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목! 핫이슈 - '게임엔진' 외산만 써야하나
토종게임 대부분 언리얼ㆍ크라이 등 사용… 게임업체 자체개발 노력 기울여야

게임 개발의 핵심 소프트웨어로, 일명 '게임의 심장'으로 불리는 게임엔진의 외산 종속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어, 국산 게임 기반기술 고도화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대다수 게임업체가 게임 개발에 사용했거나, 적용 중인 게임엔진은 '언리얼', '크라이' 등 유명 외산 제품이다. 실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는 언리얼2, '아이온'은 크라이를 사용해 개발이 이뤄졌다. 차기작 '블레이드앤소울'도 언리얼3를 채용하고 있다.

또 블루홀스튜디오가 제작중인 화제작 '테라'는 언리얼3를, 송재경 대표의 '아키에이지'는 크라이2를 각각 사용 중이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에서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거의 모든 게임들이 외산 엔진을 쓰고 있는 것이다. 네오위즈게임즈도 언리얼3를 활용해 MMO 장르의 신작을 개발 중이며, 위메이드의 '네드'도 크라이2를 사용하고 있다.

슈팅게임 장르도 마찬가지다. 자체 엔진을 사용해 '스페셜포스'를 제작한 드래곤플라이는 후속작 '스페셜포스2'에는 언리얼3를 사용하고 있다. 게임하이도 외산엔진 쥬피터EX를 활용, '서든어택2'와 '하운즈'를 개발중이다. 레드덕은 '아바'에 이어 '메트로 컨플릭트'에도 언리얼3를 적용중이다. 차세대 대작 중 자체 개발한 국산 엔진을 사용하는 게임은 김학규 IMC게임즈 대표가 제작중인 무협 MMORPG '프로젝트LD'외에는 전무한 실정이다.

게임엔진은 게임 소프트웨어를 제작하기 위한 프로그래밍 언어로 구성된 기반기술을 의미한다. 특히 3D 게임 제작에 있어 광원, 그래픽 효과 등을 살려 입체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그 활용이 불가피해 '게임의 심장'이라 불린다. 한국 게임의 외산엔진 의존도가 높아진 것도 바로 거의 모든 게임들이 3D로 제작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의 일이다.

하지만 언리얼3, 크라이2 등 유명엔진의 최신 버전은 그 가격이 20억원에 육박한다. 크라이엔진을 국내 공급하는 크라이텍의 박영목 한국 지사장은 "외산엔진 활용을 기술종속으로 우려하지만 이는 한국의 우수한 게임들이 빨리, 잘 완성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협력과 보완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고성능 외산엔진이 게임의 성공에 절대적인 기여를 하는 것은 아니다. 오래 동안 개발이 지체된 '아이온'의 경우 크라이엔진을 구입, 게임에 맞게 재구성하는 데만 2년 가까운 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성능비가 탁월한 것은 맞지만 최적화시키는데 걸리는 시간 과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기술력이 부족하면 제대로 활용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정철화 CJIG대표는 "세계 최고라는 한국의 온라인 게임이 제작비 감축을 위해 그래픽 작업은 중국에 외주를 주고 엔진은 미국이나 독일 것을 사용하는 실정"이라며 "우리가 내세울 것은 서버 기술과 상용화 노하우 정도인데 이마저 중국 게임과 그 격차가 날로 좁혀지는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도 이같은 현실을 고려, 국산게임 엔진 제작을 위한 지원사업을 펼친바 있다. 과거 게임산업개발원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각각 관련사업을 전개했으나 이를 통해 제작된 엔진을 사용, 상용화해 흥행을 이룬 국산게임은 전무한 실정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엔진개발사업에 고문으로 참여했던 김태곤 엔도어즈 상무이사는 "외국 게임사가 자신들의 게임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최적화된 엔진을 만들고 이중 '명품'으로 인정받는 것들이 국제적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이라며 "좋은 엔진은 엔진 그 자체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한 시도에서 탄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 차원의 노력보다는 엔씨소프트, 넥슨 등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이 차기작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국산 명품 엔진이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세계 온라인 게임 1위를 유지하기 위해선 기반기술을 고도화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선도기업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서정근기자 antil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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