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마켓 게임등급분류제와 갈등
애플 아이폰에 이어 구글 안드로이드폰까지 스마트폰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지만, 국내 인터넷 규제관련 실정법들과 잇따라 갈등을 빚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최근 아이폰을 통해 유튜브 한국판에 동영상을 올리는 것을 둘러싸고 제한적 본인확인제(인터넷 실명제) 위반 논란이 인데 이어, 이번에는 안드로이드폰용 오픈마켓 안드로이드마켓이 국내 심의를 받지 않은 게임을 대량 유통하면서 국내 게임물 등급분류제도와 충돌하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안드로이드마켓의 국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해외에서 서비스 중인 안드로이드폰용 게임 4400여종을 유통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게임산업진흥법상 국내에 유통되는 모든 게임은 사전에 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 게임위)로부터 등급분류 심의를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게임위는 이날 구글코리아에 시정 권고를 전달했으나, 구글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시정 권고를 전달받으면 본사와 협의하겠다"면서도 "전 세계에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한국만 별도로 게임 카테고리를 없앨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해 시정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경우 구글이 국내 실정법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으로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사실 해외 오픈마켓에서 국내 게임물 유통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아이폰 출시 당시 애플 앱스토어도 비슷한 논란을 겪었다. 애플은 사전 심의제도를 이유로 국내 앱스토어에서 게임 카테고리를 삭제했으나, 일부에서 엔터테인먼트 카테고리를 통해 미심의 게임을 유통하면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애플이 게임위의 시정 권고를 받아들여 엔터테인먼트 카테고리 내의 미심의 게임을 차단하고 있으나, 여전히 해외 계정 등을 통해 편법으로 유통되는 미심의 게임은 막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게임 심의를 비롯, 인터넷 규제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 환경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인터넷 규제로 결국 국내 업체들만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전날 방송통신위원회가 유튜브 한국판에서 실명 확인 없이 아이폰을 통해 동영상을 올리는 행위가 본인확인제를 위반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과 관련, 인터넷 업계 일각에서는 국내 사이트에 대한 역차별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는 심의제도 때문에, 해외 업체들과 경쟁도 힘든 상황에서 국내 업체들만 규제를 적용 받아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해결책으로 일각에서는 이해당사자들이 모두 참여하는 공동규제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경우 규제의 실효성 뿐 아니라 정당성까지 확보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지난 1월 국회에서 열린 `디지털 시대 표현의 자유' 토론회에 참석한 교수들은 "현행 인터넷 규제는 매체적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업체의 자율규제를 보장하기 위한 면책조항의 입법 및 자율규제와 정부규제 영역의 명확화 등을 대안으로 제시한바 있다.

이와 관련 정부도 오픈마켓용 게임 등 일부에 자율규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현재 오픈마켓에 맞는 심의제도 도입 등을 근거하고 있는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라며 "상반기 개정안이 통과되는 대로 개선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반면 방통위는 당장 자율규제 도입은 힘들다는 입장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공동규제에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나, 인터넷 업체들이 먼저 자율 정화 노력을 강화해 사회적 합의를 강화해 나가기 전까지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한민옥기자ㆍ박지성 기자 mohan@ㆍjs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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