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마침내 충북 충주로 번지면서 전국으로 확산됐다. 가축방역 당국은 구제역 위기경보 단계를 최상위단계인 `심각(Red)`에 준하는 수준으로 격상시켰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2일 "전날 신고된 충북 충주시 신니면 용원리의 구제역 의심돼지들에서 시료를 채취해 정밀검사한 결과 구제역 양성인 것으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이 농가는 1천마리의 돼지를 기르고 있는데 그중 어미돼지 1마리와 새끼돼지 9마리가 구제역 의심 증상을 보여 신고됐다.

이 농가는 구제역이 최초로 발병한 인천 강화군의 한우 농가에서 약 136㎞ 떨어져 있다. 20㎞까지 설정된 가축방역 당국의 방역망(網)을 크게 벗어난 곳이다.

결국 당국의 방역망이 뚫렸다는 얘기다. 또 인천 강화와 이에 맞닿은 경기 김포를 중심으로 번져가던 구제역이 광역 행정구역을 뛰어 넘으면서 사실상 전국으로 퍼지고 말았다.

여기에 감염 가축이 소에 비해 바이러스 전파력이 100∼3천배에 달하는 돼지여서 추가 확산도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 돼지들에서 발견된 구제역 바이러스는 혈청형이 `O형`으로 인천 강화군, 경기 김포시에서 발병한 것과 동일하다. 강화.김포의 구제역이 옮은 것일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올 1월 경기 포천 일대에서 터진 구제역은 혈청형이 `A형`으로 강화발(發) 구제역과 달랐다.

그러나 아직까지 방역 당국은 뚜렷한 전염 경로나 매개 같은 역학적 연관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이번 검사에서도 김포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항원(바이러스) 검사에서는 양성 반응이 나온 반면 항체 검사에선 음성이 나왔다. 아직 항체가 형성되기 전이어서 감염된 지 3∼4일밖에 안 됐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또 역시 전날 신고된 강화의 2개 농장 중에서도 불은면 덕성리의 한우.염소 농가도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농장은 최초 발생 농가에서 6.5㎞ 떨어져 경계지역(반경 3∼10㎞)에 속하는 곳이다.

이 농가는 다섯 번째 구제역 확진 농가(선원면 냉정리 한우 농가)를 방문했던 인공수정사가 다녀간 일이 있는 역학 농장이다.

이로써 구제역 감염 농가는 모두 8곳으로 늘었다.

방역 당국은 비상이 걸렸다. 일단 충주의 농가는 돼지가 감염 대상임을 감안해 예방적 살처분 범위를 반경 500m에서 3㎞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94개 농가 1만2천620마리의 가축에 대한 살처분 작업에 들어갔다.

강화군 불은면의 한우 농가는 예방적 살처분 범위를 500m로 유지하되 감염 추이를 지켜보기로 했다. 이 주변에선 69농가 132마리가 살처분 대상이다.

이에 따라 강화발 구제역으로 인한 살처분 가축 수는 전날인 21일까지 2만9천863마리에 이날 1만2천752마리가 추가되면서 모두 4만2천615마리로 늘었다.

당국은 또 충주의 돼지 농가를 중심으로는 반경 20㎞까지, 강화군 불은면의 한 우 농가를 중심으로는 반경 10㎞까지 방역대도 새로 설정해 가축.사람에 대한 이동 통제와 소독.방제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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