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천 한국은행 전자금융팀장
복사지 B5용지(46배판) 크기의 태블릿PC인 아이패드(iPad)가 미국에서 3일 오전(현지시간)에 판매가 시작되었다. 물론 종이보다는 두꺼워 두께가 약 13.4mm로 알려져있다. 무게는 0.68Kg으로 현재 출시된 어떤 넷북보다도 얇고 가볍다고 한다. 주요 외신과 뉴스사이트는 아이패드에 대한 뜨거운 반응에 호응하듯 관련 기사를 쏟아냈다.

이는 애플 브랜드에 대한 높은 관심과 제품의 새로운 컨셉트가 인기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아이패드가 양면시장(Two-sided market)을 공략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양면시장이란 두 종류의 이용자가 플랫폼을 통해 상호 작용함으로써 가치가 창출되는 시장이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양면시장은 G마켓이나 옥션 등이 이에 해당한다.

애플은 아이팟(iPod)에서 음원사업자와 음악구매자를 이어주어 거래를 도와주고 그에 대한 수익 뿐 아니라 아이팟의 판매 수익도 거두었다. 아이폰(iPhone)에서는 앱의 개발자와 아이폰 앱의 이용자를 이어주어 양면시장에서의 성공적인 비즈니스 생태계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었다. 물론 아이폰의 새로운 컨셉트가 한 몫 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리차드 슈말렌지(Richard Schmalensee) MIT공대 교수는 2007년 저서 '카탈리스트 코드(Catalyst Code)'에서 다양한 양면시장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화학적 개념에 비유해 '촉매반응(Catalyst reaction)'이라고 말하였다. 아이폰 제품과 앱스토어는 일종의 촉매상품(Catalyst product) 인 것이다.애플은 성장을 멈춘 성숙기 상품이라도 앱스토어 등과 같은 '촉매상품'을 잘 활용하면 얼마든지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아이패드가 공식 판매를 전후하여 소비자들과 온갖 미디어가 뜨거운 호응을 하는 것은 애플이 콘텐츠사업자와 소비자, 양면의 관심을 끄는데 성공하여 애플 혼자서 아이패드를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사업자와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동참을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아이패드의 사례는 양면시장의 두 그룹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혹은 플랫폼)은 판매 뿐만 아니라 마케팅에서도 파괴력이 얼마나 클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동안의 미디어의 제왕이었던 신문, 잡지사들은 아이패드에 미래의 사운을 걸고 아이패드 전용 애플리케이션의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3차원 동영상, 고해상도 스포츠 동영상, 신개념의 디지털 잡지 등 콘텐츠의 질 뿐 만 아니라 보여주는 방식도 바꾸고 있다.

수평적인 생태계를 구성하여 양면시장을 구성하는 고객들의 윈윈을 이끌어내는 애플의 사례는 모양은 비슷해도 애플리케이션을 독점 계약하여 그 숫자를 앱스토어에 채워 넣는 방식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3G 무선통신 지원 아이패드 모델은 기존의 아이폰처럼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와 연계한 형태로 판매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널찍한 화면, 무선 데이터 통신, 멀티터치 기능 세 가지를 모아 놓은 까닭에 보고 듣고 손으로 느끼는 즐거움은 휴대폰의 작은 크기의 손맛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아이폰보다 몇 배는 커질 듯하다.

이젠 이동 중에 전자책을 읽고, 음악을 실시간 검색으로 듣고, 동영상과 TV를 블로거로 공유하며 보고, 콘텐츠를 감상하는 동안 상대방에게 말을 하고, 기록하고 싶거나 전달하고 싶은 것을 컴퓨터 부팅시간 없이 즉시 쓰고, 심지어는 다른 일하다가 보여주고 싶은 것을 촬영 전송한다. 그동안 이러한 것들의 요구는 휴대폰이나 노트북이 어느 정도 충족시켜 주었다. 이젠 휴대폰과 노트북보다 편리하고 유용한 아이패드란 태블릿PC에 기업과 소비자들이 열광하는 것 같다. 과거나 지금도 수많은 태블릿PC가 있어 왔음에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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