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현 투이컨설팅 대표
제너럴 일렉트릭의 CEO를 맡고 있는 제프리 임멜트는 현재 기업 경영이 얼마나 복잡한가를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1990년대의 경영은 지금과 비교하면 무척 쉬운 일이었다. 아마도 개를 CEO에 앉혀 놓아도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1990년대에 제너럴 일렉트릭의 CEO는 경영 전도사로 유명한 잭 웰치였다. 임멜트의 이야기를 들은 잭 웰치는 지금의 경영 환경은 너무나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과거보다 훨씬 더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현재의 기업 환경은 수년전보다 상당히 달라졌다. 경영 성과를 결정하는 요인들이 복잡하게 얽혀있고 수시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전략 수립과 전략 실행이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환율이 급등하면 판매 의사결정은 어떻게 할까? 금리 변동성이 커지고 부동산 가격이 움직인다면 여신은 어떤 방향으로 운영할까? 등의 전략적 방향을 결정하여야 한다. 또한 전략을 수립한 다음에는 기업의 최고위층부터 현장의 직원까지 일관되게 전략을 실행하여야만 전략의 적용 효과가 나타난다.

올바른 전략을 수립하는 일이 가능할까? 전략 수립을 위해서는 앞으로의 기업 환경 변화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어느 정도는 기업의 의사결정이 기업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IT의 발전과 확산, 글로벌화 진전 등에 따라 미래의 변화를 예측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다. 또 기업 생태계에서 기업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존재들(고객, 공동체회, 파트너 등)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져서, 기업은 생태계에 적응하여야 하는 존재가 되어 있다. 어떤 기업도 생태계를 거스르게 되면 살아남을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사전에 변화를 예측하고 전략을 수립하여 실행하는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새로운 기업 환경에서 중요한 것은 외부의 변화에 얼마나 빠르게 대응하느냐는 것이다.

전략 수립에 있어서 대응성이 중요하다면 이를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까? 해답은 데이터에 있다. 지금은 대부분의 거래들이 정보시스템으로 처리되고 있다. 또 고객 정보는 데이터베이스에 충분하게 보관할 수 있다. 환경 검색(environment scanning) 기술을 이용하면 시장 추세, 경쟁자 정보 등도 과거보다 훨씬 쉽게 구할 수 있다. 전략적 대응성은 내부 및 외부의 데이터 확보 능력과 분석 및 의사결정 스피드에 의해 좌우된다. 즉, 전략적 대응 능력은 데이터 역량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전략을 실행하는 것은 쉬운 일일까? 부즈앤 컴패니의 수석 부사장인 닐슨은 2008년 하바드 비즈니스리뷰에 전략 실행에 관한 서베이 결과를 발표하였는데, 전략의 37%가 실행에 성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기업은 전략 수립보다 전략 실행에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좋은 전략을 수립하였다 하더라도 이를 전체 조직 구성원이 이해하고 의도한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는 것이 간단한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전략 실행력을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전략 실행을 위하여 조직구조를 바꾸거나 성과 측정 및 보상 시스템의 조정을 시도한다. 그러나 실제로 전략 실행에는 정보와 의사결정권한이 조직구조나 동기부여방안 보다 두 배 이상의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한다. 보다 정확하고 충분한 정보의 활용과 조직 내 정보 공유 등이 전략을 바른 방향으로 실행시키는데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전략 실행을 모니터링하고 통제하는 기법으로 균형성적표(balanced score card)가 널리 쓰이고 있다. 카플란과 노튼은 BSC를 기반으로 팰라디음(palladium) 프로세스 모델을 전략실행 관리 방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팔라디움 프로세스의 첫 단계는 데이터 품질 확보 및 활용이다. 따라서, 전략 실행 능력은 데이터 역량의 수준에 좌우된다.

지금까지 기업들의 IT 투자는 프로세스 자동화 또는 통합에 치중되어 왔다. 그러나 프로세스가 잘 되어 있다고 해서 데이터가 저절로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또한 프로세스가 아무리 정교하게 정보시스템으로 구축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데이터가 틀리게 되면 프로세스의 수행 결과도 엉망이 된다. 프로세스와 데이터는 동전의 앞뒤와 같다. 좋은 프로세스는 좋은 데이터가 있어야만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이런 점은 경영전략 차원에서도 더욱 중요하다. 드러나지 않은 경쟁력의 원천이 바로 데이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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