵 출전 감독 중 가장 젊은 축에 속하고 감독으로서 지명도도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평가돼왔지만, 대회 개막 이후 온 대륙이 고대하던 `아프리카 국가 첫 승`을 낚으며 지금까지 축구 인생에서 최고의 순간을 맞았다. 하지만 그 승리가 감독 자신의 조국인 세르비아를 상대로 한 것이었기에 마냥 즐거워할 수만은 없었다.

남아공 대회는 특히 내전과 분리독립으로 1998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는 유고슬라비아로, 2006년 독일에서는 세르비아-몬테네그로로 출전해야 했던 세르비아가 완전한 독립국가로서 본선에 오른 첫 월드컵. 그러한 사정을 잘 알기에 조국으로부터 승리를 빼앗은 라예바츠 감독의 마음이 가볍기만 할 리 없다.

세르비아 대표팀 감독 라도미르 안티치와 친구이기도 한 라예바츠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월드컵 첫 승리의 기쁨과 조국에 패배를 안긴 씁쓸함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라예바츠 감독은 "아프리카 팀이 유럽의 강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둬 기쁘고 경기 내내 두려움 없이 전력을 다한 가나 선수들에게 축하를 보낸다"면서도 "감독으로 서 거둔 가장 큰 승리이지만 동시에 조국인 세르비아에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기 종료를 알리는 주심의 휘슬이 울릴 때 세르비아 선수들의 괴로 운 표정에 마음이 아팠다"며 "하지만 나는 프로 감독으로서 할 일을 해야했다"고 토로했다. 라예바츠 감독은 "세르비아 선수들이 다음 상대인 독일과 호주와의 경기에서는 꼭 승리를 거둬 가나와 함께 16강에 올랐으면 좋겠다"고 조국과 자신의 팀 모두의 행운을 비는 것으로 복잡한 심경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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